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작곡 거문고 9중주곡 장렬 선율분석 -주제의 연속성을 중심으로-

Abstract

본 연구에서는 박경훈 작곡의 거문고 9중주곡 <장렬(Blue Walking2)>의 효과적인 연주를 위한 곡의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선행되는 고유한 거문고 조현법과 전체적인 곡의 구성 및 흐름을 정리하였다. 추가로 각 파트별로 배치된 거문고 1, 2, 3의 역할을 구분하여 연주가 진행됨에 따라 변화하는 중요 표현지점을 찾아 분석하였다. 본 작곡가의 의도를 충분히 살리기 위한 연구방법으로 원작자와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여 작곡 배경 및 전체적인 곡의 구성, 그리고 각 부분에 내재된 흐름을 정리하였으며 연주되었던 실제 연주들을 통해 연주자로서의 객관성과 작곡자의 작곡의도와 관련한 주관성을 모두 확보하였다. <장렬>의 조현법은 1, 4, 5, 6번 줄의 순서로 F, C, A♭,C로 조율되며, 최근 작곡되어지는 거문고 신곡 등에 사용되는 조현법으로 정대석 작곡의 <달무리>의 조현법과 동일하다. <장렬>은 악장이 아닌 주제에 따라 5가지 부분으로 나뉘었으며 느리고 무거운 분위기의 첫 번째 부분을 시작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두 번째 부분, 다음 단계로의 이동을 위한 세 번째 부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는 네 번째 부분과, 전체 기승전결 중 마무리에 해당하는 마지막 부분으로 구분된다. 악장이 아닌 주제에 따라 나뉘며 자칫 모호해질 수 있는 부분이지만 연주자로서 곡의 이해가 높아짐에 따라 구분이 더 명확해지는 점이 <장렬>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곡의 각 주제는 선율이 진행됨에 따라 동기의 반복, 변주, 확대, 축소에 의해서 발전하는 형태로 이어지는데, <장렬>의 선율분석은 다음과 같다. 제 1주제의 1-A(제1-10마디) 한 구간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변주하여 곡 전체를 완성시켰다. 제 1 주제의 1-A ́단락(11-18마디)과 제 5주제(172-188마디)에서는 기본 주제인 1-A 구간을 옥타브 올려서 연주한 것이며, 제 2주제인 37에서 44마디에서의 빠르기의 변화는 𝅘𝅥 󰌂 60 에서 𝅘𝅥󰌂 110 으로 빠르게 변화되고 박자도 3/4박과 2/4 박이 교차되면서 거문고 1과 거문고 2가 서로 주고받게 되는 돌림노래 형식으로 진행하였다. 45에서 40마디에서는 기본 주제 선율을 5도 높여서 곡의 틀에서는 벗어나지 않으면서 다른 분위기로의 전환을 하였다. 제 3주제인 105마디에서 120 마디의 거문고 2의 선율은 주선율을 완전 4도 낮춘 것 이였고, 제 4주제인 129마디에서 132 마디는 2도 권 내 진행으로 거문고 1과 거문고 2가 교차로 같은 음정을 사용하면서 주제선율을 나타내고 있었다. 교차되는 진행 속에서도 125에서 128마디를 보면 주제 선율을 그대로 사용하되 당김음(syncopation)이 마디 끝부분에 사용해서 분위기 전환을 하였고, 곡이 계속 같은 음정들로 이어갈 수 있도록 거문고 청을 긁으면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C 음정에서 끝을 맺도록 하였다. 제 5주제에서는 1-A ́단락(11-18마디)과 똑같은 선율의 반복이 진행되는데 셈여림의 변화를 주면서 주제 선율은 계속해서 등장하게 하여 연관성 있게 작곡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장렬>은 거문고의 다양한 음역대와 리듬형태가 나타나며, 나누어진 부분들의 주제를 거문고 각 파트별로 절묘하게 표현하여 거문고 한 가지 악기로만 이루어진 국악합주곡의 단점을 상쇄, 연주자와 청자 모두 흥미롭게 경험할 수 있는 곡이다. 이 곡의 전체적인 진행은 느릿하고, 무거운 주제로 시작되어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극적으로 고조되며 절도 있게 마무리 되는 기승전결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같은 악기로 각각 다른 음역대를 표현해내야 하는 거문고 중주곡의 특성상 연주자들 간의 세심한 호흡과 앙상블이 요구되므로 작곡가의 의도를 반영하여 충실한 곡 해석이 선행되어야 완성도 높은 연주가 가능하다. 이상과 같이 <장렬>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거문고 연주자들에게 쉽게 연주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