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아를 둔 어머니의 돌봄역할 경험

Abstract

본 연구는 어머니 역할에 특별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한국의 사회문화적 배경 속에서 암환아를 둔 어머니의 총체적인 돌봄역할 경험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간호중재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어머니의 경험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위해 이 논문은 일상생활기술적 연구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본 연구의 정보제공자는 만 18세 이전에 소아암 진단을 받고 현재 입원 또는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자녀를 돌보는 어머니로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12명의 정보제공자를 의도표출방법으로 선정하였다. 자료 수집은 2013년 1월부터 2013년 9월까지 비형식적인 면담과 참여관찰, 그리고 전화면담의 현장연구기법을 사용하였고 면담횟수는 자료가 포화상태에 이를 때까지를 원칙으로 정보제공자당 2회〜5회, 1회 면담에 소요된 시간은 1시간〜3시간 정도로 이루어졌다. 자료 분석은 Spradley(1979)의 문화기술지 분석방법을 이용하였다.

암환아를 둔 어머니의 치료과정에 따른 돌봄역할 경험을 분석한 결과 ‘초기 돌봄 적응’, ‘돌봄 유지의 인지’, ‘돌봄 유지의 실천’, ‘돌봄 과정의 성장’ 의 네 영역으로 분류되었다. 각 영역별 문화적 주제에 따라 16개의 범주와 47개의 속성이 도출되었으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초기 돌봄 적응 영역에서의 문화적 주제는『발병 초기의 어려움 넘어서기』로 「발병 탓하기」, 「돌봄 익히기로 한고비 넘기」, 「부작용과의 사투」, 「새로운 관계 맺기」로 범주화 되었다. 2. 돌봄 유지의 인지 영역에서의 문화적 주제는 『아픈 아이와 동행하는 고통스런 삶』으로 「개인적인 삶을 내려놓기」, 「아픈 아이에 대한 애통함」, 「변해가는 몸과 마음」, 「멀어지는 부부사이」, 「희생되는 다른 자녀에 대한 안쓰러움」, 「끝없는 외줄타기 생활」로 범주화 되었다. 3. 돌봄 유지의 실천 영역에서의 문화적 주제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기』로 「병원치료에 최선 다하기」, 「치유를 위해 온갖 애쓰기」, 「초자연에 의존하기」, 「치료비 마련을 위해 몸부림치기」으로 범주화되었다. 4. 돌봄 과정의 성장영역에서의 문화적 주제는 『역경을 통한 성장』으로 「희망의 끈 다잡기」, 「인생에 대한 넓어진 시야」로 범주화되었다.

결론적으로, 소아암 자녀를 돌보는 어머니들은 자녀의 암 진단으로 어머니 역할에 대한 실패를 경험하지만 내재된 모성의 힘으로 암환아 어머니 역할에 적응하려 노력하며 돌봄 초기의 어려움을 넘어선다. 돌봄책임을 도맡아 아픈 아이와 동행하는 삶속에서 아이, 어머니 자신 그리고 가족에게 초래된 다양한 변화로 고통당하며 역할갈등, 역할스트레스를 경험한다. 동시에, 아이를 위해 엄마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와 실천의 경험을 통해 인간과 삶에 대한 태도변화, 즉 역경을 통해서 인생에 대해 넓어진 시야를 갖는 성장을 경험한다. 이러한 돌봄 과정에 따른 어머니들의 경험은 반드시 단계적, 연속적, 순간적으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암환아 돌봄의 전 기간을 거쳐 가역적, 상호의존적, 전체적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이는 시간의 진행선상에서 공존하는 나선형 구조를 이룬다. 이와 같은 결론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필요성을 제언 한다.

1. 실무적 측면에서, 암환아를 돌보는 어머니의 적응과 대처를 돕기 위해 남편을 참여시키는 가족 교육프로그램의 의무화, 어머니 자조집단의 활성화, 구체적이고 경험중심적인 간호 매뉴얼과 교육 프로토콜 개발 및 완화적 간호중재가 필요하다. 2. 정책적 측면에서, 어머니의 역할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임상과 지역사회가 연계한 암환아 돌봄 시스템 구축, 남편들의 돌봄휴직제도 의무화, 암환아 장기치료를 지원하는 의료정책의 실행이 절실히 요구된다. 3. 연구적 측면에서, 본 연구결과를 일반화하고 이론적 모형을 검증하기 위한 양적 연구는 물론 이식을 앞둔 암환아 어머니의 돌봄 경험에 대한 전향적 연구, 재발이나 치료 종결한 암환아 어머니의 돌봄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와 같은 후속연구가 필요하다. 4. 이론적 측면에서, 본 연구에서 개발된 암환아 돌봄 역할의 근거 이론적 모형이 중간범위의 실무이론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