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렘 콜하스(Rem Koolhaas)는 ‘쇼핑’이 현대의 도시와 건축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발견하여, 하버드디자인스쿨 학생들과 함께 작성한 연구집 "Guide to Shopping”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심도 있게 다룬 바 있다. 그에 따르면 현대의 상당수의 건축물들이‘쇼핑몰화(Malliaztion) 즉, 정체성을 잃고 상업화 되어가고 있으며, 쇼핑몰화는 이미 (과거의 기념비적인 건축물들을 포함하여)거의 모든 종류의 건축물들, 더 나아가 도시, 국가에 이르기까지 진행되었다고 한다.
콜하스의 현대 건축과 쇼핑문화의 관계에 대한 문제의식은 “Delirious New York”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그는 쇼핑문화와 Delirious New York에서 언급한 밀집문화가 평행선상에 놓여 있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콜하스는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중립적인 입장으로서 쇼핑이, 건축가가 좋든 싫든, 이미 현재 건축이 가진 속성이기 때문에, 건축가들은 이를 간과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그의 건축에서도 분명 필연적으로 쇼핑몰화된 공간의 특성이 발현되었을 것, 혹은 쇼핑몰의 관점을 통해서 그의 건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유추는“과연 쇼핑몰화된 건축의 특징은 무엇이고, 이것이 콜하스의 건축에서 어떻게 발견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본 논문은 콜하스의 연구를 바탕으로 쇼핑몰화의 주체인 쇼핑과 쇼핑몰의 핵심 원리에 대해 이해하고, 쇼핑몰의 원리를 통해 콜하스의 건축을 이해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