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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훈『회색인』에 나타난 자유의 실현 가능성 연구

Title
최인훈『회색인』에 나타난 자유의 실현 가능성 연구
Other Titles
A Study on the Possibility of Freedom in Choi, In-Hoon’s 『A Gray Man』
Author
고은새
Alternative Author(s)
Ko, Eun Sae
Advisor(s)
서경석
Issue Date
2017-08
Publisher
한양대학교
Degree
Master
Abstract
본고는『회색인』의 두 청년 독고준 ‧ 김학의 사유로부터 출현하는 자유의 모습을 살피고, 궁극적으로 김학에게서 자유 실현의 가능성이 발견됨을 밝히는 데 목적을 두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두 인물이 차지하고 있는 인식의 토대를 살펴보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독고준과 김학은 모두 한국의 현실이 부조리하다는 제반 상황에 공통적으로 동의하지만, 각 인물에게서 드러나는 인식 기반의 차이가 인물로 하여금‘행위하지 않는다’거나‘행위해야 한다’는 태도의 차이를 만들어내기에 그렇다. 2장은 독고준의 사유와 태도를 다룬다. 독고준은 한국 현실에서 자유롭게 된다는 점을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행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한다.‘한국 상황에서 자유는 불가능하다’는 독고준의 주장은 논리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독고준의 태도이다. 그는 자신의 논리에 대한 확신을 가지며 논리의 인과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다. 그는 자신의 논리에 판단의 오류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는 무지하다. 그래서 독고준은 자유를 실현할 수 있는 또 다른 가능성에 대한 탐구를 시도하지 않으며, 자발적으로 행동을 지연(遲延)한다. 대신 그는 스스로 만들어낸 논리의 주장을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자유의 불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한 명분을 만들어내기를 반복하거나, 유년시절을 회상하며 시간을 보낸다. 3장은 김학의 인식적 토대를 다룬다. 김학은 한국적 자유의 불모성을 혁명의 토대로 삼고자 한다. 김학은 논리가 현실의 영역보다 선행하지 않는다는 것, 바꿔 말해‘인간이 현실을 구성하는 원리’를 놓치지 않는다. 그렇기에 김학은‘자유의 불모지’라는 상황의 한계 속에서 자유가 가능한 외부의 지점을 해결책으로 두는 대신, 한계 자체를 사유 내부의 한계로 끌어들인다. 즉 그는‘자유가 불가능한 상황’의 논리 역시 뒤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러한 사유 방식은 주체로 하여금 현실을 판단하는 행위가 불가능함을 시사한다. 김학에게 있어 주체의 판단은 현실에서의 모든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 사건의 옳고 그름에 무지한 채로 과정을 지난 이후에만 가능한 일인 것이다. 김학이 혁명에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하면서도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주체의 행위를 행위 이전에 미리 판단할 수 있는 위치가 없다는 것이 불안함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김학이 자유에 도달하는 방법에 무지한 채로 행위하는 일은, 역설적으로 자유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그에게 자유의 의미는 본래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행위로써 성취해야 할 가치인데, 이는 언어가 사회라는 장에서 기능하는 작동방식과 관련된다. 언어행위는 언어 자체에 본래적으로 내재한 의미를 주고받는 순수한 과정을 통해서가 아니라, 언어를 둘러싼 상징적 맥락으로부터 그 의미를 생성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즉 주체가 언어를 사용함에 있어, 언어가 작동하는 힘은 상징적 약속이라는 사회 체계의 지탱으로부터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언어는 협약에 의해 발생하므로 가상적(virtual)이며, 언어의 가상적 성격은 실제 주체들의 소통 행위를 통해 유지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김학 역시 가치의 내부적 의미에 천착하기보다는, 자유를 추구해야 한다고 선언하는 상징적 각인의 과정을 통해 기꺼이 가치의 성립 과정에 참여하고자 한다. 혁명과 자유라는 텅 빈 언어를 지향점으로 놓고 그것에 다다르고자 노력함으로써, 혁명과 자유라는 언어는 주체의 움직임을 통해 의미를 부여받는다. 그러므로 김학은 상징적 현실을 지탱하는 위상을 지닌 존재이자 가치를 구현해내는 존재라고 볼 수 있다. 자유와 혁명을 추구하는 일의 핵심은 언어의 허구성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있다고 믿는 자세로 행위할 때, 그러한 행위가‘자유’라는 빈 틀을 지탱하기에 그렇다.
URI
http://hdl.handle.net/20.500.11754/33240http://hanyang.dcollection.net/common/orgView/200000431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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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SCHOOL[S](대학원) > KOREAN LANGUAGE & LITERATURE(국어국문학과) > Theses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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