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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림 시 연구

Title
최하림 시 연구
Author
양진호
Advisor(s)
유성호
Issue Date
2018-02
Publisher
한양대학교
Degree
Master
Abstract
본 논문은 최하림의 시에 나타난 액체 이미지의 변주 양상을 통해 그의 전체 시세계를 아우르는 사회 역사적 상상력과 역동성에 대해 살펴보려 하였다. 최하림은 1960년대 문단의 중심축 역할을 한 동인지 <산문시대> 가 추구한 ‘4·19세대’의 자유 의지를 작품에 구현한 시인으로, 또한 모더니즘과 서정을 아우르며 억압적 현실에 대한 저항 의식을 비애적인 방식으로 드러낸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우리 시대의 다난한 역사의 현장을 벗어난 적은 없지만, 논의의 중심에 들어가는 방식이 아니라 시의 중심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던 시인으로, ‘사회 현실에 대한 치열한 응전과 섬세한 서정성 구현이라는 두 가지의 시적 목표를 고독하고 단단하게 추구해왔지만 그 시세계의 성취도에 걸맞는 비평적 해석과 평가를 받아오지 못한’시인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최하림의 시세계는 ‘참여’와 ‘서정’이라는 문단 내 두 축의 자장磁場에 의해 초·중기(1〜4집까지)의 저항적 시와 후기(5〜7집까지)의 서정적 시라는 두 개의 층위로 나뉘어 분석되어왔다. 본 논문은 이러한 이분법에 대한 문제 제기로부터 논의를 시작하였다. 한 시인의 텍스트적 연대기에는 그 전체를 아우르거나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시적 인식이 있다. 최하림 문학의 시작점에는 4·19를 통해 발현된 역사 주체의 자각과 이것을 좌절시킨 군사 독재 정권의 폭력에 대한 저항 의식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형성된 ‘자유’라는 화두가 그의 시세계를 전개해나가는 핵심 동력이 되었다. 본 논문은 최하림의 전체 텍스트에서 자유에 대해 그가 고찰해 나간 방식을 중점적으로 분석하고 이것이 어떤 방식으로 재현되었는가에 대해 밝히고자 하였다. 이 논문은 초·중기 시의 저항 의식과 후기 시의 자연서정에 대해 논하며 전자를 참여, 후자를 화해와 극복으로 바라보려 했던 선행 연구의 관점을 벗어나 그의 시가 끊임없이 견지해온 자유의지와 세계의 탐구를 전체 텍스트를 아우르는 연속성의 맥락으로 바라보려 했다. 시에서 다루는 대상과 시·공간의 이미지화 방식은 텍스트의 연대기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었으나 그의 초·중기 시와 후기 시가 주제적인 면에서 단절되지 않았다고 보았으며, 특히 그의 시 속에 지속되어 나타나던 ‘눈’ ‘비’ ‘눈물’ ‘바다’와 같은 ‘액체 이미지’들은 ‘자유’라는 화두를 시적으로 재현하기 위해 최하림이 사용한 가장 효과적인 비유물이라고 보았다. 이와 같은 의견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근대사회의 특성을 ‘액체성’으로 파악한 지그문트 바우만의 이론에 영감을 받았다. 액체는 어떠한 충격에 의해 형태가 변하지만 본질적 속성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유동성으로 인해 그것이 담긴 용기의 형태에 고착되지 않는다. 또한 자신에게 가해진 충격에 의해 역동성을 얻어 용기 바깥으로 분출되면 부식되고 오염된 고체성의 뚜껑을 닦아내거나 녹여 없앤다. 바우만은 액체의 이런 특성이 자유 의식을 통해 ‘시간-역사’를 자각한 근대의 개인의 특성과 유사하다고 보았다. 근대 이전의 개인은 자신을 담고 있는 공간과 사회 구조의 고체성, 즉 외부의 영향이라 할 수 있는 시간-역사의 변화에 둔감한 세계의 ‘껍질’에 보호를 받으며 그에 동화되었지만 이것이 부정되는 근대에 들어와 시간-역사를 적극적으로 읽어내며 역동성을 갖게 되었다. 최하림의 시적 연대기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액체 이미지는 근대를 사유하는 개인의 인식과 닮아 있다. 4·19를 통해 자유라는 감각을 얻은 그는 낡고 경직된 사회의 틀이 각성된 역사 주체들에 의해 녹아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였으나 전체주의적 국가 권력에 의해 그들이 사회의 틀 속으로 들어가 이에 동화되는 과정을 지켜봐야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리고 그 사회의 고착화에 저항하는 시적 정신으로서 눈, 비 강물, 눈물, 바다와 같은 이미지들을 제시하고 이 액체들이 고체화된 개인에게 닿으며 그 껍질을 녹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통스러운 자각의 양상을 그려냈다. 이는 표면적으로 국가권력의 폭력이 사라진 90년대 이후의 텍스트에서도 드러나는데, 다만 그러한 사유가 비역사적인 공간인 자연을 통해 그려지며 저항보다는 액체 스스로가 지닌 유동성의 또 다른 속성인 ‘지향점을 잃은 폭력성’에 대한 반성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은 최하림 시에서 나타나는 액체적 상상력이 삶의 공간과 개인, 사회에 닿는 순간에 형성되는 시적 의미들을 분석하여 이를 통해 그의 시의 핵심에 다가가고자 했다.
URI
https://repository.hanyang.ac.kr/handle/20.500.11754/69188http://hanyang.dcollection.net/common/orgView/20000043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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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SCHOOL[S](대학원) > KOREAN LANGUAGE & LITERATURE(국어국문학과) > Theses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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