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학습자의 읽기 과정 연구

Abstract

본 연구는 한국어 학습자의 읽기 과정을 정량화하여 언어학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어 학습자의 읽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읽기 과정의 정량화를 위하여 본고에서는 시선추적과 뇌파를 활용하였다. 이는 언어 학습자의 읽기 과정을 정량화하여 실체를 확인할 수 있게 해 주는 방법으로 인지 영역을 측정할 수 있는 과학적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 읽기는 이해 영역이라는 측면에서 말하기나 쓰기와 같은 표현 영역에 비해 과정 중심의 연구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되어 왔다. 따라서 읽기 과정 연구는 과정 중에 나타나는 읽기 능력의 발휘 시점, 읽기에 장애가 되는 요소, 읽기에 도움이 되는 요소 등에 대한 실체화된 확인 없이 학습자의 과정 진술이나 평가 결과만으로 연구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한국어 학습자의 읽기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과학적인 측정 장비를 이용하여 읽기 과정 중에 나타나는 읽기 능력의 차이를 정량화된 결과를 통해 확인하였다. 이를 위해 학습자의 언어 수준과 텍스트의 난이도를 각각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누고, 그 차이를 살펴보았다. 이 데이터를 근거로 읽기 이해요소의 실체를 파악하고 읽기 과정 중에 읽기 능력이 어떠한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확인해 보았다. 다시 말해 시선추적 장비로 측정된 시선고정, 시선주시, 시선도약과 같은 변수에 언어학적 의미를 부여하고 읽기 과정 중에 나타나는 변수들의 양상을 읽기 이해요소로서 해석하여 한국어 학습자의 읽기 과정의 실체를 살펴보았다. 뇌파도 마찬가지로 뇌파 장비를 통해 측정된 안정 지수와 집중 지수, 스트레스 지수를 읽기 이해요소와 관련지어 각 요소에 따른 학습자의 인지적 부하, 정의적 요소에 대해 확인하였다. 두 측정 도구를 사용하여 얻은 한국어 학습자의 읽기 과정의 분석 결과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시선고정 시간과 횟수는 어휘의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증가하며 인지 속도와도 관련이 있다. 어휘에 대한 인지 속도는 학습자의 언어 수준이 낮을수록, 어휘의 형태가 기본형과 다를수록 느려져서 고정시간 및 횟수가 높게 나타났다. 이와 같은 특징은 초급 학습자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둘째, 시선도약 거리와 횟수는 문장 내 도약과 문장 간 도약으로 나눌 수 있다. 문장 내 도약은 문장의 어순 및 구조와 관련하여 학습자의 언어 수준이 낮을수록 증가현상을 보였고, 텍스트의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더 많이 나타났다. 반면 문장 간 도약은 고급 학습자의 읽기 과정에 특징적으로 나타났으며 텍스트의 난이도가 낮을수록 활발하였다. 이는 읽기 이해를 위한 어휘나 문법과 같은 하위 요소가 해결되면 학습자는 이해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며 읽기 과정을 거친다고 유추해 볼 수 있다. 셋째, 시선주시는 텍스트의 전체 내용 및 구조 파악과 관련된 어휘차원의 장치 활용에서 고급 학습자에게 높게 측정되었다. 즉, 학습자의 언어수준이 높아질수록 주제와 관련된 어휘나 구조파악에 도움이 되는 요소를 찾아 내용을 이해하는 데 활용하는 읽기 능력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넷째, 주제지식과 관련하여 학습자는 어휘 및 학습을 통하여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주제지식을 획득하며 이는 읽기 과정에 있어서 집중도와 안정도를 높이는 것이 뇌파 실험 결과 드러났다. 끝으로, 뇌파와 관련하여서는 텍스트의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안정 지수도 감소였으며 이는 난이도에 따른 학습자의 불안으로 볼 수 있다. 집중 지수는 텍스트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고급 학습자에게 높게 나타났으며 집중도는 이해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 지수도 고급 학습자에게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읽은 후 내용 이해도 결과에 대한 기대와 압박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양상에서 초급 학습자와 고급 학습자 간의 차이는 극명하게 나타났으며 중급 학습자의 경우에는 읽기 이해의 하위 요소에 있어서는 고급 학습자와 비슷한 양상을, 상위 요소에 있어서는 초급 학습자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를 통해 읽기 과정은 언어 수준별로 다른 양상을 보이지만 유기적 발달 과정을 거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읽기 능력이 발휘되는 일정 시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위의 읽기 과정 측정 및 분석에서 보았듯이 읽기 이해요소에 따른 읽기 능력의 발휘 시점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여 교수 시점도 달리 해야 한다. 따라서 이를 근거로 언어 수준별로 초급 학습자에게는 읽기 이해의 하위 요소의 습득 및 연습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중급 학습자는 이를 강화시키고 읽기 이해의 상위요소를 활용할 수 있는 연습의 과정을 거쳐야 함을, 고급 학습자는 반복적인 연습과 강화를 통해 한국어의 읽기 능력을 내재화해야 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와 같이 이전 단계의 읽기 능력이 견고하게 잘 갖춰져야 다음 단계로 진입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일정 시점에 이르러 모국어의 읽기 능력의 긍정적 전이가 가능해 질 것이다. 본고는 한국어 학습자의 언어 수준별, 텍스트 난이도별 읽기 양상이 시선추적과 뇌파의 변수를 통해 정량화된 결과로 읽기 과정을 분석하고 실체화하였다는 데 의의를 지닌다. 또한 이것은 제2언어로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의 읽기 능력을 향상시켜 줄 방안을 마련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읽기 과정을 정량화하는 방법론으로서 제안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