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 창작곡의 괘법과 개방현 용법 연구

Abstract

다양한 양식과 새로운 연주법이 창작 국악곡 전반에 출현하였으며, 더불어 50여년의 역사를 가진 거문고 창작곡의 괘법(棵法)과 개방현(開放絃)에 다양한 연주법이 운용되고 있다. 거문고 창작곡의 괘법은 전통음악 괘법을 바탕으로 하는데, 정악(正樂)과 산조(散調) 각각의 선법(旋法)마다 운지가 다르고, 창작곡의 조성(調聲)과 출현음이 다양하여, 이를 통합할 수 있는 창작곡 괘법의 기준을 숙고할 필요성이 있다. 창작곡에서의 개방현 또한 다양한 쓰임과 기능이 나타나 이에 대한 연구도 함께 요구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창작곡 괘법의 운지 규칙과 운지 유형, 괘법 선택의 기준, 음역의 확장 및 효과적인 괘법 선택을 위한 괘옮김, 창작곡 개방현의 다양한 용법과 기능에 관한 고찰이다. 우선, 전통음악인 정악과 산조의 괘법에 따른 출현음의 운지를 검토하여 운지 규칙을 확인하고, 이를 기준으로 거문고 창작곡에 많이 쓰이는 조성별 각 괘법의 음역과 출현음의 운지 및 운지 유형을 분석 하였다. 그 결과, 14개의 운지 유형이 나타나, 이를 Ⅰ·Ⅱ·Ⅲ·Ⅳ형 등으로 분류하였다. 한 괘법에서 두 개 이상의 운지 유형이 나타나고, 이웃하는 두 괘법에서 공통 운지 유형이 존재하며, 각각 다른 괘법의 유현(遊絃)과 대현(大絃)에서 공통 음정이 운지 되는 것을 발견하였는데, 이는 선택 가능한 두 가지 이상의 괘법과 운지 유형이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효과적인 괘법의 선택이 필요하므로, 괘법 선택의 기준을 5가지로 정리하였다. ① 일반적인 운지 음정으로 운지 가능한 음역의 괘법, ② 효율적인 고른 운지가 가능한 괘법, ③ 좋은 음질의 균형적인 음색이 나타나는 괘법, ④ 표기된 주법의 연주가 가능한 괘법, ⑤ 괘옮김 없이 연주 가능한 괘법 등이 그것이다. 위의 기준을 바탕으로 연구 범위 창작곡인 이성천, 이해식, 전인평, 이건용, 정대석, 이재화 등의 작품 속의 괘법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효과적인 괘법의 선택에는 대부분 괘옮김이 수반되어, 괘옮김은 음역의 확장과 적절한 괘법의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거문고 창작곡의 중요한 연주 기법임을 알 수 있었다. 창작곡에서도 전통음악의 괘옮김 방법인 ① 개방현을 이용하는 방법, ② 모지로 운지하는 선행 음을 이용하는 방법, ③ 같은 운지로 상·하행하는 방법, ④ 다른 운지로 상·하행하는 방법에 의한 괘옮김을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창작곡 개방현 용법 연구에 앞서, 전통음악의 개방현에 관한 선행 연구를 종합 보완하여 전통음악의 개방현 용법을 구조적 용법과 보조 선율적 용법으로 정리하고, 연구 범위 창작곡에서 개방현 용법의 용례를 검토하였다. 그 결과, 창작곡에서 개방현이 전타음(前打音), 종지음(終止音), 보조음(補助音), 후타음(後打音), 주선율음(主旋律音) 등의 다양한 선율현으로 사용되는 선율적 용법, 개방현의 동시 화음, 교차반복 화음, 펼침 화음에서 나타나는 화음적 용법, 여러 특수 주법으로 연주하는 개방현에 나타나는 음향적 용법 등의 용례를 찾았다. 개방현 용법을 전통음악과 창작곡에서 살펴 본 결과, 전통음악의 개방현 용법은 문현(文絃)과 청현(淸絃)의 구별이 분명한데 비하여, 창작곡에서는 문현과 청현, 나아가서 유현·대현과도 구별 없이 사용되는 점에서 다르고, 전통음악의 개방현 용법이 거문고 음악의 정체성을 나타낸다면, 창작곡의 새로운 개방현 용법은 악곡을 보다 풍부하게 만드는 수단이라 할 수 있다. 거문고의 효율적인 운지 기준에 따른 괘법과 다양한 개방현 용법은 거문고 창작곡의 다양성과 변화의 척도이자 필수적인 요소가 되므로, 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거문고 연주법의 발전은 거문고 창작곡의 진화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거문고 창작곡의 괘법과 개방현 용법에 대한 본 연구가 거문고 전통음악의 올바른 계승, 양질의 창작곡을 위한 유용한 지침이 되어, 거문고 음악이 진일보할 수 있는 바탕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