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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에 나타난 불안의식 연구

Title
윤동주 시에 나타난 불안의식 연구
Other Titles
A study on the Anxiety Consciousness in Yoon Dong-Ju's Poetry
Author
강나현
Alternative Author(s)
KANG NAHYUN
Advisor(s)
유성호
Issue Date
2024. 2
Publisher
한양대학교 대학원
Degree
Master
Abstract
본고는 윤동주 시에 나타난 불안의식과 자기 인식 양상을 중심으로 주체의 자기 형성 과정을 살피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나 용정, 평양, 경성, 일본을 거치며 경험한 자기실현의 실패, 의식의 좌절에 관류한 윤동주의 시세계는 불안을 중심으로 나아간다. 윤동주 시에 나타난 불안에 관한 기존의 연구는 주로 심리적 현상으로서의 양상을 다루고 있으며, 실존의 문제로 나아가는 데 있어 핵심으로 적용되지 못하였다. 그러나 불안은 식민지 시대와 근대에 놓인 주체의 지배적이면서, 한편으로는 세계-내-존재의 근본기분이다. 나아가 불안에서 배태된 존재에 대한 근본 물음은 시대에 처해 있는 시인의 창작 기반으로 작용하여 결여된 내면성을 들여다보는 유의미한 시도로 나타난다. 본고는 윤동주가 거주하였던 용정과 평양, 경성, 일본으로 층위를 구분하여 불안의 변용과 그 의미를 분석하고자 한다. 평준화된 현실에 안주한 존재자는 지배적 척도에 머물러 있음으로써 세계가 구성한 대로 살아간다. 자신의 존재가능성을 망각한 존재자에게 문득 그 자신의 존재와 실존이 문제로 다가오는 경우가 있으며, 이를 열어밝히는 것은 다름 아닌 불안이다. 존재자를 엄습해오는 불안은 기존의 세계 인식 방식을 해체시키고, 이에 따라 무화(無化)된 세계는 낯선 것으로 드러난다. 이때 의의를 상실한 세계 안에서 존재자는 그동안 반성한 바 없던 자기와 대면하게 되고, 이후 자기 관계를 맺으며 고유한 존재가능성을 향해 나아간다. 실존을 책임지도록 하는 불안 속에서 존재자는 자기 자신을 수행함으로써, 세계가 제시하는 공공적 해석으로부터 탈피하여 단독자로서의 자기를 발견하게 된다. 존재물음을 통한 ‘있음’의 사유는 곧 불안을 겪으며 행하는 자기 관계로부터 획득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불안의 개념을 통해 본고가 살펴보고자 한 것은 불안이 일상적 세계 속에서 상실된 본래적 자기를 대면하게 한다는 데 주목하여, 주체가 단독자로서의 자기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윤동주는 시대적 불안을 기민하게 감각하며 반성과 성찰을 통해 비본래적 자기를 호명하여 자기 자신을 수행의 대상으로 삼는다. 고향에 대한 반복적 탈주와 회귀 과정을 거치며 존재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시인은 실존의 위치를 찾기 위하여 시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근원 모색의 길에서 타자와 관계를 맺으며 세계를 이해하고, 그 속에서 자기 관계를 통해 실패로서의 잔여들을 인수하고자 하였다. 이를 해명하기 위해서는 시인이 유한한 자기와 무한한 불안을 자신의 실존으로 위치시켜 문학적 출발지점으로 전위하는 과정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먼저 Ⅱ장에서는 비관적 현실관에서 비롯된 세계와 자기 인식에 주목한다. 1931년 북간도 명동촌에서 용정으로 이사한 이후의 현실은 일제 치하의 조국 없음과 전망이 부재한 공간으로 나타나며, 이때 세계는 공포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불가해한 현실 속에서 용정은 입학시험의 실패와 가족과의 불화 등에 의한 이상적 자아와의 불일치 장소가 되어 내면의 결여를 일으킨다. 윤동주는 근간을 흔드는 불안 속에서 유한한 자기를 확인하고, 고유한 정체성의 와해를 경험한다. 