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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하의 ‘백의(白衣)’ 비판과 ‘색의(色衣)’ 강제

Title
일제하의 ‘백의(白衣)’ 비판과 ‘색의(色衣)’ 강제
Other Titles
Campaigns to wear color garments, discarding white clothes during the Colonial Period
Author
박찬승
Keywords
백의; 백의민족; 백의동포; 색복장려운동; 우가키총독; white clothes; White-Clad Nation; White-Clad Compatriot; color garments encouragement campaign; Japanese Resident-General Ugaki Kazushige
Issue Date
2014-11
Publisher
한양대학교 동아시아문화연구소
Citation
동아시아문화연구 , 2014년, pp.43 - 72
Abstract
한국인들이 백의를 즐겨 입은 것은 멀리 고대부터였다. 그러나 고려 말, 그리고 조선시대에 들어와 정부는 백의는 동방국의 옷이 아니라면서 '백의 금령'을 수차례 내렸다. 당시 정부는 백의 대신 동방의 색인 청색 옷을 입도록 종용하였다. 그러나 백성들은 청색 옷보다는 백의나 옅은 옥색의 옷을 즐겨 입었다. 대한제국기에 들어와 서양인들은 한국인들은 '백의인'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일제강점기 이후에도 백의 습속은 이어졌고, 한국인들도 스스로를 '백의민족' '백의동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일부 독립운동 단체는 '백의'라는 용어를 단체 이름에 빌려 쓰기도 했다. '백의'가 한국민족의 표상으로 등장한 것이다. 그런데 1920년대 들어 일부 민족주의자들은 돈, 시간, 노동력의 낭비, 그리고 활동상의 비효율 등을 들어 백의를 버리고 색의를 입자고 주장했다. 이에 호응하여 청년회, 종교단체 등이 나서서 생활개선의 차원에서 백의를 버리고 색의를 입자는 운동을 전개하였다. 그러나 민간의 호응은 그리 크지는 않았다. 당시 언론은 민간에서 색의 장려 캠페인이 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 염료 가격의 부담, 염료 기술의 보급 미흡 등에 있다고 분석했다. 1930년대에 들어와서는 일부 관리들과 관변 단체들이 백의 폐지와 색복 장려 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특히 전북과 경북 지사로 차례로 임명된 김서규가 이 운동에 앞장섰다. 이에 우가키 카즈시게 총독은 농촌진흥운동의 일환으로 '색복'을 장려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색복 장려운동은 완전히 관의 주도로 넘어갔다. 이후 '색복 장려'는 사실상 '색복 강제'가 되었다. 각 군에서는 강연회, 선전비라 배포, 염색강습회 등을 개최하여 대중을 계몽하려 했다. 그리고 일부 군에서는 백의를 입은 이는 관청의 출입을 못하도록 했고, 시장에 백의를 입고 온 이에 대해서는 붉은 색 잉크나 먹물을 뿌리기도 했다. 또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서약서를 받기도 했다. 이와 같은 무리한 강제에 의하여, 1940년경에 이르면 백의를 입은 이들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이상에서 살핀 것처럼 한국인 민족주의자나 조선총독부는 백의를 착용하는 습속을 돈, 시간, 노동력, 효율성 등의 근대적 가치기준을 들어 함께 비판하였다. 그 결과 한때 등장하였던 '백의민족'이라는 표상은 설 자리를 잃어 갔다. 해방 직후 '백의민족' '백의동포'라는 말은 일시 부활하였다. 그러나 한국전쟁 이후 한복이 점차 양복에 밀리면서 '백의'는 자연스럽게 소멸되어 갔으며, '백의민족'이라는 말도 서서히 사라져갔다.
URI
http://www.kci.go.kr/kciportal/landing/article.kci?arti_id=ART001930469
ISSN
1738-933X
DOI
10.16959/jeachy..59.201411.43
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S](인문과학대학) > HISTORY(사학과) > Artic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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