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집단의 사업철수 결정요인에 관한 연구

Abstract

한국의 경제는 과거의 고도성장을 지속하지 못하고 저성장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고 있다. 변화된 한국 경제상황은 기업들에게 보다 집중화된 사업구조를 갖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기업들에게 사업철수에 대한 의사결정을 중요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사업철수에 대한 한국의 연구는 부족하였다. 특히 기업집단의 경우 다른 기업의 형태보다 상대적으로 구조조정이 쉽지 않아 사업철수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본 연구는 사업철수의 전략적 중요성이 높아져가고 있는 상황과 기업집단이 사업철수를 실행하기 힘든 상황에서 사업철수를 결정하는 요인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본 연구는 진화론과 제도론의 이론적 배경을 통해 가설을 설정하였으며, 2004년부터 2010년까지 30대 기업집단에 포함되었던 18개 기업집단으로부터 수집된 126개의 자료를 통해 실증분석을 실시하였다. 실증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업집단의 과거 신규사업진출은 이후의 사업철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둘째, 과거에 이루어진 사업철수는 이후에 사업철수가 발생할 가능성을 낮춘다는 사실을 증명하였다. 셋째, 유사지위 기업집단의 높은 성과는 다른 경쟁기업집단에게 사업철수를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경쟁자의 좋은 성과는 보다 높은 정당성과 자원을 획득하여 다른 경쟁자의 사업구조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넷째, 유사지위 기업집단의 사업철수는 다른 경쟁기업집단의 사업철수 가능성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환경의 선택과정에서 기업집단의 사업철수는 불리하게 작용되며, 다른 경쟁기업집단에게 새로운 사업구조적인 변화를 추구하지 않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사업철수가 과거의 사업구조의 변화와 경쟁자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본 연구에서 실증분석을 통해 도출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먼저 기존에 사업철수를 시장에서의 실패만으로 보던 관점과는 달리, 기업집단 수준에서의 기존 사업 진입의 조정역할과 학습역할의 결과물일 수도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기업집단의 경우에도 직접적인 경쟁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서로 간의 영향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혔다는데 의의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