존재자를 엄습하는 불안은 세계를 재해석하게 하며 낯선 자기를 목도하게 만든다. 그는 안정과 상실의 장소라는 이중적 형상을 띤 고향에서 확증될 수 없는 존재물음 속으로 빠지게 된다. 하지만 이 시기 자기 존재가능성에 대한 물음은 과잉된 정체성으로부터 도피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이후 윤동주는 내면의 부름을 외면하며 시선을 외부로 전환하려는 자기부정의 단계로 이행하게 된다. Ⅲ장에서는 자기상실에 기인한 반성과 분열된 자기 확인 양상을 고찰한다. 윤동주는 시대적 불안을 개인의 불안으로 체화하며 시를 통해 분열의 양상을 내보인다. 비본래적 자기와 불안을 통해 열어밝혀진 본래적 자기의 극단에서 윤동주는 끊임없이 자기 관계로 이행하며 실존을 떠맡고자 한다. 다만, 정신과 행위가 통제되는 궁핍한 현실은 내면 갈등을 심화시켜 존재자를 공허한 상태로 몰아넣는다. 자신의 가능성이 철저히 탄압되어 의식의 고유한 목소리가 묵살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윤동주는 시대의 기질적인 부정성에 자신을 잃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하며 자기를 내면화하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그리고 그는 세계에 함께 내던져진 타자들과 관계를 맺으며, ‘있음’에 대한 사유를 이어나간다. ‘양심’의 부름을 들으며 자기의 심연으로 침잠한 시인은 절망을 이고 가는 존재가 되어 실존의 책임인 ‘탓이 있음’을 수행하고자 한다. 이는 본래적 존재의 불가능을 불안의 가능으로 뛰어넘어 스스로를 기투하여 참된 자기로 다가가는 행위이다. Ⅳ장에서는 불안을 자신의 가능성으로 전환한 시인의 자기 형성 과정을 살핀다. 조선어 사용 금지, 창씨개명령, 국민징용령 등 현실의 모순과 폭력에 노출된 존재자는 존재 왜곡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때 윤동주가 행한 ‘참회’는 현실에 억눌린 유한한 자신, 즉 한정되어버린 자신에 대한 반성이다. 성실한 문인이자 시인으로서 배움을 이어나가기 위해선 일본 유학을 해야 한다는 사실, 미래로 나아가길 원하지만 이는 스스로를 속박되게 한다는 사실이 그의 ‘죄의식’을 생성하는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시를 통해 고백함으로써 ‘참회’는 모종의 결의가 되어 불안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므로 윤동주에게 불안은 우물, 거울과 같이 자신을 비추어내는 실존의 힘이다. 그는 죄의식에 함몰되지 않고 각기 ‘나’ 사이의 화해 불가능을 수용하여, ‘불안에의 용기’를 통해 실패한 근원 찾기의 절망에서 탈피한다. 그는 자신의 존재 자체를 근원으로 전환하여 상실된 실존의 자리를 새로이 정립한다. 이때 그의 자기 관계는 미래에 대한 희구가 아닌, 자기 내면에 응축된 부정의 가치를 마주하여 미지의 무엇으로 미끄러지려는 미학적 저항이다. 그는 자신이 느끼는 불안을 시쓰기의 원동력으로 삼아 단독자로서의 자기를 발견하게 된다. 주제어: 윤동주, 불안, 고향, 실존, 존재가능, 자기 형성, 하이데거, 무(無), 양심
URI
http://hanyang.dcollection.net/common/orgView/200000725561https://repository.hanyang.ac.kr/handle/20.500.11754/188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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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SCHOOL[S](대학원) > KOREAN LANGUAGE & LITERATURE(국어국문학과) > Theses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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