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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성상에 대한 영화적 재현으로서의 장편영화 <어멍> 연구

Title
제주 여성상에 대한 영화적 재현으로서의 장편영화 <어멍> 연구
Author
고훈
Advisor(s)
이상인
Issue Date
2020-02
Publisher
한양대학교
Degree
Doctor
Abstract
본 논문은 제주도가 가진 독특한 문화적 배경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하여 장편 영화 <어멍>에서 ‘제주 여성’으로서 살아온 한 여성의 삶이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지를 연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제주도는 특이한 풍광만큼이나 국내 어느 지역보다 풍부하게 설화를 간직하고 있다. 보편적인 설화의 구성과는 달리 제주도 설화속의 주인공은 여성인 경우가 많다. 그중 대표적인 여성 신화는 ‘설문대 할망’인데, 이 여신은 기골이 장대하며 제주도를 만든 여신으로 등장하는 독특한 사례의 신화다. ‘자청비’는 사건의 중심에서 남성인 문 도령을 리드해가며 자아를 실현시켜 나간다. 설화에 등장하는 ‘백주또’의 모습 또한 남편 앞에서도 당당하고, 남편과 자식에게 의존하지 않으며, 진취적이고 적극적으로 삶을 영위하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립적이고, 진취적이며 생활력 강한 설화 속 제주 여성들의 모습은 현실을 사는 제주 여성의 특징을 잘 드러내주고 있으며, 이러한 특징은 영화 <어멍>에서 표현하고자하는 제주 여성상의 모습과 비슷하다. 제주도라는 지리적·문화적 독특한 위치는 한국 여성 중에서도 제주 여성이라는 독특한 여성상을 구축한 중요한 요인이었다. 문헌에 기록된 제주 여성의 모습은 남성과 동등하게 지역방위를 책임진다거나 제주 주민이 굶주림에 허덕일 때 적극적으로 나서서 구휼을 하는 김만덕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전문직 여성 집단인 해녀가 항일 투쟁을 했던 기록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제주 여성은 생존을 위한 노동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국가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했다. 제주도라는 척박한 땅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남성이고 여성이고 따로 없었다. 누구나 살아 있고 일을 할 수 있다면 경제 활동을 해야 했다. 그러한 척박한 환경이 제주 여성을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한 축으로 만들었다. 제주 여성이 가정과 지역에서 경제 활동의 주체자로서 인정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가족과 사회에서의 지위도 높아지게 되었다. 가정 경제 활동 주체자로서 제주 여성은 남성과 동등한 위치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었다. 그럼으로써 제주 여성은 가부장적 질서를 거부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여성상의 모습을 만들어 갈 수 있었다. 한국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자체가 드물지만 제주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는 더욱 드물다. 그 중에서 사례를 연구할 대상은 창 감독의 <계춘할망>과 오멸 감독의 <인어전설>이다. <계춘할망>은 제주의 전통 가옥과 돗 통시라고 불리는 제주 전통의 화장실, 올레 길, 제주 전통 무덤 방식, 잠수 굿 장면, 해녀 물질, 오름 장면 등 제주적인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제주 여성을 주연으로 내세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 방언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제주 여성상을 재현하는데 있어 사실적인 면에서 한계를 보인다. <인어전설>에서 오멸 감독은 전작에서도 제주의 사실적인 삶을 유쾌하게 구현해 낸 감독이다. 그것은 감독이 제주 출신으로서 제주의 정서를 잘 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 영화 또한 제주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제주 방언의 사용과 한량한 남성들의 모습, 생활력 강한 제주 여성의 모습들을 묘사하거나 제주 무속 장면을 표현함으로써 현실적인 제주의 보편적인 문화들을 영화적으로 담아냈다. 독립 장편 영화 <어멍>은 본 연구자의 작품으로 2017년 제주도 로케이션으로 촬영을 했다. 본 연구자는 <어멍>이 제주 여성을 주인공으로 해서 제주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남성에게 의존적이지 않으며 주체적·능동적인 제주 여성상으로서의 숙자는 <어멍>의 내러티브에 지속적으로 표현된다. 한량 남편과 가족을 부양하는 여성으로서, 남편이 죽었지만 억세게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여성으로서의 모습 등이 숙자의 캐릭터를 형성한다. 또한 항상 밝은 옷을 입고 물질할 때도 화장을 하는 등 숙자의 외적인 모습을 통해서도 제주 여성다운 모습을 구현한다. 사실적인 제주 여성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카메라는 관조적 시선을 유지한다. 이것은 거리두기의 기법으로써 격한 감정이나 갈등을 표현하는데 있어서도 클로즈업의 사용을 배제하고 일관되게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재현 방식은 관객에게 ‘가장 가까운 이웃’의 체험을 제공한다. 숙자의 이웃으로서 숙자의 삶을 지켜보는 관객은 현실적·사실적인 체험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이 영화의 사실성을 확보한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 <어멍>의 많은 시퀀스들이 롱 테이크로 촬영 되었다. 롱 테이크는 컷을 구분하는 방식에 비해 숙자의 삶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데 중요하게 작용을 한다. 이는 거리두기 방식과 함께 일관되게 적용함으로써 제주 여성의 삶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목표에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 마지막으로 <어멍>은 비극적인 내러티브 속에서도 희극적인 사운드를 접목함으로써 독특한 영화적 톤을 만들어낸다. 숙자와 율의 갈등 장면에서의 트로트 노래의 활용, 죽음을 이야기 하는 심각한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무거운 내적 갈등 상황에서 나오는 에로 영화 장면 소리 등 내러티브에 어긋난 이질적인 사운드의 의도적인 결합으로 <어멍>만의 독특한 영화 톤을 형성한다. 이러한 사운드는 숙자의 캐릭터와 연결되기도 하며,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사운드로 활용하기 때문에 숙자의 삶이 더욱 사실적으로 표현되는 방식으로 활용 된다.
URI
https://repository.hanyang.ac.kr/handle/20.500.11754/123550http://hanyang.dcollection.net/common/orgView/200000437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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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SCHOOL[S](대학원) > THEATER & FILM(연극영화학과) > Theses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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