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학적 중재가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 미치는 영향

Abstract

무릎 골관절염은 노년층에 흔한 퇴행성 질환의 하나로 서서히 진행하는 무릎 연골의 파괴와 여러 종류의 염증성 전달물질이 관여하여 발생한다. 보존적 치료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등의 경구 약제와 운동 요법, 관절강 내 스테로이드 주사, 광천치료 (balneotherapy) 등이 쓰인다. 광천치료는 물이나 피트 (peat), 머드 등에 몸을 담그는 방식의 치료로, 휴양지 의학 (health resort medicine)에서 주로 활용하는 치료 형태의 하나이다. 광천치료의 주요 재료 중 하나인 피트는 식물성 물질이 습하고 혐기성이면서 산성인 조건에서 부패할 때 만들어지는 퇴적층으로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임상적 적용 시의 통증 완화 효과로 인해 유럽을 중심으로 사용되어 왔다. 본 연구에서는 국내에서 채취한 피트를 팩 형태로 만들어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 적용해보고, 이러한 광천학적 중재 (balneological intervention)의 효과를 관찰하는 연구를 시행하였다. 무릎 골관절염 환자 중 시각상사척도가 3이상이면서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었고, 온열치료의 금기가 없는 사람을 선별하였다. 이 중, 최근 3개월 내 스테로이드 등을 이용한 주사치료의 과거력이나 피트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거나 류마티스 인자가 검출된 사람은 배제하였다. 피트는 충청남도 태안군 천리포수목원에서 채취한 것을 사용하였고, 증류수를 섞어 직사각형 팩의 형태로 제조하였다. 피트군은 40℃의 피트팩으로 1회에 20분씩 5일간 총 8회 무릎 찜질을 시행하였고, 대조군은 비투과성막을 이용해 피트의 화학적 효과를 차단한 피트팩을 사용하여 피트군과 같은 방법의 무릎 찜질을 시행하였다. 피트팩은 삼베주머니로 싸서 참여자들이 소속된 그룹을 알 수 없도록 맹검처리 하였다. 중재 직전, 직후, 2주, 6주, 10주 후에 각각 혈액검사, 보행분석, 시각상사척도 설문을 시행하였다. 피트군 22명, 대조군 19명이 중재의 모든 과정을 마쳤고, 10주간의 추적 관찰에서도 결측값이 없는 참여자는 피트군 14명, 대조군 17명이었다. 무릎 골관절염에 대한 실험에서 중재 직후에 피트군에서 시각상사척도가 대조군에 비해 더 감소하였고, 10주간 추적한 결과는 피트군에서만 시간에 따른 유의미한 값의 감소가 있었지만, 군간의 차이는 없었다. 혈액 중의 cartilage oligomeric matrix protein (COMP)에 대한 분석에선 두 군간 차이가 없었다. 보행속도는 중재 직후 피트군에서 더 빨랐으나 장기간 효과가 지속되지 못하였다. 분속수는 중재 직후 피트군에서만 통계적인 차이를 가지면서 증가하였지만, 군간에 차이는 없었다. 보행시 관상면에서 무릎 관절의 운동 범위는 피트군에서만 중재 직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며 감소하였고, 10주 후에는 군간의 차이가 없었다. 본 연구에서 피트 중재를 통해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 보행속도, 분속수, 관상면의 무릎 관절 가동 범위가 개선되었고, 10주 후까지 통증 수준의 감소가 유의하게 유지됨을 확인하였다. 좀 더 긴 중재기간과 더 많은 참여자를 확보하고,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리적인 요인을 배제시킨 잘 설계된 후속 연구를 통해 임상적 효능과 휴양지를 비롯한 치료적 환경에서의 실제 활용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피트의 임상적 효과뿐만 아니라 면역계에 대한 영향과 항산화 효과 등의 분자생물학적 기전을 밝히려는 노력도 뒷받침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