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의사결정에 대응한 자기결정권의 보장에 관한 연구

Abstract

기계가 인간의 크고 작은 결정을 대신하여 수행하는 것은 인류의 오랜 꿈이다. 지난한 연구 끝에 오늘날 인공지능은 빅데이터, 스마트 그리드와 같은 저변기술의 발전으로 그 꿈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인공지능은 인류에게 공리를 가져다주고 인간을 더 인간답게 하는데 구현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의 명암(明暗)이 거론되는 가운데 알고리즘으로 인한 위험이 드러나고 있다. 개인의 권리 측면에서 개인정보 보호, 프라이버시, 차별 등이 법적 쟁점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인공지능의 위험의 핵심은 인공지능이 의사결정의 주체인 인간을 객체로 보고, 인간의 자기결정을 위협하는 것에 있다고 할 것이다. 문제는 인공지능의 의사결정에 대한 규범적 대응이 글로벌 기업의 인공지능 윤리원칙에 머무르고 있는 가운데, 개인의 권리가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기업의 윤리원칙에는 그들이 기반한 강대국의 기술패권주의가 은폐될 여지가 있으며, 개별국가에서는 이에 대응할 규범적 장치가 없다. 인공지능이 자동화에서 자율화로 진화하는 시점에서 윤리와 법규범은 인류 최후의 통제장치가 될 수 있다. 이에 국가는 헌법상 국민주권, 기본권 보호의무, 제9장 경제조항의 장에 따라, 자국민의 권리 보호와 과학기술 진흥에 따른 경제적 이익구현을 도모하는 인공지능 법정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인공지능에 대응해 유럽연합의 일반데이터보호규정(GDPR)에서 프로파일링 대응권 도입,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강화, 데이터 3법의 규제 완화 등 주로 기존에 개인정보 보호체계 내에서 제반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보호하는 기본권인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개인정보 범위를 하위 법률에서 임의로 제한하여 조정하는 것은 위헌적 요소가 있으며,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안에서 확장해석을 하는 것 또한 개별적 기본권에서 두텁게 보호될 수 있는 인격권과 프라이버시, 자기결정의 권리를 오히려 약화시키는 측면이 있다. 인공지능기술은 기존의 데이터 주도형 기술에서 인공지능 주도형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의 의사결정은 기존의 기술사회의 위험을 가중시키는 가운데, 인간의 존엄과 자유에 기반한 개인의 자기결정의 가치를 심각하게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논문은 인공지능 의사결정에 대응한 법규범이 새로운 기술과 그 위험을 대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인공지능규제에는 인공지능의 유익을 향유하는 개인과 사업자, 국가 간 이익형량이 필요하다. 본 논문은 인공지능의 기술적 특성과 알고리즘 의사결정의 위험을 논의의 전제로 설명하고(제2장), 인공지능에 대응한 개인의 권리 보호의 문제를 헌법상 기본권인 자기결정권의 보호영역을 토대로 검토하여, 헌법상 확인을 요청하였다. 이를 위하여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가미하였다(제3장). 마지막으로, 데이터와 알고리즘 처리를 규율대상으로 하는 이원적 규제모델을 헌법적 관점에 따라 인공지능 향유의 주체 간(개인-기업-국가) 이익조정을 고려하여 제시하고, 자기결정의 존중의 방안으로서 자기결정 보호모델을 제안하였다(제4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