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과 낭만주의 오페라의 서민 배역 비교 분석

Abstract

본 논문에서는 절대군주 시대에서 벗어나 인본주의 사상의 등장으로 시민계급이 급부상하던 18세기말 고전주의 시대 오페라인 <피가로의 결혼(Le nozze di Figaro)>의 주인공인 ‘피가로’와 사회적 개혁을 통해 시민들의 자유로운 삶이 보장 되고, 나아가 음악가들의 자유로운 창작활동이 가능하게 된 낭만주의 시대의 오페라 <리골레토(Rigoletto)>의 주인공인 ‘리골레토’를 비교 분석한다. 절대군주제와 봉건주의 사상의 결과로 귀족계급에 의해 시민들의 삶이 억압받았던 18세기 이후, 19세기에 이르러 계몽주의 사상이 등장하면서 시민들의 권리와 자유를 위한 프랑스혁명, 미국의 독립선언 등 사회개혁이 일어났다. 18세기 말 개혁의 시대에 살던 모차르트는 <피가로의 결혼>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서민 캐릭터인 ‘피가로’의 계략과 재치를 통해 귀족인 ‘백작’을 곤궁에 빠뜨리고, 마침내 백작이 스스로의 잘못을 뉘우치는 해피엔딩으로, 그 당시 귀족계급에게 멸시받던 시민계급의 현실과 사회에 대한 불만, 나아가 그들이 꿈꾸던 이상적인 삶을 표현했다. 19세기 사회개혁을 통해 시민들은 보다 나은 자유로운 삶이 보장되었고, 음악가들도 교회와 귀족계급의 지배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창작활동을 하게 되면서 음악의 유행 역시 틀과 형식으로 대표되는 고전주의 음악에서 개인의 자유로운 표현이 중요시 되는 낭만주의 음악으로 변하게 되었다. 이 시기는 ‘오페라의 황금기’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오페라 역시 일정한 형식적인 틀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주제들을 포함한 다양한 음악적 형식으로 발전되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베르디가 있었고, 그의 작품 중 걸작으로 꼽히는 <리골레토>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과는 달리 귀족계급과 시민계급을 냉정할 만큼 현실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만토바’ 공작의 궁정광대인 ‘리골레토’는 꼽추이자 궁정광대인 자신의 삶을 한탄한다. 그는 겉으로는 강한 척 하지만, 늘 딸을 빼앗길까 불안에 떨고, 타인의 불행을 보고 쾌락을 느끼는 비참한 삶을 살아간다. 베르디는 사랑스러운 딸의 죽음으로 인해 울부짖는 ‘리골레토’를 통해 당시 대부분 오페라의 주제였던 권선징악의 이상(理想)이 아닌 귀족계급으로 인해 고통 받는 시민계급의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을 표현하였고, 이는 후자의 깊은 공감을 얻었다. 본 논문은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과 베르디의 <리골레토>의 두 주인공인 ‘피가로’와 ‘리골레토’의 주요 아리아의 가사와 음악을 비교/분석하여 사회적 계급은 같지만 작곡된 시대적 배경이 다른 두 캐릭터의 다양한 감정 상태들이 어떠한 음악적 표현들로 묘사되었는지 알아본다. 나아가 본 논문을 통해 다양한 오페라 작품을 연구하는 성악도들에게 올바른 시적/음악적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