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 작곡 피리 독주곡 <청산(靑山)> 분석 연구

Abstract

<국문 초록>

이상규 작곡의 피리 독주곡 <청산(靑山)>은 시인 신석정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된 작품으로, 1978년 12월 제3회 이상규 작곡 발표회에서 정재국에 의해 초연되었다. 작곡자의 초기 작품에 해당되는 이 곡은 목가적인 피리 소리와 산(山)의 모습이 정악적인 유장한 선율미를 통해 충실히 표현되고 있다. 이상규의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특징은 세련되고 세분화된 리듬, 그리고 시문학(時文學)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작품에서 나타나는 서정성(抒情性)으로 요약될 수 있다. <청산>은 A-B-C의 세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러한 형식의 구분은 악보에 표기되어 있듯이 철저하게 작곡자에 의한 것이며, 음계 및 조(調)의 사용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다. 골격음의 발췌를 통해 악구 간의 선율 구조를 비교하면, <청산>은 A[a+a′+b+b′+c] - B[a+b+a′+c] - C[a+b+c+d+e]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청산>은 전통적인 5음 음계를 바탕으로 작곡되었는데, 장별로 출현음을 조사하여 그 음역을 파악하고, 전통적인 조의 개념을 빌려 조(調)와 선법을 분석하면, A에서는 태주 계면조, B에서는 황종 평조와 중려 평조, C에서는 무역 평조와 황종 계면조, 그리고 태주 계면조가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청산>에서는 서침표, 루러표, 요성과 같은 시김새를 비롯하여 쉼표로서 악구의 길이를 확대시키는 선율 진행 및 4도로 상행하는 선율 진행 등 전통음악의 선율적 특징이 나타난다. 서침표 및 루러표와 같은 시김새를 기반으로 <청산>을 연주하는 데 요구되는 피리를 잡는 방법을 분석하면, A에서는 제대로 잡는 주법, B와 C에서는 치켜 잡는 주법을 사용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본 연구가 피리 독주곡 <청산>을 연주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론적 지식을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 연주에 활용될 수 있는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