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공손 표현 연구

Abstract

본 연구는 한국어 공손 표현의 개념과 특징을 설명하고 대화 상황에서 드러나는 공손 표현의 양상을 고찰하여 한국어 공손 표현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언어적 공손 표현은 화용론의 가장 대표적인 영역으로 전통적 문법에서 출발하였으나 문법적 규범에 한정되지 않고 상황이나 화・청자의 관계가 반영된 가장 실제적인 언어의 사용 영역이다. 이에 한국어 공손 표현을 ‘화자가 청자에 대해서 존중과 겸손의 방식을 통해 상대방의 체면을 유지・증진시켜 주는 언어 표현’이라고 정의하고 한국어 공손 표현을 화자 관점과 청자 관점으로 나누어 실제 대화 자료를 대상으로 하여 논의를 진행하였다. 한국어 공손 표현은 다원성과 비고정성을 특징으로 한다. 공손 표현의 다원성은 어휘 층위, 문법 층위, 담화 층위 등 다양한 층위에서 언어적 공손이 실현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어휘적 공손 표현과 문법적 공손 표현은 한국어 고유의 규범적 측면에서 인정되는 영역이다. 그리고 담화 층위의 공손 표현은 개별적으로는 공손의 자질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대화 상황에서 공손의 의미가 드러나는 표현들을 이르는 것으로 ‘-겠-’, ‘-(으)ㄹ 것 같다’, ‘-(으)ㄹ 걸’과 같은 추측 표현이나 ‘좀, 한번, 글쎄’ 등과 같이 발화 수반력을 약화시키는 어휘, 그리고 ‘-어 주다’와 같은 보조 동사 구문, 연결어미의 종결 어미화, 명령문을 의문문이나 서술문으로 간접화하는 방법을 통해 실현됨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 표현들도 담화 상황에서 항상 공손 표현으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고 상황에 따른 화자의 의도에 따라 비고정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어 공손 표현은 관점에 따라 청자에 대한 존중 방식과 화자에 대한 겸손 방식으로 실현된다고 할 수 있다. 이때 화자에 대한 겸손은 화자와 관련된 모든 것을 낮추는 것에 초점을 두고, 청자에 대한 존중 방식은 청자가 가지고 있는 체면 존중을 그 출발점으로 삼는다. 그리고 존중의 대상이 되는 체면을 청자가 가지고 있는 자율권 체면, 능력 체면, 인격 체면으로 구분하였다. 자율권 체면의 존중은 청자에게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청자에게 주는 부담을 최소화하고 청자의 선택권을 강화하는 방법을 통해 실현되었다. 또한, 청자가 가지고 있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통해 청자 자율권 체면을 존중할 수 있었다. 능력 체면 존중 표현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능력과 현재 상황에서 나타나는 성취 능력, 그리고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위에서 드러나는 힘의 능력을 존중함으로써 실현되었다. 인격 체면 존중 표현은 개인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지키고자 하는 최소한의 자존심의 영역으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거절이나 거부를 당할 때 드러나는 무표적 체면에 대한 존중임을 확인 하였다. 겸손에 의한 공손은 화자에게 이익이 되는 내용을 사양하거나 수용하는 방식으로 실현되는데 사양은 화자 이익의 내용을 거부나 양보의 방식을 통해 이루어지고, 수용 방식은 이익 내용을 수용하더라도 자신감이 결여된 표현이나 화자 자신에 대한 비난을 확대하는 표현을 추가함으로써 실현됨을 알 수 있었다. 본 논문에서는 공손 표현의 대상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그에 대한 공손 표현의 구체적 실현 방법들을 대화문을 통하여 분석하였다. 분석의 결과 한국어 공손 표현은 대화자의 관계와 상황이 고려되지 않으면 그 기능성이 확보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담화 층위에서 다양한 표현들이 공손을 실현하고 있음도 확인하였다. 그러므로 국어 교육 및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도 이러한 공손 표현의 다원성과 비고정성의 특징을 고려하여 실효성 있는 교육이 이루어져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