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르페브르의 공간이론을 통해 본 지아장커(賈樟柯) 영화 속 공간 연구

Abstract

본 논문은 중국 제6세대 대표적 감독인 지아장커(賈樟柯)가 1998년부터 2018년까지 20년 동안 만들었던 12편의 장편 영화작품에 내포된 사회성을 밝혀내고자 한다. 영화는 영화적 공간(장면)을 통해서 사회적 현실을 재현하고 재해석한다. 따라서 본 논문은 영화적 공간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기능을 구체적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지아장커 영화 속 공간에 내포된 사회성에 대해 논리적으로 논의하기 위하여 사회적 공간에 대한 대표적인 연구자인 앙리 르페브르(Henri Lefebvre)의 공간이론을 본 논문의 이론적 토대로 선정한다. 르페브르의 공간이론은 1970년대 서구 자본주의 도시화 과정으로 인한 문제 속에서 탄생하였다. 르페브르는 사회학, 도시학, 정치경제학으로부터 출발하여 헤겔, 마르크스, 그리고 니체의 변증법적 유물론과 역사적 방법을 토대로 공간에 접근함으로써 ‘사회적 공간’, ‘도시적 공간’, ‘정치적 공간’이라는 세 가지 공간개념을 내세웠다. 이를 통해 계급모순 격화, (도시적)소외, 국가·자본권력과 시민사회의 갈등 등의 사회적 문제들을 논의하였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르페브르가 (사회적)공간을 통해서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이 나타난 원인을 규명한다. 본 논문의 목적은 영화적 공간에 대한 영화학적 해석을 넘어서 르페브르의 공간이론을 바탕으로 영화적 공간에 새로운 (사회적, 도시적, 정치적 범주) 범 사회학적 함의를 부여하고자 한다. 즉 영화적 공간과 르페브르가 말하는 사회적 공간 간의 내재적 관련성을 탐구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본 논문에서는 르페브르가 공간이론에서 지적하는 사회적 공간, 도시적 공간, 정치적 공간이라는 세 가지 공간범주에 입각해 지아장커 영화 속의 공간에 접근하였다. 사회적 공간의 측면에서는 르페브르가 언급하는 ‘공간의 모순’, ‘사회적 관계’, ‘몸과 공간의 상호성’이라는 새 가지 사회적 공간 층위에 입각해 지아장커 영화에서 보여준 개혁 개방 이후 중국 정치와 경제 분야에서 달라진 양상들, 달라진 인간관계와 계급관계, 그리고 인간과 공간 내재적 연관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분석하였다. 도시적 공간의 측면에서는 르페브르가 지적하는 도시적 공간이 가지고 있는 ‘도시적 소외’, ‘변증법적 중심성’, 그리고 ‘노스탤지어’라는 세 가지 공간 층위를 토대로 지아장커 영화 속에 재현된 농촌과 도시간의 긴장관계, 도시에 유입된 노동자들의 소외, 그리고 도시화과정으로 인해 일으키는 도시 공간 속 중심과 주변 끊임없는 교체, 정치·자본적 권력으로 인해 유발되었던 향수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였다.정치적 공간의 측면에서는 르페브르가 논의하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정치코드, 정치권력, 국가와 자본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지아장커의 영화적 공간에서 생산된 정치적 공간(추상 공간)에 대해 분석하였다. 특히 영화 <동(東)>(2006), <스틸 라이프(三峽好人)>(2006)과 <세계(世界)>(2004)에서 보여준 국가 계획 공간으로서의 싼샤댐(三峽大壩)과 세계공원(世界公園)에 드러난 폭력성과 억압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