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 작곡 "18현 가야금 협주곡 <파랑(波浪)> 분석연구"

Abstract

본 논문은 2010년 6월 17일 KBS국악관현악단 189회 정기연주회에서 초연된 이준호 작곡 “18현 가야금 협주곡 <파랑>”을 독주 가야금선율 중심으로 분석한 연구이다. 작곡가의 음악활동과 작품배경, 작품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연주법과 조현법, <파랑>에 나타나는 가야금산조의 선율을 여러 류파별로 알아보고 각 단락별로 18현금 독주 가야금 선율을 분석하여 악곡 구조와 작품의 음악적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본고에서 살펴본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A ~G, Cadenza까지 총8단락으로 구성되어있다. 악보 상 이 곡의 마디는 총 446마디지만 실황음원에서 349마디, 350마디, 351마디 가야금 Solo 연주 뒤 관현악 연주가 한마디씩 추가 연주되어 실제 총 469마디이다.

둘째, 단락별 조성과 음계, 선율 형태를 살펴본 결과 <파랑>에서는 25현 가야금과 같은 넓은 음역대를 사용하는데 18현 가야금 특성상 없는 음들을 만들어 내야하고 만들 수 없을 때는 연주 중 안족을 옮겨 여러 번 조율이 필요하다. 조현법은 총 3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연주 편의상 옥타브의 음들을 모두 바꾸지 않고 단락에 등장하는 음들만 조율한다.

셋째, Intro는 휘모리장단으로 시작되며 다음으로 진양, 중모리, 굿거리, 엇모리, 자진모리, Cadenza, 휘모리가 연주되고, A와 G는 휘모리장단의 같은 선율이 반복되어 수미상관으로 음악을 더욱 강조시킨다. 전통음악의 장단 순으로 구성되어 점차 빨라지면서 음악이 진행되고 가야금 Solo는 장단의 강세에 맞춰 연주되었으며 관현악이 장단의 역할로 가야금 Solo를 밑받침해준다. 넷째, A,G(휘모리)와 C(중모리)단락에서는 가야금산조에서 나오는 선율들이 보여졌으며, 선율이나 리듬이 기본·변형되고 산조선율과 창작선율이 섞여있다. 창작곡이지만 장단이나 선율, 리듬, 주법이 가야금산조의 틀로 연주되는 것으로 보아 가야금산조를 모티브 삼아 작곡된 것으로 보여진다.

다섯째, 가야금산조에서 사용되는 전통주법과 개량가야금에서 사용되는 현대주법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산조협주곡과 창작협주곡의 특징을 함께 표현하여 조화롭게 융합시켰다.

이준호 작곡 “18현 가야금 협주곡 <파랑>”은 넓은 음역대를 사용하고, 개량가야금의 현대적인 주법과 12현 산조의 전통적인 주법을 사용하여 화려함과 동시에 농현, 성음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18현 가야금을 채택하였다. 18현 가야금산조라고 불릴 만큼 18현의 장점을 살린 작품이라 할 수 있으며, <파랑>과 같이 창작과 전통의 양면성을 적절하게 담은 협주곡들이 작곡되기를 기원한다. 또한, 앞으로 본 작품을 연주할 가야금연주자들로 하여금 곡의 음악적 이해와 연주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