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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우 소설에 내재된 자유와 윤리의 문제

Title
임철우 소설에 내재된 자유와 윤리의 문제
Author
박소연
Advisor(s)
서경석
Issue Date
2023. 8
Publisher
한양대학교
Degree
Master
Abstract
본고는 임철우 소설에 나타난 자유와 윤리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었다. 임철우의 초기 단편집에는 자유에 관련된 담론이 곳곳에 드러나며 죄의식을 문제 삼는 윤리적 문제가 5.18과 관련 없는 소설에까지 공통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금남로의 분수대’로 상징되는 임철우의 주제의식은 이러한 자유와 윤리라는 문제와 긴밀하게 연결되고 있다. 본고는 이들의 결합 관계와 양상을 밝혀 임철우 초기 단편집의 문학적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한 단계 더 고양시키려고 한다. 이러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유와 윤리라는 개념에 철학적으로 접근하여 그 의미와 관계성을 드러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학자들의 사유를 빌려와 임철우 작품의 주제의식을 찬찬히 조명해 보고자 하며 본고는 그러한 의식적 노력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다. 임철우는 흔히 5.18 작가로 불리우며 그 역사적 사실을 증명하고 전달하기 위해 작품을 창작했던 소설가로 일컬어진다. 그 역시 물론 분석되고 해석되어야 하는 사실임에 틀림 없지만 그의 수 많은 단편들을 5.18이라는 역사적 사건 하나에만 수렴시키는 것은 무리한 시도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5.18 관련 소설들과 그 외의 소설들 사이에 분명한 공통점과 일관된 작가적 목소리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을 주지할 때 그동안의 단절과 분리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를 위해 본고가 가져오는 개념이 바로 ‘자유’이며 ‘윤리’이다. 먼저 본고는 ‘자유’라는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관념을 ‘실존적 자유’라는 좁고 명확한 결정체로 증류 시켜내기 위해 서양철학사가 보여주고 있는 자유에 관한 논의들을 간단하게 다루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자유와 필연은 합치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는 것이다. 필연성을 경유할 때에만 자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특히 칸트에게서 ‘윤리’가 없는 자유는 있을 수 없음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자유는 윤리를 가능케 하며 윤리는 자유를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게 되는 ‘실존’이라는 개념을 정의하기 위해 실존주의의 사유도 훑어보았다. 인간의 실존을 위해서 자유는 필수적이기에 실존주의에서 ‘자유’는 핵심적인 키워드인데 그들의 철학에서 방점을 두어야 할 것은 인간이 근본적으로 자유롭다는 주장이다. 인간의 부자유한 요소들을 인식하면서도 이 또한 자유가 부과한 한계에 불과하다는 전제를 두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인간의 자유에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본고가 주장하는 임철우의 소설 철학과 여타 다른 철학자들의 자유론과는 조금 다른 방향을 가지고 있다. Ⅱ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임철우의 작품세계를 다루었다. 먼저 작품들 전체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인간의 실존적 부자유의 양상을 생존과 죽음에 얽힌 근원적 부자유와 5.18이나 분단으로 인한 정치· 사회적 부자유, 인물의 비윤리성으로 잉태된 부자유 등의 세 가지 기준으로 작품들을 분류하여 분석을 진행했다. 이때에는 인간 실존의 자유가 심각하게 절단되어 있다는 임철우의 현실 인식을 짚고 자유와 윤리에 관한 임철우의 소신들을 도출해내는 데에 집중하였다. Ⅲ장에서는 전반적인 임철우의 인식체계를 지젝과 라캉의 사유를 경유하여 명징하게 밝혀내려는 시도를 하였다. 지젝이 ‘실재’의 개념을 이용해 자유를 설명하고 있으며 셸링의 논의를 빌려와 자유와 윤리의 관계성을 밝혔음을 살펴보았고 임철우의 소설에서 부단히 대비되는 윤리를 외면한 주체와 추구하는 주체들을 주제로 하여 자유와 윤리의 관계성을 실제적으로 논하였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임철우의 소신을 ‘자유와 윤리에의 희원’으로 압축하여 파악할 수 있음을 알아보았다. 이상의 과정을 노정하면서 본고는 임철우가 윤리에 근거한 자유의지를 추구하고 있으며 초기 단편들이 이를 위한 수태의 노력이었음을 지적하였다. 인간은 근원적으로 생존에 종속되어 있고 죽음을 피할 수 없는바 부자유하게 살아가며 특히 정치와 사회가 폭압적으로 작용할 때 5.18 민주화 운동에서처럼 극심한 실존의 침식이 있을 수 있다. 5,18 관련 소설에서는 인간 실존의 문제가 ‘죄의식’의 주변을 공전하고 있으며 이는 임철우 초기 단편들에서 예외적으로 취급될만한 「어둠」,「늑대의 바다」등의 ‘죄의식’과도 공명하고 있다. 전자의 ‘죄의식’이 불의에 저항하지 않음으로 인해 얻게 된 것이라면 후자의 죄의식은 사람 간의 윤리를 외면하였기 때문인데 이를 결론적으로 도출하면 윤리에의 외면은 실존의 자유를 박탈한다는 진실이다. 이상의 고찰을 작품 곳곳의 자유의지 담론들에 투사하여 봤을 때 그가 인간의 윤리를 통한 자유에의 추구를 역설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본고의 논의를 충실하게 뒷받침해주는 하나의 증거는 임철우의 5.18 관련 작품들이 사건과 관련된 정치적인 문제에 집중하기보다 인간 실존의 문제에 천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발견이 처음은 아니어서 오히려 민족의 역사를 비극의 도가니로만 묘사한다는 비판도 받은 것이 임철우의 5.18 소설이다. 그러나 임철우는 5.18과 관련 없는 소설에서도 인간의 자유와 저항에의 윤리를 논하고 있으며 (「둥지와 새」, 「그물」, 「수박촌 사람들」등) 이는 이들을 5.18 관련 소설과 함께 연관 지어 사유할 수 있다는 여지를 주었다. 그가 추구하는 실존적 자유와 윤리라는 화두로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임철우의 실존적 삶을 본고 주장의 근거로 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임철우가 스스로 밝힌 것처럼 5.18 민주화 운동에 차마 참여하지 못했던 죄의식이 그의 삶 전체를 위태롭게 해왔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말이다. 윤리를 외면했다는 죄의식으로 실존의 고통을 겪었고 마음의 채무를 청산하기 위해 작품을 창작했던 작가이기에 실존적 자유와 윤리의 문제를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아닐까. 본고는 이러한 근거들로 임철우의 초기 단편집이 인간 운명의 근원적인 부자유와 역사적 사건으로 희생되는 개인의 부자유, 비윤리적 행위로 인한 정신적 부자유 등을 전시하면서 궁극적으로 불가능한 자유에의 추구라는 정신분석적 윤리의식을 말하려 한다는 점을 주장하고자 한다. 이러한 관점은 그가 작품 도처에 분포시킨 자유에 대한 담론과 ‘죄의식’이라는 윤리의식의 양상을 연결시켜 주는 적절한 고리가 되어줄 것이며 임철우 작품과 그의 주제의식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도와줄 것이다. 본고의 연구가 그의 작가적 분투와 고통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 핵심어: 임철우, 자유, 윤리, 실존, 죄의식, 지젝, 소시민, 라캉, 칸트
URI
http://hanyang.dcollection.net/common/orgView/200000686363https://repository.hanyang.ac.kr/handle/20.500.11754/186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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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SCHOOL[S](대학원) > KOREAN LANGUAGE & LITERATURE(국어국문학과) > Theses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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