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의 신창악 가극 연구

Abstract

본 연구는 ‘신창악’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여 이의 보급을 위해 노력한 작곡가 김동진의 가극 <심청전>을 연구한 것이다. ‘우리음악 찾기’를 위해 평생을 노력한 김동진은 20대 초반에 가극 <심청전>의 작곡을 시작하여 50대 중반에 완성하였다. 그가 이 작품을 창작함에 있어 가장 크게 염두 해 둔 부분은‘우리음악 찾기’로, 이를 위해 판소리 채보를 비롯하여 창법과 발성법을 연구하였다. 가극 <심청전>을 작곡함에 있어 이의 바탕이 되었다고 짐작되는 <폴리돌 심청전>을 채보한 결과, 김동진의 가극 <심청전>은 판소리의 사설, 장단, 선율 등 음악적 요소에서 많은 부분을 수용하여 그의 작품에 적용시켰음을 알 수 있었고, 이를 분석한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4막 9장의 45곡으로 구성된 <심청전>은 김동진이 작곡과 대본을 담당한 작품이다. 그는 <폴리돌 심청전>을 비롯하여 판소리 <춘향가>의 <농부가>, 12가사 중 <죽지사>, 남도 민요 <뱃노래> 등에서 사설을 수용하였다. 41곡의 성악곡 중 <화주승>·<심청의 집>·<효성의 노래>·<효녀 심청>·<비나이다>·<농부가>·<남경장사 선인들>·<방아타령>·<닭아닭아 우지마라>·<단장의 이별>·<범피중류>·<고사지계>·<심청 제물로 물에 빠지는데>·<수정궁의 노래>·<죽지사>·<신상 고백>·<개안 환희의 노래>·<어라만수> 등 18곡이 판소리와 민요, 그리고 가사에 쓰이는 사설을 수용하여 가사로 활용한 것을 살펴볼 수 있었다. 둘째, 김동진의 가극 <심청전>의 판소리 소리 사설을 수용한 18곡 중 12곡의 성악곡에서 판소리와 산조에서 쓰이는 장단인 엇모리·진양조·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휘모리 장단을 수용하여 활용하였음을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농부가>에서 중모리 한 장단 안에 네 장단의 세마치 장단을 반주에 활용하고, <심청 물에 빠지는 데>에서는 노래선율을 자진모리 장단으로 연주하게 하고, 반주에서는 극의 긴박감을 더하기 위해 휘모리 두 장단으로 활용하는 등 장단에 이해가 깊었음을 살펴볼 수 있었다. 셋째, 김동진의 가극 <심청전>은 판소리 소리 사설을 수용한 18곡 중 13곡이 판소리에서 쓰인 선율을 수용하여 작곡 되었는데, 이 중 6곡은 <폴리돌 심청전>이나 심청가의 <농부가>의 선율을 전적으로 수용하여 작곡되었고, 7곡은 각 대목의 특징을 살려 판소리의 선율을 부분적으로 수용하여 김동진에 의해 새롭게 작곡되었음을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남경장사 선인들>에서는 설렁제의 특징을 수용하여 적용함으로 판소리의 실체를 제대로 알고 작곡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동진은 민족음악의 수립을 위해 한국적인 요소에서 소재를 찾아 작곡하기를 노력한 작곡가로, 가극 <심청전>은 그가 평생을 통해 추구하고자 한 음악관이 그대로 스며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