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지의 관광체험 구조분석

Abstract

점점 더 세계화와 균일화의 힘에 지배되는 현대사회에서 세계문화유산은 모든 인류에게 정신적, 지적 풍요로움을 가져다주는 무엇과도 대체될 수 없는 원천이다. 지금까지 세계문화유산은 보존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보존과 관광적 활용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제문화관광헌장(1999) 제3원칙에는 ‘유산지의 보존과 관광계획은 방문객 체험(visitor experience)이 가치있고, 즐겁고, 만족스럽게 되도록 기획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세계문화유산의 지속가능한 관리에는 관광을 포함하여 보존적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문화유산의 관광적 활용은 공급자적인 측면에서 수요자에게 어떤 체험을 제공할 것인지 체험의 범위와 종류를 규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세계문화유산지에서 관광객들은 주로 어떤 체험성을 경험하고 또 체험성은 어떤 경로를 통해 관광만족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연구의 필요성에 의해 본 연구는 세계문화유산지에서 관광객들의 관광체험 영역과 관광체험 구조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유산지의 관광체험 영역은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신기성, 교육성, 진정성, 향수성, 친숙성으로 구성하였다. ‘신기성’ 추구는 모든 관광의 기본 동기이자 욕구이며, 일반 관광지에서 느끼는 체험성이다. ‘교육성’과 ‘진정성’은 문화관광 혹은 유산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체험속성으로 이미 많은 학자들에 의해 증명된 바 있다. ‘향수성’과 ‘친숙성’은 본 연구에서 세계문화유산지에 적합한 새로운 체험성으로 제시하였으며, 실증분석을 통해 세계문화유산 관광만족과 재방문의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체험성임을 증명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진정성을 대상이 진정한가에 대한 ‘객관적 진정성’과 진짜와 같은 경험을 했는가에 대한 ‘실존적 진정성’으로 구분하였으며, 향수성은 개인이 직접 경험한 ‘개인적 향수성’과 간접적으로 경험한 ‘역사적 향수성’으로 구분하여 전체 7개의 체험성으로 구성하였다. 각각의 체험성간의 체험구조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1차적으로 탐색분석을 한 결과 체험성은 단일차원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영향을 주고 받는 복합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음이 밝혀졌다. 예를 들면, 친숙성→개인적 향수성/실존적 진정성, 개인적 향수성→역사적 향수성, 역사적 향수성→객관적 진정성/신기성, 객관적 진정성→실존적 진정성→교육성→신기성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나타났다. WCHS(World Cultural Heritage Site) 관광만족에는 친숙성과 교육성, 신기성, 실존적 진정성이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WCHS 재방문의도에는 모든 체험성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고 WCHS 관광만족을 매개하여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에도 친숙성과 역사적 향수성의 간접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 본 연구에서 새롭게 제시한 친숙성과 향수성이 세계문화유산지에서 주요한 체험요소임이 밝혀졌다. 체험의 구조는 복합적이고 다층적일 뿐만 아니라 인지적 요소와 감정적 요소가 상호 교차적으로 나타나는 심리구조를 보여주어 체험이 감각과 이성이 통합된 방식으로 세계를 경험하고 이해하는 과정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였다. 본 연구결과는 유산관리자가 지속가능한 세계문화유산관광을 유지하면서 관광객 체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