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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빨갱이 담론'의 형성과 의미 변화

Title
한국사회에서 '빨갱이 담론'의 형성과 의미 변화
Author
이혜연
Advisor(s)
홍용표
Issue Date
2018-08
Publisher
한양대학교
Degree
Master
Abstract
본 연구의 목적은 비판적 담론분석을 통해 한국의 ‘빨갱이 담론’ 형성과 구조화, 사회적 수용 동학 및 담론의 의미 변화를 고찰하는 데 있다. 한국에서 ‘빨갱이’는 본래 극좌익을 낮추어 표현하는 단어였으나, 한국전쟁과 분단, 그리고 권위주의 정부를 거치며 좌익 공산주의 사상을 토대로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사람들을 선동하는 ‘공공의 적’으로 그 의미가 변화되었다. 이러한 의미체계를 토대로 ‘빨갱이’는 정부의 정당하지 못한 권력 행사와 반공 정책을 비판해온 정치인과 재야세력, 대학생, 그리고 일반 시민에 대한 통제와 사회적 배제를 정당화해온 정치 담론의 역할을 하였다. 분단 이후 한국사회를 장악한 강력한 반공주의는 국가 전반에 ‘빨갱이 담론’의 영향력이 유지될 수 있었던 주요한 요소였다. 그러나 ‘빨갱이 담론’의 영향은 반공주의에서 벗어나 민주화와 탈냉전을 거친 오늘날에도 한국사회에 여전히 남아있다. 민주화 직후 2000년대 중반까지 국가권력 기구에 의한 탄압수단으로서 ‘빨갱이 담론’의 영향력은 줄어들었으나, 해당 담론은 선거와 국회 내 정책 결정 및 특정 정권의 인사 및 정책 성향에 대한 사상검증을 제기하는 색깔론으로 계속 등장하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빨갱이’의 의미가 사상적 측면으로 인해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닌, 특정 정치인과 정권, 호남지역, 노동자 등 그 자체로 ‘빨갱이’로 이미 규정된 대상에 대한 공격 담론으로 변질되었다는 점이다. 정치영역에서 벌어진 이 같은 ‘빨갱이’ 논쟁은 민주주의로의 제도적 변화 이후에도 한국사회에 남아있는 이분법적 인식구조와 ‘적’ 호명의 논리가 여전히 ‘빨갱이 담론’을 토대로 언제든 발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 시기라 볼 수 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담론지형이 변화하면서, ‘빨갱이 담론’의 발화는 정치영역에 한정된 것이 아닌 일상에서 더 활발히 생성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과거 ‘빨갱이 담론’의 이데올로기적 폭력의 대상이었던 일반 국민이 이러한 담론생성의 주체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오늘날 ‘빨갱이 담론’ 생성은 분단구조와 북한의 실제적 존재로 인한 것이기보다 타인의 실존을 공격하고 그 다름과 다양성을 배척하는 타자화의 논리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빨갱이’로 호명된 대상에 대한 증오와 혐오표현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물리적 폭력 못지않은 심각한 폭력행사로 작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해당 담론의 발화가 공격 대상의 정체성과 실존 그 자체에 대한 공격을 통한 사회적 폭력행사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빨갱이 담론’은 사회 내 공공의 적대와 증오표출을 사회·제도적으로 정당화하였던 첫 정치 담론이었으며, 이를 토대로 서로에 대한 공감과 연대를 위협하는 오랜 적대 담론의 하나다. 이를 통해 본 논문의 함의는 ‘빨갱이 담론’에 대한 통시적 접근을 통해 해당 담론이 과거 한국사회에 미친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함에 있다.
URI
https://repository.hanyang.ac.kr/handle/20.500.11754/75924http://hanyang.dcollection.net/common/orgView/20000043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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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SCHOOL[S](대학원) > POLITICAL SCIENCE AND INTERNATIONAL STUDIES(정치외교학과) > Theses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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