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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경 시 연구

Title
허수경 시 연구
Other Titles
A Study on Heo Soo-kyeong’s Poetry -Focused on the correlation between the poetic subject and the subject consciousness
Author
강수원
Alternative Author(s)
Kang, Soo-won
Advisor(s)
유성호
Issue Date
2023. 2
Publisher
한양대학교
Degree
Doctor
Abstract
본고는 허수경 시세계의 전반적인 시적 특징에 대해 탐색하면서, 그의 시에 나타난 시적 주체와 주제 의식과의 연관성을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시에서 시적 주체가 주제 의식을 드러내는 작동 원리가 된다고 볼 때, 그의 시에서는 시적 주체가 주제 의식뿐만 아니라 시적 언어와 이미지의 선택에까지 두루 그 영향을 미치면서 시를 미학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중요한 내적 논리가 된다. 허수경의 시세계는 시인의 자기 인식과 현실 인식의 결합된 양태로, 이를 작동시키는 시적 주체는 크게 ‘나’라는 1인칭 화자가 나타나는 방식과, 무인칭 화자인 함축적 시인이 제3자로서 관찰자적/전지적 시점을 취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전자의 경우는 시인 자신이 곧 시적 화자라는 인식 하에 시인의 경험을 독자 자신의 경험과 동일시하게 함으로써 독자와의 미적 거리를 좁히는 역할을 한다. 반면, 후자는 시인 자신의 경험하지 않은 일들, 특히 역사적인 사건들이나 현실의 제 문제들을 주제 의식으로 삼을 경우, 이러한 언술 내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무인칭 화자가 시적 주체가 되어 시적 화자보다는 언술 행위 즉, 대상이나 세계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허수경의 시는 대체로 이에 기반을 두면서, 예외적으로는 시인이 경험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도 1인칭 화자가 등장한다. 이는 다소 난해해질 수 있는 시적 장치나 언술 내용을 시인 자신의 경험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독자와의 거리를 좁히려는 의도적인 시적 전략으로 판단된다. Ⅱ장에서는 탈식민주의 페미니즘과 에코페미니즘의 시각에서 허수경의 시에 나타난 여성성의 자각과 발현 양상을 고찰하였다. 첫째, 탈식민주의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볼 때, 허수경의 시세계는 일제 식민 지배 하의 원폭 피해자들, 그중에서도 여성들의 고통에 초점을 맞추면서 보상과 애도의 필요성을 드러낸다. 또한, 전통적 가부장제 문화 속에서의 소외되고 배제되는 여성의 실존을 드러내면서도, 한편으로는 모성성을 지닌 존재로서 남성을 포용하는 상위주체로서의 여성성과 전통적 가부장제 문화를 거부하는 도전적이며 적극적인 여성성을 재현한다. 또한, 약자인 여성들(남성들, 아이들)이 겪은 전쟁의 참혹한 경험과 후유증을 재현하는데, 이 과정에서 ‘어머니’는 전쟁의 폐해와 비극에서 벗어나기 위한 기도와 위안의 대상으로 신과 같은 위치에 등극된다. 둘째, 에코페미니즘의 시각에서 볼 때, 허수경의 시세계는 주로 폭력과 소외에 대한 거부, 문명과 자본에 대한 비판, 자연성과 생명성에 대한 희구 등을 주제 의식으로 드러낸다. Ⅱ장을 통틀어 볼 때, 허수경 시세계의 주제 의식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관찰자적/전지적 시점의 무인칭 화자를 통해 구체화 되는데, 이는 시인이 경험하지 않거나 자칫 구호가 될 수 있는 페미니즘 담론을 시 속에서 미학성을 잃지 않으면서 형상화해 내기 위한 전략적 연출로 볼 수 있다. Ⅲ장에서는 허수경 시의 시적 언어의 변모와 혼재 양상을 탐색함에 있어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정신분석학의 관점을 빌어 고찰하였다. 첫째, 허수경의 시세계는 탈향민으로서의 시인 자신의 경험을 드러내는 디아스포라적 상상력의 반추적 언어와 고고학자로서의 경험에서 파생된 고고학적 상상력의 실존적 언어로서 모두 주체 탐색의 과정을 드러낸다. 여기서 “나”라는 1인칭 화자의 표출은 시인이 탈향이나 고고학자로서의 체험을 시로 형상화함에 있어서는 특정한 화자를 별도로 설정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반면, 디아스포라적 상상력을 드러내더라도 시인 자신의 경험이 아닌 경우나 고고학적 상상력을 재현하는 경우에는 무인칭 화자인 함축적 시인이 시를 이끌어가도록 장치하여, 보편성과 함께 시적 거리의 미학성을 획득한다. 