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한성기 횡혈식 석실분의 변천 연구

Abstract

한성기 백제의 묘제는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며, 백제의 중앙과 지방의 묘제 발전 단계가 다르게 확인되다. 횡혈식 석실분은 백제 묘제의 전개 과정에서 가장 중심에 있는 묘제이다. 웅진 천도 이후 중앙과 지방의 다양한 묘제를 일원화시키는 유일한 것이며 묘실을 만들고 입구를 내어 이를 통한 반복출입, 즉 추가장을 전제한 묘제라는 점에서 볼 때 매장에 대한 인식적인 면에서 큰 차이를 가진다. 한성기 횡혈식 석실분에 대한 이전 연구경향을 살펴보면 한성기 횡혈식 석실분의 도입주체와 전개양상에 대한 연구는 연구자별로 큰 인식차를 가지고 있다. 즉, 한강유역에서 확인되는 가락동·방이동 고분군의 출자에 따라 한성기 횡혈식 석실분이 백제의 중앙에서 우선적으로 받아들여졌는지 아니면 지방에서 우선적으로 받아들여졌는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강유역 및 여러 지역에서 한성기 횡혈식 석실분의 조사사례가 급증함에 따라 여러 논의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한성기 횡혈식 석실분의 검토와 분석을 통하여 횡혈식 석실분이 백제의 중앙과 지방중 어디에서 먼저 받아들여지고, 어떻게 전개되었는가를 살펴보았다. 횡혈식 석실분의 장단비와 면적을 상호 연계해서 보았을 때 일정한 패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단비 1.2를 기준으로 방형과 장방형으로 구분하고, 면적은 9㎡이하를 소형, 9~12㎡를 중형, 12㎡이상을 대형이라고 구분하였을 때 장방형의 평면에 소형의 면적을 가지는 고분군A와 방형의 평면에 다양한 면적을 가지는 고분군B로 구분할 수 있다. 각 고분군의 공간적인 분포를 살펴보면 먼저 고분군A는 16기의 고분 중 14개의 고분이 서울근교에 위치하며, 고분군B는 32기의 고분 중 27기가 충청지역에서 확인되는 특징을 가진다. 각 유구별 보고자의 연대와 각 고분군을 비교해보면 고분군A는 대부분 4세기 후반에서 5세기 초로 판단되고 있으며, 고분군B는 5세기 중반의 연대를 가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점으로 보았을 때 고분군A가 고분군B보다 선행하는 것이라 판단되며, 각 고분군의 분포를 보았을 때 백제의 지방보다는 중앙에서 우선적으로 횡혈식 석실분을 사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문헌검토를 통해 한성기 횡혈식 석실분의 도입배경에 대한 가설을 제시해 보면 우선 백제 외적으로 횡혈식석실묘의 도입과 관련하여 가장 가능성이 있는 사건으로는 313년 고구려에 낙랑이 멸망하였으며 그 결과 다수의 유이민들이 백제사회로 귀의하게 되었을 것이며 이때 다른 물질문화들이 유입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횡혈식 석실분이 도입되었을 것이라 보는 것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낙랑의 유이민들에 의해 도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 물질문화는 토기를 들 수 있는데, 백제에서 승문계자비용기와 기와제작기술의 출현이 그것이다. 백제에 새로운 묘제가 도입되었다는 것은 묘제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일어났거나, 백제 중앙세력의 교체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된 기사를 찾을 수 있는데, 비류왕대 기사를 보면 비류왕의 즉위가 이전왕의 장자계승이 아닌 그 이전왕의 왕계를 따르고 있으며 신하들의 추대를 받아 왕위에 오르는 점, 동면왕묘에대한 배알이 다른 왕들보다 늦게 이루어지는 점 등을 볼 때 왕계의 교체가 이루어 졌으며 이는 중앙세력의 교체가 이루어 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한성기 백제에 횡혈식 석실분이 도입되고 초기에는 장방형평면에 소형의 고분이 백제의 중앙에서 우선적으로 받아들였으며, 이후 지방으로 전개되어 나가면서 방형의 다양한 면적을 가지는 고분으로 발전되어 나갔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