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형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재현하는 리얼리티 속성에 대한 연구

Abstract

2017년 초 중국에서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획기적인 진전을 이룩하였다. 특히 관찰형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이 ‘일상생활에 대한 그대로의 기록’을 표방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러한 큰 인기가 단순히 관찰형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에서 연유하는지 분명치 않다. 사실 잘 만들어진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아무리 리얼리티를 정교하게 재현하려 노력해도 태생적인 인위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들이 증명해 왔다. 대부분의 성공적인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일련의 사회적 현상, 사회적 가치관과의 유기적인 상관관계 속에서 탄생한 것이다. 따라서 중국에서 관찰형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높은 인기는 현재 중국의 어떤 사회적인 문제, 또는 모순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연구는 위와 같은 문제 의식에 기반으로 시작되었다. 이를 효과적으로 다루고 논의하기 위하여 중국의 대표적인 관찰형 리얼리티 프로그램 <동경하는 생활>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프로그램이 표방하는 리얼리티에 주목했다. <동경하는 생활>이 리얼리티를 어떤 방식으로 보여주는가에 대하여 내용분석과 캐릭터분석을 실시한 결과, 프로그램이 귀농의 사적인 생활을 묘사함으로써 리얼리티를 재현했다. 구체적으로는 시골마을 가정집 생활에 관한 이야기, 다양한 인간관계로 구축된 등장인물, 따스한 집밥, 자학적인 생활 규칙, 타인의 사생활을 관찰할 수 있는 관찰 카메라 등을 통하여 리얼리티를 재현하였다. 수용자들이 이 프로그램이 재현하는 리얼리티를 어떻게 수용하는가에 대하여 심층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이 재현하는 리얼리티에 대하여 불신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다른 차원에서 리얼리티를 느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용자들은 경험적으로 동일시할 때, 정서적으로 동일시할 때, 연예인의 일상적인 모습을 볼 때, 그리고 기존의 시청 경험의 연장선상에서 시청할 때 리얼리티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리얼리티 속성에 대한 재현이 가진 사회적인 의미에 대한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현재 중국은 경제 발전하는 동시에 이로부터 야기되는 다양한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중국 정부에서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 청년 세대를 비롯한 대중들이 만성적인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문맥에서 그들의 관심은 빠르게 미디어로 향하고 있다. 하나의 예로 관찰형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의 높은 인기는 대중들이 당면한 삶의 어려움으로부터 잠시나마 탈출하기 위한 시도 및 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동경하는 생활>은 텔레비전을 통하여 사람들이 오랫동안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삶을 만들어 주었고 인간관계를 다시 회복시키는 데에 하나의 도구가 됐다. 이외에 관찰형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는 포맷은 타인의 사생활을 관찰할 수 있는 기제를 극대화했다. 이 점에서 프로그램은 관찰카메라를 통하여 사적인 이야기를 공적인 미디어 영역으로 옮겨 놓았고 감시의 정당화를 부추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