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미술 전공자가 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문제에 대한 사례연구

Abstract

한국의 미대 입시제도의 문제는 오랜 시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왔으며, 그로 인해 제도 역시 수 차례 바뀌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가져오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그러한 본질적인 문제의 해결을 위해 우리나라에서 미술 전공자가 되는 과정에서 각 개인들이 겪게 되는 과정을 다루어 그 안에 있는 문제를 도출해내는 데에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 미대 입시를 준비하였으며 미술 대학 전공 학위를 취득한 연구 참여자 5인을 사례로 선정하여 심층 면접을 진행하였으며 연구의 방법으로 질적 연구의 여러 접근 방법 중 사례 연구 방법을 선택하였다. 자료의 분석 단계에서는 사례 내 분석에서 각 연구 참여자의 경험을 다루며 그 속에서 주제를 도출하였고, 사례 간 분석에서 모든 사례를 아우르는 주제를 찾아 범주화 하며 그 안에 있는 문제를 발견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도출한 한국에서 미술 전공자가 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 째,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들은 무책임하게 전공을 권유 받았다. 그들은 학교 선생님, 학원 선생님 등의 권유로 미술 전공에 입문하였는데, 당시의 선생님들은 미술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거나 상업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었다. 둘 째, 미술 전공을 준비하는 학생들 중 다수가 부적절한 입시 방식과 평가 환경 속에서 미대 입시를 위한 훈련을 받고 있다. 입시 제도는 바뀌어가고 있었으나 여전히 대부분의 미대 입시 준비 현장에서는 빠른 시간 안에 밀도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데에 집중한, 기술적 숙달을 위한 훈련만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러한 훈련 과정 가운데 학생들은 비인격적인 방식으로 작품을 평가 받았다. 셋 째, 미술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미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직간접적으로 학습하게 된다. 주변 사람들의 태도를 통해 알 수 있는 사회적 인식 속에 미술은 공부 대신에 하는 것처럼 여겨지고 있었으며, 연구 참여자들은 미술을 전공함에 있어서 자부심을 느끼기 어려운 환경 속에 살고 있었다. 넷 째, 미술을 전공으로 선택한 연구 참여자들 중 대다수가 자기 탐색 및 진로 탐색을 충분히 해보지 못한 채 전공을 선택했다. 그들은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면 미술 전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였고, 각 전공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른 채로 전공을 결정하였다. 마지막으로, 미술 전공자들은 자신의 전공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웠다. 우리나라 예술가들의 평균적인 수입은 일반적인 생활을 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다. 이러한 조건으로 인해 사례 중에는 전공 선택을 후회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전공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된 사례도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해 미술 전공과 자녀 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시급함을 알 수 있었으며 그 가운데 교육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또한 미술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한 전공 탐색 프로그램이 훨씬 더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사실 역시 알게 되었다. 본 연구는 연구자의 경험이 연구의 주요한 동기가 되었던 만큼 연구 결과의 분석에 있어 연구자 개인의 견해가 주요하게 작용하였고, 다중 사례 분석 과정에서 각 개별 사례의 주요한 주제를 생략하게 되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으나, 지금까지 거의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미술 전공자들의 경험을 질적 연구의 방법으로 탐구함으로써 그 과정 가운데의 본질적 문제를 도출하고자 시도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