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의 환자죽음 수용과정에 대한 근거이론적 접근

Abstract

우리나라의 사망 장소는 집에서 의료기관으로 빠르게 옮겨졌다. 그에 따라 간호사는 환자의 죽음을 수용해서 전인적인 임종 간호를 실천하고, 적극적인 삶을 추구하는 현상을 보였다. 본 연구는 간호사가 환자의 죽음을 수용하는 경험을 탐색하여, 죽음을 수용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실체 이론을 개발하고자 근거이론 연구 방법을 적용한 질적 연구이다. 자료 수집은 심층 면담으로 이루어졌다. 기간은 2017년 8월부터 2018년 2월까지 6개월간이었다. 면담 대상은 1년 이상 의료기관에서 근무한 간호사 중 임종 간호를 많이 한 11명이었다. 면담 내용은 참여자 동의를 얻은 후 녹음했고, 면담 후 연구자가 즉시 필사하며 분석을 시작했다. 수집되는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비교분석했다. 자료가 축적되는 동안 개방 코딩, 축 코딩 및 선택 코딩을 모든 범주가 포화할 때까지 순환적으로 진행했다. 또한, 메모와 도표를 이용해 분석과정을 기록했으며, 질적 자료에서 발견된 범주 간 관계를 확인하고 실체 이론을 구축했다. 본 연구 결과 간호사의 환자죽음 수용과정의 핵심 범주가 되는 심리ㆍ사회적 기본 과정은 ‘죽어 감을 애도하기’로 나타났다. ‘죽어 감을 애도하기’는 ‘곁에 있기’, ‘정성 다하기’, ‘함께 인정하기’, ‘동행하기’, 4단계의 과정으로 보였고, ‘죽어 감을 애도하기’는 ‘정성을 다함’ 현상으로 표현되었다. 간호사는 환자가 죽어 가고 있다는 것을 예감했다. 죽어 가는 환자에게 좋은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함’의 행동으로 환자 죽음 이전에 애도 반응을 하고 있었다. 중심 현상 ‘정성을 다함’의 인과적 조건은 ‘잊었던 죽음을 아프게 만남’, ‘힘든 일이 된 죽음’, ‘한 걸음 떨어져서 견딤’으로 드러났으며, 맥락적 조건은 ‘좋은 죽음 바라기’로 나타났다. 인과적, 맥락적 조건 속에서 ‘정성을 다함’을 할 수 있도록 영향을 주는 광범위한 구조적 상황인 중재적 조건은 ‘와닿은 죽음 경험’으로 도출되었다. ‘죽어 감을 애도하기’에 사용되는 작용/상호작용 전략은 ‘죽어 감을 인정함’과 ‘나누어 덜어냄’으로 나타났고, 이것은 ‘함께 인정하기’ 단계로써 ‘정성 다하기’와 ‘동행하기’ 단계 모두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간호사의 환자죽음 수용과정의 결과는 ‘죽음과 동행함’이며, 하위 범주가 ‘삶에 담아냄’, ‘상처가 아묾’, ‘고마움’, ‘같이 살아감’이었다. 본 연구는 간호사의 환자죽음 수용과정을 총체적으로 탐색했다. 그 결과 간호사는 계속되는 환자죽음 경험 때문에 겪는 어려움이 많았음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는 그 어려움을 해결해 가는 전략을 제시한 의의가 있고, 애도는 죽은 이에 대한 개인적 반응으로 이해됐으나, 간호사의 환자죽음에 대한 애도 반응은 환자가 좋은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돌보는 행동이라는 것을 발견한 것도 의미가 있다. 간호사는 환자의 죽음을 수용해 가면서 외상으로 남았던 환자죽음 경험이 극복되고 그 축적된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 연구의 결과를 기반으로 간호사의 환자죽음 수용과정에서 드러난 중재적 조건 ‘와닿은 죽음 경험’, 작용/상호작용 전략인 ‘죽어 감을 인정함’과 ‘나누어 덜어냄’이 원활할 수 있는 업무 환경 조성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간호학생과 신규 간호사 대상 환자죽음 수용과정에 관한 교육이 개발되어 그 효과가 현장에서 검증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간호사, 환자, 보호자가 의료기관에서도 환자가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환자가 좋은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죽음 수용 문화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