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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소설에 나타난 폭력 양상 연구

Title
박완서 소설에 나타난 폭력 양상 연구
Other Titles
A Study on Aspects of Violence by Park Wansuh's Novel
Author
조려해
Advisor(s)
서경석
Issue Date
2024. 2
Publisher
한양대학교 대학원
Degree
Doctor
Abstract
박완서 소설에 나타난 폭력 양상 연구 조려해 박완서는 뚜렷한 주제 의식을 갖고 글을 쓰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에 대한 기존의 연구는 주로 박완서 작품 속 서사화 구조, 작품에 대한 주제 의식, 자전적 글쓰기, 젠 더 담론 연구에 초점이 맞추어져, 소설에 대한 논의가 개인의 서사에 치중되어 있었 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그의 작품 세계를 현실•사회•역사와의 밀접 한 관계를 통해 만들어진 작가 의식의 산물로 보고, 기존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적게 다루어 온 시대적 상황과 작품의 관계, 그중에서도 시대에 만연했던 폭력에 주목하여 논의를 진행하였다. 이를 위해 박완서의 작품 속 폭력을 6•25 체험을 통한 분단 이 데올로기의 폭력, 은폐된 자본주의의 폭력, 가부장제라는 가족 체제 안에서 벌어지는 부성의 폭력, 노년을 향한 폭력적 시선으로 나누어 작품에 나타난 폭력의 작동 방식 과 그러한 폭력에 놓인 등장인물들의 대응 양상을 살펴보았다. Ⅱ장에서 고찰할 부분은 분단 소설을 통해 드러난 분단이데올로기의 폭력과 등장인 물들의 대응 양상이다. 박완서의 전쟁 체험 소설은 자전적 요소를, 복원된 작가의 기 억과 허구를 뒤섞어 재구하거나 변주하는 것을 통해 쓰였다. 따라서 먼저 작가의 출 생과 성장 배경, 전쟁 체험 등에 관한 개인사를 통해, 박완서의 전쟁 체험 소설에 나 타난 폭력성의 근거를 추론하였다. 갈퉁의 개념을 빌리자면 박완서의 전쟁 체험 소설에서 폭력은 개인적•구조적•문 화적 폭력의 삼각형 속에서 악순환된다. 전쟁이라는 직접적인 폭력에 내몰렸던 개인 은 남과 북의 이데올로기 대립 속에서 “빨갱이” 혹은 “흰둥이”로 낙인찍혀 사회적으로 배제된다. 정치적인 낙인으로 인해 사회의 ‘외부자’로 추방당한 이들의 억울함은 사법 기관과 언론 등의 묵인 아래 은폐된다. 이러한 폭력 속에서 소외되었던 개인 중 하나 였던 박완서는 “자신만 본 것 같았”던 “벌레의 시간”을 증언하고자 하였다. 그렇게 소 설화된 작품 중 『나목』, 『목마른 계절』, 「빨갱이 바이러스」 속 폭력의 형상과 등장인물 들의 대응 양상을 분석하였다. 박완서의 데뷔작인 『나목』에서는 전쟁이라는 직접적인 폭력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이경과 꿈을 잃은 옥희도가 서로에게 폭력을 잠시 잊게 해주는 환상 공간이 되어 주면서 폭력에 맞서는 모습을 분석하고 『목마른 계절』에서 는 이데올로기의 대립이 가장 첨예했던 적치 3개월을, 이데올로기라는 비가시적인 문 화적 폭력이 가시적인 직접적인 폭력을 야기시키고 직접적인 폭력이 문화적 폭력에 근거를 제시해 주면서 강화되는 폭력의 구조와 비가시적인 문화적 폭력에 맞서는 다 양한 인물들의 대응 양상을 분석했다. 「빨갱이 바이러스」에서는 전쟁을 기억하는 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시대적 주제와 맞지 않다는 이유로 치유 되기를 강박하 는 사회 또한 폭력적인 것이라는 인식하에 치유의 폭력에 대해 알아봤다. 전쟁 이후 를 주제로 삼은 소설에서 폭력은 주로 반공 이데올로기의 형태로 나타난다.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나 「부처님 근처」에서 박완서는 분단 폭력이 안겨다 준 트라우마 때 문에 일상을 제대로 살아내지 못하는 인물상을 그려냈고 「아저씨의 훈장」과 「재이산」 에서는 분단 폭력으로 파생된 트라우마를 외면한 채 급격한 산업화와 맞물려 생겨난 물신만능주의 사회에서 속물근성을 보이며 타락한 인간성을 보인다. Ⅲ장에서는 근대 산업화 사회의 폭력과 소외된 소시민의 대응 양상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1970년대 이후부터 서거하기까지 박완서가 스쳐왔던 한국의 사회⋅정치⋅문 화적 상황과 그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 내재되어 있는 폭력을 살펴보았다. 