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 요지
배경 및 목적
외상적 사건을 경험한 후 발생하는 대표적인 정신과 질환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는 생명의 위협을 동반하는 사건에 노출 된 후 발생하는 정신과 질환이며, 특히 아동 및 청소년에서 그 유병률이 높고 만성화하는 경향이 있어서 조기의 효과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하지만, 재해나 재난으로 인해 많은 수의 외상 경험자들이 발생하였을 경우 PTSD를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약물 치료나 정신치료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 연구는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요법(EMDR)의 심리 안정화 기법들을 기반으로 한 정동 조절 집단치료(Affect regulation group therapy)를 사용하여 치료 한 급성 외상을 경험한 아동들을 대상으로 정동 조절 집단치료의 치료 효과와 그 치료 반응을 결정하는 임상적 요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시행하였다.
방법
2007년 서울의 모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발생한 추락 사망사건을 직접 목격하거나 간접 직면한(소식을 들은) 464명의 아동들에게 정동 조절 집단 치료를 1회 30분간 시행하였다. 정동 조절 집단 치료는 심리교육, 안전 지대, 나비포옹, 봉쇄연습으로 구성되었다. 그 중 주관적 고통 척도 점수 (Subject Unit of Distress Scale; SUDS)가 4점 이상인 아동들, 213명을 대상으로 정동 조절 집단치료의 치료 효과를 알아보았다. 또한 이 아동들을 치료 반응군(n=100)과 비반응군(n=110)으로 나누어 인구학적 변인, 임상 변인 및 치료 전 심리척도의 결과를 비교하였다. SUDS 점수가 50%이상 감소한 경우를 치료 반응군으로 분류하였다. 개정 외상 사건에 대한 아동 반응척도(Korean-Child Reaction to Traumatic Events Scale-Revised; K-CRTES-R)와 주관적 고통 척도를 사용하였다.
결과
정동 조절 집단치료는 급성 외상을 경험한 아동들에게 유의한 치료 효과가 있었다(t=16.3, p<0.001). 치료 비반응군은 반응군에 비해 치료 전 SUDS 점수(t=-2.89, p<0.001)가 유의하게 높았고, CRTES-R 총점(t=-1.72, p=0.09)은 유의 수준에 근접하게 높았다. 하지만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시행한 결과 치료 전 SUDS 점수가 높은 경우만이 유의하게 치료 비반응군을 예측할 수 있었다.
결론
이 연구를 통해 정동 조절 집단치료가 급성 외상을 경험한 아동들의 조기 치료에 효과적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PTSD 증상의 심각도 보다는 아동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고통의 심각도가 치료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임상가들은 주관적인 고통 정도가 큰 환자의 경우, 주의를 기울여 경과 추적하며 보다 효과적이고 집중적인 치료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