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산업의 경쟁도입에 따른 독점규제에 관한 연구

Abstract

전력산업은 국민의 생활과 생산활동에 있어서 필수적인 재화를 공급하는 공익사업(public utility)으로서 정부의 강력한 규제를 받아왔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자연독점의 비효율성과 에너지시장의 자유화가 시대적 조류로 인식되면서 각국은 전력산업에 경쟁을 도입하기 시작하였고,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경쟁법의 적용·집행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전력사업을 독점적으로 수행하여 온 한국전력공사를 2001년 구조개편을 통하여 발전자회사로 분할하고 전력거래소를 설립하였다. 그러나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의 변화로 2004년 이후 구조개편을 중단하였고 현재까지 불안정한 과도기적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전력산업에 대한 독점규제법 집행사례는 주로 시장지배적지위에 있는 한전과 한전의 자회사들의 문제로 한정되어 왔다. 한편 일찍이 EU는 전력시장의 단일화라는 확고한 정책을 가지고 구조개편을 추진해왔으며, EU 회원국들은 유럽집행위원회의 정책을 각국의 상황에 맞게 이행하여 왔다. 그 중에서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는 국영전력공사가 전력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국가 내 단일 송전망을 가지고 있는 등 우리나라와 비슷한 전력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세 국가의 전력산업의 구조, 경쟁도입현황, 규제체계를 살펴보는 것은 현재 한전의 독점구조로 되어 있는 우리나라 전력산업에 경쟁을 도입할 경우 경쟁적인 전력시장을 구축하고 독점을 규제하는 데 있어서 좋은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유럽집행위원회는 전력산업의 경쟁촉진을 저해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전력산업에 대한 시장개방을 위해 경쟁법을 집행·운용하고 있다. EU의 사례를 비추어 전력산업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공정한 경쟁구조를 실현하기 위해서 구조개편을 추진하여야 한다. 그리고 구조개편이 재추진될 경우 송전망의 분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EU는 전력산업 경쟁촉진 및 단일화를 위하여 세 단계에 걸쳐 송전망의 분리에 대한 구조개혁을 단행하였으며, 제3차 지침을 통해 소유권 분리(ownership unbundling)를 제안하였다. 이 지침을 이행하는 단계에 있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도 이미 송전을 경쟁부문인 발전과 판매부문으로부터 독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 최소한 경영의 분리 및 회계의 분리가 갖추어져야 하며, 더 나아가 법인분리가 요구된다 하겠다. 전력산업의 구조개편에 있어서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 독점의 규제이다. 향후 소매시장에도 경쟁이 도입되는 경우 많은 부분에서 전문규제기관인 전기위원회와 일반규제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업무의 중복이 예상되므로 규제의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첩적인 규제를 방지해야 한다. 또한 전력도매시장의 경쟁이 활성화되고 소매시장에까지 경쟁이 도입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경쟁법적 쟁점이 발생하게 된다. 경합적 시장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먼저 시장에 대한 자유로운 진입과 퇴출이 수반되어야 하므로 시장형성의 구조적 조치로서 진입장벽을 완화해야 한다. 그리고 발전사업자가 전력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용량철회행위를 시장지배적 전기사업자의 남용행위로서 규제해야 한다. 시장의 자유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기업들은 비용절감 등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기업결합의 유인을 갖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업결합을 효율적으로 규제하기 위하여 에너지 업종 간의 개별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규제체계를 마련하고 독립성을 갖춘 전문규제기관이 설치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