이어서 폭 력에 대한 지젝의 유형화를 참고하여 복잡하게 얽힌 이들의 상호관계에 대해 분석하 여 박완서의 도시⋅세태 소설 속의 폭력의 양상을 파악하였다. 박완서의 도시⋅세태 소설에서 주요인물들은 주로 자본이 지배하는 삶 속의 폭력성 을 인식하여 극복하려는 인물과 폭력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자본에 의해 의식의 물화 현상을 겪는 인물로 분류할 수 있다. 세태를 인식하고 극복하려 하는 부류는, 자신들 이 겪는 고통 이면의 눈에 보이지 않는 자본주의 사회의 폭력이 도사리고 있음을 인 식하는데, 이는 주로 등장인물들의 비판적인 세태 인식을 통해 드러난다. 이러한 인식 을 잘 드러내는 작품은 「세모」, 「지렁이 울음소리」, 「주말농장」 등이 있다. 반면, 소외 를 느끼는 이면에 존재하는 폭력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본에 의해 물화된 욕망으로 파 탄에 이르는 『휘청거리는 오후』 속의 등장인물들은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불안을 느 끼는 이유에는 무관심한 채 모방욕망에 함몰 되어 파탄에 이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Ⅳ장에서는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 하에서 여성 인물들이 겪는 폭력에 주목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가부장제 속에서 만연해 있는 여성 폭력에 대해 알아보고 한국 근현대 소설 속에 내재한 젠더 폭력의 논리를 다룸으로써 박완서의 여 성 문학을 폭력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것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를 바 탕으로 지젝의 폭력론과 남성이 여성을 통제하는 데 사용했던 핵심적 수단이 폭력이 라고 규정한 마리아 미즈의 논의를 더해 폭력에 대항하는 등장인물들의 대응 양상을 분석하였다. 미즈는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가 태아의 성별을 식별할 수 있는 기 술력과 결합하여 여성의 생식기관을 통제하였다고 보았다. 즉 남성 중심적 이데올로 기의 폭력 하에서 생명의 가치는 훼손되고 여성의 자궁은 남아를 생산하는 수단으로 인식된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꿈꾸는 인큐베이터」를 분석하려고 한다. 「꿈 꾸는 인큐베이터」에서 박완서는 처음에는 비가시적인 가부장제의 폭력을 인식하지 못 한 채 “남아를 생산하는 수단”이길 “자처”했지만 우연한 기회에 폭력을 깨달아가는 인 물을 정면에 내세운다. 이외에도 미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당한 보수를 지급 받는 남성과 달리 여성의 노동은 부가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가정주부”라는 젠더화된 용어 속에 갇혀 사회로부 터 고립되었다고 보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여성은 남성의 사치품으로 전락되는데 이러한 모습은 「초대」에 체현되어 있다. 「초대」에서 박완서는 남편이 부여한 역할에 갇혀 주체성을 잃고 생기를 잃어 피폐한 삶을 살 것 같지만 그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남편이 만들어낸 폭력에 대항하면서 다른 여성들도 본인을 구역질 나게 하는 것의 본 질을 깨닫길 바라는 여성형상을 보여준다. 박완서는 남편의 사탕발림에 넘어가던 데 로부터 그것의 허위성을 깨닫고 주체성을 찾아나서는 모습으로 변모하는 것을 통해 폭력의 긍정적인 측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Ⅴ장에서는 먼저 한국의 정치•사회•문화적 환경 속에 내재되어 있는 노년문제에 대해 알아보고 시대적 상황을 관통한 노년소설 속 노년문학담론에 대해 살펴 보았다. 이를 통해 박완서의 노년소설이 노년문학담론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고찰하고 나아가 박완서의 노년소설 속에서 소외되고 훼손된 노년들의 삶에 내재되어 있는 폭력의 양 상을 논의하였다. 폭력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노년을 향한 사회적 편견 역시 하나의 폭력적 행위이다. 