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기 가야금 산조 연구

Abstract

산조(散調)는 무속문화에 근간을 둔 시나위와 판소리 등의 음악을 기악 독주곡으로 발전시킨 음악으로, 전라도를 비롯하여 충청도 ․ 경기도 남부의 민속 음악인들이 주로 연주하던 곡이다. 본 연구에서는 가야금 산조의 한 유파를 형성하였던 김종기의 가야금 산조의 음원자료를 수집해 채보 및 분류하고, 유성기 음반에 나타난 산조의 음악적 특징을 진양조 · 중모리 · 자진모리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는데, 지금까지 학계에 채보로 소개되어 있지 않은 김종기의 가야금 산조 가운데 자진모리를 고음반에서 찾아 분석하였다. 따라서 본 고는 김종기 가야금산조의 특징을 살피기 위해 진양조와 중모리, 자진모리를 중심으로 조구성과 선율구성으로 나뉘어 종합적으로 살펴보았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첫째. 김종기 가야금 산조는 유성기 음반에 녹음한 음원이 총 5장으로 일축조선소리판 K8임-A·BDML 중머리와 잔머리와 Okeh 1869-A·B 진양 상·하, Okeh 1870-A·B 중머리 상·하, Okeh 1871-A·B 살풀이 · 자진중모리, Okeh 1872-A·B 자진머리 · 자진당학이다. 따라서 김종기 가야금산조의 구조는 진양 · 중모리 · 살풀이 · 자진중모리 · 자진모리 · 자진당학 · 잔머리로 구성되었다. 둘째. 가야금산조 연주자로 알려진 김종기의 음악세계는 비교적 다양하고 풍부한 것이 이번 연구에서 밝혀졌는데, 유성기 음원에 방대한 141 여종의 음악양상을 남겼고, 그 갈래는 가야금산조를 비롯해 가야금병창 · 거문고 산조 · 가야금 반주 · 해금반주 · 근대극 반주 · 고수 · 소리꾼 등이었다. 셋째. 김종기 가야금 산조 중 진양조는 우조→돌장→평조→계면조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장단 수는 우조 28장단, 돌장 4장단, 평조 7장단, 계면조 23장단이다. 제 1단락부터 제 5단락인 28장단은 구전된 조명으로서 우조이었지만, 선법으로 보았을 때는 계면조이다. 결과적으로 가야금 산조에서 악보상에 표현된 장별 분류명칭은 선법으로서의 조의 개념만이 아니라 선율진행과 곡의 전개 등에서 나타난 개념임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김종기 가야금산조의 진양은 대부분이 계면조 선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부분만 평조 선법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중모리는 대부분 g청 계면조로 진행하는 단조로운 악조구성을 가진 것이 특징이었다. 또한 악곡 내에서 선율을 변화, 발전시킨 유사선율이 짝을 이루어 반복되는 부분이 나타나고 있었다. 제 1단락 제 2, 3장단에서 동(e)을 꺾어 d청 계면조의 선율이 출연하였다. 진양조와 마찬가지로 시김새로 연튕김이 많이 사용됐다. 즉 중모리는 조의 변화보다 리듬의 변화로 이루어졌다. 또 자진모리는 g청 계면조로 변청이 없이 진행하는 단조로운 악조구성을 형성하고 있었다. 또한 단락별 종지에 있어서는 연튕김으로 끝내는 것이 빈번하게 등장하며, 악곡 내에서 선율을 변화, 발전시킨 유사선율이 짝을 이루어 반복형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 조, 하모닉스, 당김음, 리듬형의 변화없이 본청인 g청 계면조로 자진모리 원형태인 리듬형만으로 이루어진 담백한 자진모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