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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시의 주체와 실재의 가능성

Title
이상 시의 주체와 실재의 가능성
Author
이명옥
Advisor(s)
유성호
Issue Date
2023. 2
Publisher
한양대학교
Degree
Doctor
Abstract
▣ 국문 초록 이상 시의 주체와 실재의 가능성 이명옥 본 논문은 이상 시에 나타난 글쓰기 주체의 존재론을 살펴보려는 시도이다. 그러므로 존재와 연관된 ‘주체’와 함께, 불가능한 실재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의미를 두었다. 그간의 정신분석에 관한 선행 연구들은 주로 주체의 욕망과 환상의 문제를 다루면서 상상계에 머물러 있거나, 상징계의 진입과 환상의 횡단에 실패한 주체에 주로 주목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주체’가 균열된 틈으로 변화 가능성을 가진 진정한 주체이자 ‘빗금 쳐진 주체(barred subject,$)’임을 밝히고, 그 ‘運動’을 통해 ‘실재(the Real)’라는 불가능성에 대한 가능성에 도전하는 과정을 검토하였다. 이는 주체(S→$→$/a)가 ‘참’을 찾는 여정으로서, 예속화에서 벗어나 진정한 주체화로 나아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아울러 이상의 작품이 실재의 산물이며 피로 얼룩진 글쓰기의 결과임을 조명하였다. 이로써 시의 주체에게서 자주 암시되는 정―반(“活胡同是死胡同―死胡同是活胡同”)의 중첩, 즉 대립의 공존을 변증법적 사유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非在의 존재, 결여된 주체로서 상징 질서의 틈으로 존재하게 된다. 여기서 ‘틈’이란 대립된 사이의 결여가 되기도 하고 잔여가 되기도 한다. 대립의 공존을 내포하는 개념인 셈이다. 그러한 주체는 틈을 통해 자기의 세계에 균열을 내고 새로운 세계로 확장, 변화, 위반 가능성을 수행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이상 시의 주체는 언어와 법의 질서에 따르는 주체와는 구별되는 ‘빗금 쳐진 주체($)’가 된다. 이처럼 한 존재 주체가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흔적으로서의 실재를 드러낸 것이다. 여기서 ‘빗금 쳐진 주체($)’와 실재가 텅 빈 자리, 심연에서 만날 가능성을 봄으로써 글쓰기 주체가 ‘실재적’ 주체라는 결론이 도출된 것이다. 이 논문은 이상 시를 읽기 위해 먼저 언표된 주체와 언표 행위의 주체를 구분하였다. 이는 주체의 균열($)을 뜻하는데 언표된 주체와 이면에 있는 언표 행위의 주체 사이에 시차와 간극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글쓰기 주체는 ‘내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 있는 주체인데, 작가와는 별도의 독립적 주체이다. 그에게 글쓰기는 무의식의 발현과 의식의 혼융 속에 있기 때문에 텍스트에 나타난 언표의 내면, 표면, 배면背面을 면밀하게 읽어냄으로써 라캉의 세 가지 질서(I―S―R)와 연결시킬 수 있었다. 이들은 서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존재 안에 얽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이 논문은 이상 시에 나타나는 주체가 실재에 이르는 과정을 조명하고자 하였다. 그 구체적인 구성은 다음과 같다. Ⅱ장에서는 상상계의 자아에서 상징계의 주체로 편입하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이는 곧 주체화 과정인데 그 과정이 실패하고 ‘빗금 쳐진 주체($)’가 되는 것이 오히려 진정한 주체가 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주체의 궁핍을 겪는 과정으로서 일반적인 주체-위치와는 구별된다. 1절에서는 먼저 이상의 총체적인 세계관과 글쓰기 방법론을 살펴보았고 “兒孩”와 “거울”을 통한 주체화의 오인 과정을 기반으로 하여 주체의 생성과 분리 과정을 논의하였다. 2절에서는 글쓰기 주체가 죄의식을 느끼면서 양심의 고백과 이데올로기의 예속화로써 불행한 의식이 기입되는 과정을 살펴보았고, 3절에서는 외상적 사건을 통해 드러나는 ‘빗금 쳐진 주체($)’가 순수한 부정성의 틈으로서 변화 가능성을 가진 주체의 예비 단계임을 논의하였다. Ⅲ장에서는 이상 시의 주체가 실재에 응답하는 주체로서 자신의 존재 구축을 위해 불가능성의 가능성에 도전하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이는 ‘실재적’인 모형을 건축하기 위해 시공간을 왜곡 변형하는 과정이었다. 1절에서는 ‘三次角’의 설계와 시간-왜곡의 원환성을, 2절에서는 근대문명 공간의 미로와 미래의 과거 입체를 건축하고자 하는 과정을 탐색하였다. 이는 “無限으로 통하는 方丈의 제3軸”의 건축을 구상하는 것이었다. 3절에서는 반복 강박과 실재를 추동하는 작인인 충동이 죽음 충동임을 살펴보았다. 죽음은 곧 삶이라는 불가능성의 가능성인 중첩과정을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을 통하여 검토하였다. 또한 「狂女의告白」은 “狂女”가 “돌아온길손”으로 충동의 만족인 승화의 과정으로 聖化임을 살펴보았다. Ⅳ장에서는 실재라는 동일한 자리에 이르는 여정으로 ‘빗금 쳐진 주체로서 진정한 주체($/a)’에 이르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주체성이 회복된 “全等形” 주체로서 융합적 존재론임을 파악하였다. 1절에서는 “失樂園”의 공백과 조우하고 “人外境”에서 절망 가운데 “에스프리의 소생”을 검토하였다. 2절에서는 순환하는 과정으로서 “명랑한 암흑시대”가 다시 도래 하였다. 은유로서 ‘NO=YES’라는 대립물의 일치와 융합을 추구하는 “에스프리” 편지의 의미를 밝혔다. 3절에서는 古代 우주라는 반복의 의미로서의 부활과 적토색 “정물”靜物의 “靜謐”한 펜으로 쓴 생명성의 혈서를 통해 진정한 주체의 표지임을 탐색하였다. 이는 이상 시의 주체가 프로이트의 “그것이 있던 곳에 내가 있게 하라!(Wo Es War, Soll Ich Werden!)”는 명제에 대한 이행 과정이었다. 이상이 사투를 벌인 글쓰기가 존재에 관한 물음의 흔적이었고 세계에 대한 예리한 진단이자 실재에 대한 치열한 응답이었음을 알려주었다. 그는 희생과 고통을 결론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진정한 예술가로서 문학사를 재조명하고 변화시키는 ‘사라지는 매개자’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세계가 변화할 때마다 재호명되는 현재진행형이라 할 수 있다. 삶의 의미이자 동력이었던 글쓰기를 통해 실재를 추구하며 “에스프리”를 남기고 감으로써 부활을 예비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상 시의 또 다른 독해방식을 제공하여 그 세계의 틈새를 규명하였다는 점에 본 논문의 의의를 둔다. 주제어: 全等形 주체, 빗금 쳐진 주체($), 실재(the Real), 에스프리, 兒孩, 거울, 空腹, 양자, 우주, 무한, 三次角, 원환 성, 역도법, 幽界, 보로메오매듭, 불가능성의 가능성
URI
http://hanyang.dcollection.net/common/orgView/200000655016https://repository.hanyang.ac.kr/handle/20.500.11754/180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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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SCHOOL[S](대학원) > KOREAN LANGUAGE & LITERATURE(국어국문학과) > Theses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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