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숙구계열 서공철류 가야금산조의 음악적 특징

Abstract

가야금산조는 전승지역 및 사사계보에 따라 김창조계열의 강태홍류· 김죽파류·김병호류·최옥삼류, 이영채계열의 신관용류, 안기옥계열의 성금연류, 한숙구계열의 서공철류 등 다양한 유파로 나뉘어 전승된다. 그 중 김창조계열의 산조가 여러 유파로 분화되어 매우 활발히 전승되고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최근 들어 가야금산조의 다양한 계열 및 유파에 대한 연구가 늘어나면서, 가야금산조의 초기 형태에 관한 연구와 학설들이 새롭게 제시되고 있다. 그 가운데 김창조와 동시대의 인물인 한숙구계열의 산조도 관심을 받고 있다. 한숙구의 가야금산조는 그의 문하생인 한수동·정남옥·서공철·정달영 등에 의해 전승되었으며, 그 중 서공철류 산조가 강정숙에 의해 활발히 연주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한숙구계열의 가야금산조 중 서공철류를 대상으로 서울대 소장 음원을 채보하여 전체 악장의 선율과 리듬·악조 등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서공철류 산조의 음악구조를 파악하였다. 또한 김창조계열의 김죽파류·김병호류·최옥삼류, 안기옥계열의 성금연류 등 다른 유파의 가야금산조와 선율을 비교하여 유사성을 찾고, 나아가 서공철류 산조의 특징적 선율를 중심으로 한숙구계열 서공철류의 음악적 특징을 고찰하는데 연구목적을 두었다.

Ⅱ장에서 서공철의 음악활동과 그의 가야금산조 선율을 분석하고, Ⅲ장에서는 서공철류 가야금산조와 김창조·안기옥계열 산조를 비교하였다. 그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서공철류 산조의 진양조에서는 우조·평조·계면조 의 다양한 악조가 모두 사용되며, 우조와 계면조 선율에서는 변청이 나타난다. 이 외에도 중모리의 (우조)설렁제, 자진모리의 계면조 및 강산제에서도 변청이 나타나며, 휘모리에서는 일시적인 d청 계면조로의 변청이 사용된다. 둘째, 서공철류 산조와 다른 계열의 산조와 유사 선율을 비교한 결과 진양조와 자진모리는 김병호류 산조와 유사한 부분이 많으며, 중모리와 중중모리는 김죽파류 산조와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또한 휘중중모리와 휘모리의 선율은 성금연류 산조와 가장 유사하였다. 이를 통해 서공철류 산조의 전체 358장단 중 다른 유파와의 유사 선율은 총123장단(34.4%)임을 확인하였다.

Ⅳ장에서는 서공철류 가야금산조의 특징적 선율들을 살펴보았으며, 그 결과 서공철류 산조의 특징적 선율은 총235장단으로, 전체 장단의 약65.6%에 해당한다. 그 중 진양조(47각)와 중모리(22장단) 및 휘중중모리(17장단)는 중후반부에 특징적인 선율들이 집중적으로 나타나며, 중중모리(21장단)는 시작과 마지막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특징적인 선율로 구성되었다. 또한 자진모리(85장단)와 휘모리(57장단)는 특정 부분의 유사 선율을 제외하고는 특징적 선율이 악장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숙구계열 서공철류 산조의 음악적 특징들을 살펴본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서공철류 산조의 진양조에서는 우조에서의 돌장 구분이 정확하게명시 되어 있지 않으나 다른 유파 산조의 돌장과 유사한 선율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우조와 평조의 구성음이 혼합되어 사용되며, 낮은 음역으로 이동하여 다음 악장을 준비한다. 평조 부분은 다른 유파 산조에서 일반적으로 급격한 선율 진행이나 리듬분할의 사용을 자제하여 담백하게 진행하는데 비해 서공철류 제31~32각은 고음역의 음들을 활용하여 매우 역동적인 느낌을 표현하고, 붙임줄과 이음줄을 활용한 리듬 분할로 긴장감을 고조시켜 선율진행을 매우 대범하게 구성하는 점이 특징이다. 휘중중모리는 중중모리와 자진모리 사이에 연주하는 악장으로 다른 유파에는 동일한 악장명이 사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선율을 분석한 결과 다른 유파의 일부 악장과 유사한 선율로 구성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둘째, 선율의 전개 방식에 있어서 진양조는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가운데 선율이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부분이 많았다. 중모리는 진양조에 비해 긴장과 이완을 표현하기 위해 급격한 도약과 급격한 하행선율을 많이 사용하고, 마지막 단락을 평조 선율로 마감하여 다른 유파와 차이점이 나타난다. 중중모리에서는 다른 유파의 산조에 비해 장식음을 많이 사용하여 선율을 다채롭게 연주하고 있다. 휘중중모리는 저음역~고음역까지 넓은 음역대를 사용하여 박진감 넘치는 선율 진행을 통해 음악적으로 매우 화려하게 표현한다. 셋째, 다양한 리듬표현을 살펴보면, 이음줄이나 붙임줄 또는 동음(同音)을 활용한 전성 표현과 경드름 및 (우조)설렁제에서만 사용되는 리듬꼴이 있다. 중중모리에서는 후반부의 고음역대로 선율이 진행되면서 잦은 리듬분할을 사용하여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자진모리는 헤미올라와 엇박자의 리듬을 많이 사용하여 선율을 달아가고 있다. 넷째, 특징적인 주법으로는 2-1-8-0 주법과 3-1-8-0주법이 있는데, 이 주법들을 사용함으로써 음악적인 긴장감을 더해준다. 특히 음악이 점점 고조될 때 음폭을 좁혀 달아가거나 또는 옥타브의 넓은 음역으로 음을 장지로 반드시 긁고 엄지로 뜯은 뒤 연튕김하여 연속적으로 달아가는 주법을 반복한다. 이를 통해 선율의 연속성을 더욱 높이는데 특히 휘모리에서 많이 나타난다. 이 외에도 2·8 - 0·1의 주법은 선율이 하행할 때 음을 꺾거나 퇴성하여 이완시키는 주법으로 자주 사용된다. 이상 서공철류 가야금산조의 음악적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다. 서공철류 가야금산조는 김죽파류·김병호류·최옥삼류·성금연류 산조와 비교되는 악장의 구성과 주법·음악적 표현 등을 통해 서공철류만의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표현하고 있으며, 한숙구계열의 음악적 특징을 유일하게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예술적 가치와 그 존재의 의미가 높게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