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음성학적 방법으로 살펴본 용언에서 나타나는 모음의 축약 연구

Abstract

이 논문은 용언에서 나타는 모음 축약에 관한 실험음성학적 연구에 초점을 맞췄다. 모음 축약은 음성형 뿐만 아니라 표면형에서도 빈번히 일어나는 현상이다. 모음 축약은 필수적으로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수의적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모음 축약은 어떠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것일까. 무엇 때문에 발생하기도 하고 발생하지 않기도 하는가. 이러한 다양한 의문점들을 바탕으로 축약 현상을 고찰해 보기로 한다. 모음 축약에 관한 이전의 연구들은 주로 음운론적인 측면에 논의되었기에 그 과정이 추상적이고 주관적이다. 그래서 조금 더 현실적이고 객관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 실험음성학적 방법을 택해 모음 축약을 살펴보았다. 실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20대와 50대 남녀 각 5명씩 총 20명을 대상으로 음성 샘플을 녹음하였다. 녹음은 축약 가능한 단어들로 구성된 문장을 피실험자가 실제로 읽게 하였고, 녹음한 자료는 Praat으로 분석하였다. 이때, 피실험자가 각 문장 속의 단어를 축약해서 읽는지 축약하지 않고 단모음과 단모음의 결합으로 읽는지에 대한 여부를 중점적으로 판단하였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 안정구간의 유무를 살펴보고, 각 모음의 F1값과 F2값을 측정하여 기존의 모음과 차이가 나는지를 비교하였다. 그리고 이를 통해 모음의 축약 현상과 관련한 변인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살펴보았다. 살펴본 변인들은 발화 속도, 어간 음절수, 선행 자음의 유무와 종류, 세대와 성별이다. 본 연구는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연구의 목적을 밝히고 연구 방법 및 범위를 설정하였다. 그리고 모음 축약과 관련된 기존의 연구들을 살펴보았다. 2장에서는 본 연구의 토대가 되는 단모음과 반모음, 그리고 이중모음의 음향음성학적인 특성과 모음 축약 현상에 대한 이론적인 배경을 제시하였다. 3장은 본 실험의 내용 및 방법에 관한 관련 내용을 기술하였고 4장에서는 실험의 결과를 분석하여 어떠한 변인이 축약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였다. 5장은 결론 및 요약 부분으로 전체 내용을 종합하고 논의를 마무리 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모음 축약이 발화 속도와 어간 음절수, 선행자음의 종류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실험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발화속도는 모음 축약과 상관이 있었다. 정상속도로 읽을 때보다 빠른 속도로 읽었을 때 모음 축약이 더 잘 일어났다. 2) 어간의 음절수는 모음 축약에 영향을 미친다. 어간의 음절수가 적을수록 축약이 잘 일어난다. 다만 4음절 이상의 어간은 음절 사이에 휴지가 발생하여 1음절 어간과 비슷한 축약의 유형을 보인다. 3) 선행음의 유무와 종류도 모음 축약과 관련 있다. /ㅂ/보다 /ㅈ/이 축약이 잘 되고 /ㄷ/보다 /ㄱ/이 축약이 잘 되었다. 4) 세대와 성별의 차이는 모음 축약의 변인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세대와 성별에 따라 모음 축약의 방식이 차이가 났다. 50대는 /ㅚ/와 /ㅟ/를 단모음으로 처리하여 축약형이 이중모음으로 나타났지만 20대는 /ㅚ/와 /ㅟ/를 이중모음으로 처리하여 삼중모음으로 발음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쉽게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