돈의 가치가 높아진 자본주의 사회 속 스스로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노년들은 사회 공동체의 구성원에서 절대적 타자의 위치로 강등되어 다른 구성원들과 동등한 가치를 지닌 존재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폭력적 시선을 중 심으로 박완서의 노년소설 속에서 폭력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분석하고자 한다. 박완 서의 노년소설 속 폭력에 대항하는 등장인물들의 대응 양상을 고찰하기 위해, 이야기 를 이끌어가는 서술자가 노년 주체인지 여부에 따라 분류하려고 한다. 서술자가 노년 이 아닌 경우에 노년들의 삶은 이야기의 중심부에서 멀어지고 타자의 시선에 의해 서 사화된다. 편견 어린 시선의 폭력 속에서 노년의 등장인물들은 다양한 대응 양상을 보이는데, 이는 「해산바가지」와 「쥬디 할머니」를 통해 분석하였다. 「해산바가지」는 치 매걸린 시어머니를 모시는 며느리의 시점에서 그려졌다. 정신이 붕괴된 시어머니는 해괴망측한 행동들로 인해 며느리로부터 소외되지만 딸과 아들을 똑같이 대해주며 생 명성을 존중해주었던 과거의 경험 덕분에 소외에서 벗어난다. 시어머니의 과거의 행 동이 현재의 시어머니의 위치를 결정해 줬던 것이다. 「쥬디 할머니」는 가족에게 소외 당한 채, 사회 속에서 통용되는 허구의 울타리로 자신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노년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사회 속에 자리 잡은 “여성”과 “노년”에 대한 왜곡된 시선의 폭력 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노년 주체를 서술자로 설정한 경우 이야기의 중심 영역은 노년의 삶을 다루게 된 다. 노년 주체는 늙음과 질병, 궁핍 이외에도 타자의 시선의 영향을 받는데 스스로도 사회의 부정적인 담론을 수용하는 양상을 보이며 사회 속에서 잠시 고립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외의 늪에 빠져있던 노년들은 주체적인 삶을 살아내려 하는데, 편견에 대항하는 등장인물들의 대응 양상은 「천변풍경」, 「황혼」, 「유실」, 「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건만」을 통해 살펴보았다. 「천변풍경」과 「황혼」은 사회에서나 가정 내에 서 소외 되어 있는 인물을 등장 시키면서 그가 겪는 소외의 이면에 사회 속에서의 역 할의 상실과 가정내에서의 소통의 부재가 있음을 드러낸다. 「유실」은 질병으로 인한 성기능 저하를 겪고 있던 인물이, 자신이 술에 취해 기억을 잃은 사이, 처음 만난 여 성과 함께 하룻밤을 방아를 찧던 ‘그 녀석’을 찾아헤매이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이 과 정은 질병으로 인해 상실되었던 주체성을 찾아 헤매이는 것임을 보여주었다. 「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건만」은 궁핍한 생활을 하던 노년이 아파트로의 유혹에 넘어가 잠 시 주체성을 잃었지만, 자신을 억압하던 것들의 허위성을 깨닫고 건강한 몸의 생명력 으로 그것들과 맞서 다시 주체성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같이 분석한 결과 박완서는 작품 속에, 자신이 직접 경험한 공포, 욕망, 억압 과 같은 사회 보편적 구조 속에 내재해 있는 폭력이 개인에게 내면화된 후 발생되는 여러가지 폭력의 형태와 그것에 대응하는 소시민들의 대응 양상을 담아내면서 구조적 인 폭력이 개인에게 초래하는 비극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했다. 핵심어: 박완서, 요한 갈퉁, 슬라보예 지젝, 마리아 미즈, 폭력, 구조적 폭력, 상징적 폭력, 분단폭력, 자본주의 폭력, 여성 폭력, 가부장적 질서, 소외
URI
http://hanyang.dcollection.net/common/orgView/200000726408https://repository.hanyang.ac.kr/handle/20.500.11754/188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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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SCHOOL[S](대학원) > KOREAN LANGUAGE & LITERATURE(국어국문학과) > Theses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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