북한과 중국의 영화 교류 연구(1945-1955)

Abstract

이 논문은 1945년부터 1955년까지 북한과 중국 사이에 펼쳐진 영화 교류활동, 구체적으로 양국 영화의 교차상영, 공동제작 그리고 제작지원을 살펴보는 것이다. 북한이나 중국의 영화사만 집중하여 다룬 일방적인 연구가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영화교류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해당 자료가 부족했고 정보가 너무도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이 시기 북·중 영화 교류와 관련된 기존연구는 정확성과 완전성을 결여하고 있다. 북·중 영화교류사에 대한 복구는 단지 베일에 가려진 사실을 밝힘으로 영화사의 공백을 매운 것에 그치지 않고 양국 간의 문화예술교류사, 정치·경제 관계사 등 다른 연관 분야 연구에 참고가 될 수 있다. 사회주의 종주국인 소련의 문예이론은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과 중국 영화의 발전에 있어 중요한 지도 역할을 하였다. 이 시기 북한과 중국에서의 영화 창작은 모두 소련영화의 영향을 받아서 당성, 계급성과 인민성을 특징으로 한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라는 기본적 수법이 이식되면서 혁명적 주제에서 영웅주의와 개인숭배를 절대화하는 ‘스탈린주의식’ 문예이론이 적용되었다. 따라서 북한과 중국에서는 영화야말로 똑같이 국가와 당의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효과적으로 선전·선동하는 일종의 도구로 쓰이게 되었다. 소련문예를 바탕으로 구성된 북·중 문예창작 이론의 유사성과 영화사업 발전 궤적의 유사성이 양국 영화교류를 전개하고 촉진할 수 있게 한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북·중 영화 창작이론의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특정적 소련문예 중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기원과 개념, ‘스탈린주의식 문예이론’의 특징에 대한 탐구는 필수적인 것이다. 1945년부터 1955년까지 북한과 중국 사이에 펼쳐진 영화교류활동에 대해 이 논문에서는 선(線)과 점(點)을 결합하는 접근방식으로 살펴보았다. 영화사의 구성 체제는 점과 선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선이란 시간의 흐름, 즉 통시(通時)적 구조(diachronic structure)를 가리키는 것이고 점이란 같은 시간에 드러난 개체들, 즉 공시(共時)적 구조(synchronic structure)를 의미한다. 북·중 영화교류사에 대한 고찰은 역사적 큰 사건인 한국전쟁의 발발과 종전을 기준으로 연구의 ‘선’, 즉 시간적 총 범위(1945-1955)를 삼단으로 나누어 국가성립기(1945-1950), 한국전쟁기(1950-1953), 전후복구기(1953-1955) 이렇게 세 시기를 독립적으로 다루었다. 각각의 시기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북한영화들과 중국영화들이 양국 간의 어떤 특정한 영화교류활동과정에서 등장했는지 즉 ‘점’의 실증(북한, 중국, 한국의 기존문헌)들을 통해 이어서 성실하게 살펴봄으로써 드러나지 않은 영화사의 진실을 최대한 바르게 복원하면서 남겨진 역사적 오류들을 밝히는데 주력했다. 이러한 영화들이 어떤 성격을 띠고 있는지, 어떠한 이유로 양국의 영화상영활동에서 선정되었는지, 즉 영화교류활동의 목적, 또한 그 영화들이 상대국에서 상영될 때, 당시 관객들에게 어떠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는지를 진지하고도 심층적인 관점으로 해석했다. 1945년부터 1955년까지 시기에 북한과 중국 양국 사이에 펼쳐진 영화 교류활동은 영화의 예술성이나 상업성에 집중하는 것보다 정치적 소통, 구체적으로 공산주의 정권의 당위성 및 우월성의 입증과 애국주의 교양의 강화라는 목적으로 공산주의 형제국가의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효과적으로 선전하고 선동하는데 이용되었다. 이러한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가득 찬 수 많은 영화들이 등장한 10년 동안의 북·중 영화교류사에 대한 연구를 통해 양국의 문예교류사, 정치관계사 등 관련된 연구의 전개에 참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