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적 노인돌봄 체계에 대한 가족 문화의 영향

Abstract

본 논문은 가족문화의 현대적 변용이 공·사적 노인돌봄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유교문화권, 가톨릭문화, 이슬람문화권 등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가족문화가 어떠한 현대적 변용을 거쳤고, 그러한 변용이 노인돌봄체계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에 주안점을 두었다. 각 문화권을 대변할 수 있는 국가로 한국, 독일 및 이집트를 각각 선정하였다. 가족문화와 그의 현대적 변용을 계량화하여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연구방법은 질적 방법으로 문헌고찰을 토대로 한 문화권 간 비교분석을 적용하였다. 가족문화는 노인 돌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가족 구조와 젠더 역할로 범위를 한정하여 분석하였다. 가족 구조의 현대적 변용은 교환이론(Exchange Theory) 그리고 젠더 역할의 현대적 변용은 남성생계부양자모델(Male Breadwinner Family Model)과 이인소득자모델(Dual-Earner Model)에 기초하여 진단하였다. 분석 결과, 가족 구조와 젠더 역할은 문화권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현대적 변용을 거쳤고 공·사적 노인돌봄체계에 미치는 영향력도 차이가 있다. 한국과 독일에서 가족 구조는 현대화 과정에서 대가족제도에서 핵가족화로 변용하여 사적 돌봄을 약화시켰다.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노인에 대한 사적 돌봄은 자녀에 의한 일방향적 구조에서 자녀-노부모 간 상호 호혜성에 기반한 자원교환적인 구조로 전환하였다. 이와 함께 사적 돌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공적 돌봄을 강화하였다. 다만 독일의 공적 돌봄은 세대 간 교환이 가능하도록 지원하여 가족 돌봄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한국의 공적 돌봄은 사적 돌봄의 공백에 대한 보충적 기능만 하는 잔여적 특성이 강했다. 이집트에서도 가족 구조의 현대적 변용이 나타났으나 한국이나 독일에서와 달리 이슬람문화의 강한 영향으로 공적 돌봄의 개입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국과 독일에서는 젠더 역할의 현대적 변용으로 과거 남성생계부양자 모델에서 이인소득자 모델로 전환되면서 사적 돌봄이 약화되고, 이를 계기로 공적 돌봄의 개입이 촉진되었다. 독일의 공적 돌봄은 주 돌봄제공자도 포괄적으로 지원하지만 가족주의 성향이 강한 영향으로 인하여 성불평등적 돌봄 구조가 재생산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집트에서는 젠더 역할의 현대적 변용 없이 남성생계부양자 모델이 강하게 적용되면서 여성들이 사적 돌봄의 주 제공자로 유지되고 있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한국의 공·사적 노인돌봄체계에 대해 몇 가지 시사점을 제시해주고 있다. 첫째, 공적돌봄체계는 노인뿐만 아니라 노인을 돌보는 가족 자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포함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배타적인 현물급여체계에서 현금급여를 절충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공적돌봄체계는 돌봄 서비스에 대한 노인의 구매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야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노인돌봄체계는 노인의 선호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노인의 지역사회 계속 거주에 대한 선호를 고려할 때 공적 돌봄은 가족 돌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을 가능성 크다. 이는 가족 돌봄 자원이 향후에도 노인 돌봄에 있어 주요 자원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가족 돌봄 자원에 대한 경제적, 도구적 및 정서적인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