둘째, 허수경의 시세계는 알레고리와 서술시의 현실 반영의 언어적 특성을 드러내는데, 대부분의 시들과 달리 허구적 자아의 언술이나 내러티브를 통해 진행되면서도 표면적으로는 1인칭 화자를 내세우는 경향이 있다. 이는 다소 난해할 수 있는 알레고리 시와 서술시라는 표현 기법에서 시인 자신이 직접 말을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데, 언술 내용의 난해함을 떨어뜨려 독자와의 거리를 좁히려는 의도적 설정으로 볼 수 있다. 셋째, 허수경의 시세계는 독백의 자가 치유와 속수무책의 초극 지향의 언어 양상을 드러내는데, 여기에서 화자들은 대부분 1인칭 화자인 ‘나’로 나타난다. 이는 시인 자신이거나 혹은 시인을 연기하는 시적 화자이다. 이와 별도로 무인칭의 화자가 드러나는 경우는 시인 자신의 경험이 아닌 언술 내용을 형상화해 낼 때로, 작중인물에 대해 전지적 시점을 취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Ⅳ장에서는 허수경 시세계의 대립적 이미지의 혼재와 교착 양상을 탐색함에 있어, 레비나스의 타자 윤리학과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모성성의 관점을 빌어 고찰하였다. 첫째, 허수경의 시세계는 현실과 이상의 상황 이미지가 혼재되고 교착되는 양상으로, 희생과 모성 혼재의 상황 이미지와 슬픔과 우울의 상황 이미지의 혼재와 교착 양상으로 구분된다. 이런 상황에서 드러나는 언술 내용은 시인 자신의 경험에서 파생된 것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시적 주체는 주로 전자의 경우는 ‘나’라는 1인칭 화자로, 후자의 경우는 무인칭 화자의 형태로 나타난다. 둘째, 허수경의 시세계는 과거와 현재의 시간 이미지가 혼재되고 교착되는 양상으로, 이는 크게 부정적 시간 이미지와 긍정적 시간 이미지가 혼재되고 교착되는 양상으로 구분된다. 여기서 시적 화자는 모두 1인칭 화자인 ‘나’로서, 시인 자신이거나 시인을 연기하는 여성으로 드러나는데, 이는 시인 자신의 경험에서 파생된 주제 의식과 연관성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독자에게 있어 현재와 과거의 시간이 혼재되고 교착되어 다소 난해해질 수 있는 시적 장치에 대해 시인 자신의 경험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독자와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의도적인 설정으로 보인다. 셋째, 허수경의 시세계는 검은색과 흰색의 색채 이미지가 혼재되고 교착되는 양상으로, 이는 대립적인 이미지와 동질적인 이미지를 드러내는 두 가지 양상으로 구분된다. 여기서 검은색과 흰색이 대립적인 상징성을 드러내는 우화(寓話)인 경우는 시적 화자가 ‘나’라는 1인칭 화자로 나타나, 의도적으로 시적 거리를 좁히는 특이성을 발현한다. 반면, 대체로 슬픔이나 우울의 정서 등 시인 자신의 경험을 주제 의식으로 드러내는 경우는 시적 화자가 1인칭 화자인 ‘나’로 드러나 시인 자신임을 유추하게 만들어 독자와의 거리를 좁힌다. 한편, 폭력과 소외의 문제처럼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주제 의식을 드러내는 경우에는 무인칭 화자로 설정되어 시인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일임을 유추하게 하면서 보편적 리얼리티를 확보한다. 허수경의 시세계를 통해 볼 때, 허수경은 현실과 이상의 양립 문제에 있어 누구보다 많이 고민하며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모색한 시인이다. 또한, 그는 시적 주체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주제 의식에 따라 시적 주체의 양상을 변화시키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미학적 실체를 보여준 시인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허수경은 정직하게 깨어있는 지성으로서의 글쓰기를 실천에 옮김으로써, ‘내적 저항’으로서의 글쓰기를 삶의 방편으로 삼은 시인으로 평가된다.
URI
http://hanyang.dcollection.net/common/orgView/200000655508https://repository.hanyang.ac.kr/handle/20.500.11754/180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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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SCHOOL[S](대학원) > KOREAN LANGUAGE & LITERATURE(국어국문학과) > Theses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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