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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능적인 성도착자 또는 타락한 사이비 남성

Title
관능적인 성도착자 또는 타락한 사이비 남성
Other Titles
Voluptuous Pervert or Depraved Pseudo-Man: Female Homosexual Caricature of Simplicissimus in Weimar Germany
Author
배진선
Advisor(s)
문수현
Issue Date
2017-08
Publisher
한양대학교
Degree
Master
Abstract
본 논문은 풍자잡지 『짐플리치시무스(Simplicissimus)』의 여성 동성애 캐리커처를 통해 잡지의 제작진들이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여성 동성애자들 스스로가 형성했던 주체성과 문화를 어떻게 인식했는지 살펴보려 한다. 이러한 분석은 바이마르 시기 주류 문화의 여성 동성애 담론을 이해할 단초를 제공할 것이다. 뮌헨에서 발간되었던 『짐플』은 민주주의를 추구하며 빌헬름 2세의 독재와 황제정의 관료들의 무능을 조롱했던 잡지였다. 잡지에서 남성 동성애 캐리커처가 등장했던 것도 황제 측근의 스캔들을 풍자함으로써 황제정을 공격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독일에는 남성 동성애자는 거짓말쟁이거나 사회 요직을 맡기에 부족한, 수동적이고 나약한 여성성을 가진 남자라는 성과학적인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에, 빌헬름 2세의 측근 관료가 동성애자라는 혐의는 황제정을 비판하는 언론들에 좋은 먹잇감이었다. 『짐플』의 캐리커처 제작진 역시 남성 동성애자를 조롱하기 위해서 주목했던 지점은 남성들의 동성애 관계보다는 여성성이었다. 바이마르 시기에도 『짐플』의 캐리커처에서 남성 동성애자는 공화국의 타락상이나 동성애자의 선거운동 같은 정치적인 문제를 풍자하기 위해 여성스러운 외관이나 몸짓으로 우스꽝스럽게 재현되었다. 대조적으로 『짐플』에서 여성 동성애 캐리커처는 남성 동성애 캐리커처보다 앞서 등장했으며 특정한 정치사건이나 인물을 풍자하기보다는 여성의 은밀한 성에 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재현되었다. 여성 동성애 캐리커처는 사육제 같은 비일상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설정하거나, 일상적인 공간이더라도 캐리커처 속 여성들에게 남성 배우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설정되었다. 이러한 캐리커처에서 여성의 신체와 에로틱한 분위기만이 강조되면서, 여성 동성애는 남성 관객의 관음증적인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으로 다뤄졌다. 이와 더불어 『짐플』에서 여성 동성애자 캐리커처 역시 성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여성 동성애를 남성적인 여성으로 풍자했다. 빌헬름 시기 『짐플』의 캐리커처 제작진은 여성해방운동가처럼 여자들끼리 몰려다니면서 남성들의 영역을 침범하는 여성들에게 여성 동성애자라고 지칭할 뿐이었지만, 바이마르 시기에는 여성 동성애자를 남성적인 신여성으로 빈번하게 묘사했다. 짧은 머리와 남성용 복장을 즐기는 신여성 유형이 가시화되었던 상황에서 『짐플』에는 남성을 매혹하는 신여성 캐리커처와 여자들끼리만 어울리면서 동성애 성향까지 보여주는 남성적인 신여성 캐리커처가 교차적으로 내보였다. 캐리커처 제작진은 신여성을 무시하기보다는 신여성이 보여주었던 남성성과 동성애 가능성을 통제하려고 했다. 바이마르 시기 『짐플』의 여성 동성애 캐리커처에는 여성의 신체를 부각해 여성 동성애를 관능적으로 묘사한 포르노그래피적 재현과 여성 동성애자의 남성성을 우스꽝스럽게 그려낸 풍자적인 재현이 공존했다. 이렇게 여성 동성애에 대한 양가적인 이미지가 공존했던 것은 잡지의 캐리커처 제작진들이 저마다 동성애에 대한 입장이 달랐기 때문은 아니었다. 오히려 『짐플』의 캐리커처 제작진들이 여성 동성애가 사회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기준을 끊임없이 제시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육제처럼 비일상적인 공간에서나 남성 배우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즐기는 잠깐의 일탈이라면, 여성들 사이의 동성애는 허용가능한 것을 넘어서 남성의 관음증적인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포르노그래피로 소비되었다. 반면 남성에게 속박당하길 거부하고, 오히려 남성만의 영역에 침입한 남성적인 여성 동성애자는 타락한 성도착자로 조롱받았다. 바이마르 후기 『짐플』의 캐리커처에서는 남성적인 여성 동성애자마저 이성애 구조에 편입하려는 시도가 나타났다. 『짐플』에서 남성 동성애자가 남성이 아닌 도착적인 ‘제3의 성’으로 조롱당했던 반면, 여성 동성애자는 여성이라는 범주 안에서 다뤄졌다. 결국 대부분이 중간계급 남성이었던 『짐플』의 제작진은 여성 동성애 캐리커처를 통해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섹슈얼리티를 추구하려는 것을 제한하고, 여성 동성애자까지도 가부장적인 구조 아래 편입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URI
http://hdl.handle.net/20.500.11754/33374http://hanyang.dcollection.net/common/orgView/200000431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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