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한국 유통기업의 리스크 유형과 관리 연구

Abstract

한ㆍ중 관계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다 사드(THAAD) 갈등을 계기로 급격히 악화되었다. 사드사태 이후 중국시장에 진출한 한국 유통기업들의 현황을 살펴보면, 이랜드와 같이 이커머스 신규 플랫폼을 활용하여 중국시장에서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기업도 있지만 반대로 이마트를 비롯한, 롯데백화점, CJ오쇼핑 등 많은 한국의 유통기업들은 사업철수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중국과의 외교적 갈등이 유통업 전반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이어진 사례는 한국뿐만 아니라 2008년도 티베트 독립운동을 지지한 프랑스에 대한 프랑스 유통기업 까르푸 등의 불매운동, 2012년 일본과의 조어도 분쟁(釣漁島紛爭)로 인한 영토갈등이 중국에 진출한 일본기업에 보복으로 이어진 일본 브랜드 불매운동과 저스코 매장 무력시위 등이 있다. 중국과의 외교적 갈등이 다국적 유통기업의 경영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준 사례를 통해 사드사태 이후 한국 유통기업의 철수가 이전부터 다양한 리스크 요인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에서는 오직 사드사태로 인해 한국 유통기업의 중국시장 철수가 진행된 것처럼 각종 미디어에 집중적으로 보도되었다. 물론 사드사태로 인해 각종 보이지 않는 제재, 점검, 중국 내 불매운동 등이 기업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중국 리스크는 외교적 갈등뿐만 아니라 중국이라는 특수한 유통시장 환경에서 정치적, 경영적, 현지 문화적 요소 등 다양한 중국 리스크 요인이 사드사태 이전부터 존재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중국은 2001년 WTO에 가입하면서 다국적 기업의 중국 유통시장 진출이 가속화 되었으며, 2004년 외상투자상업영역 관리방법 이후에는 외상 독자기업의 투자를 허용했다. 한국 유통기업 역시 다국적기업에 대한 법제적 투자 유치 요인 이외에도 매년 급격히 증가하는 중국의 GDP 성장률과 우리와 인접한 국가라는 지리적 이점 등을 이유로 중국을 신흥시장 이머징마켓(Emerging market)으로 분류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었다. 이러한 투자환경 속에 중국 리스크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정치 리스크이다. 중국이 대외관계 리스크에 당면한 근본적인 원인은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세력구도 변화에 있다. 개혁개방 이후 빠르게 발전한 중국은 국제사회와 조우하고 서로 적응하는 과정에서 국제 정치적 리스크가 발생하는 것이다. 중국 유통시장에서 국제 정치적 리스크는 민족주의와 결부되어 충돌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는 해당 국가의 상품과 브랜드에 대한 전 국민적 불매운동과 함께 국가 차원에서 정치ㆍ제도적 제재로 이어졌다. 이에 한국 유통기업들은 먼저 국가적 차원의 대응에 주목하면서 기업별 대응전략과 매뉴얼을 수립하여 관리하였다. 대표적인 사례로 롯데쇼핑의 경우 중국 현지 언론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입장표명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동시에 중국시장에서 롯데가 사회공헌을 위해 노력한 기사들을 통해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물리적 충돌 예방 등 피해를 최소화했다. 다음은 중국시장 리스크이다. 중국 현지 유통사의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판매채널 다양화에 따라 전통적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들의 매장중심 운영 정책은 고객전략에 대한 유효성이 감소하였다. 이에 따라 이랜드의 경우 옴니채널 전략의 일환으로 전체 중국사업의 방향성을 온라인 중심으로 개편하면서 성공적으로 온라인 채널 중심의 매출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인터뷰를 통해 확인한 A,B社는 옴니채널의 소극적인 대응인 결제방식의 변화 등 지엽적인 관리에 초점을 두면서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기업운영 리스크이다. 중국은 특유의 현지 문화와의 차이로 인해 기업운영의 리스크가 발생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로 꽌시(關係)가 있는데 A社는 리스크 관리를 통해 과세당국과의 사전 조율을 하고 세금을 산출하는 방식에 변화를 가져왔고 이로 인해 손익을 개선했다. 더불어 문화차이로 브랜드 MD 등에 대한 업무관점의 차이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마트의 경우 현지인의 구매패턴을 이해하지 못한 운영으로 중국사업 적자의 폭이 커지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중국시장 리스크 요인이 한국 유통기업에 복합적 영향을 미쳤고, 기업들은 이에 다각적인 전략으로 대응하며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였다. 다만 기업별 대외비 관리로 해당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제한되었기 때문에 확인이 어려웠을 뿐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국시장에서 철수한 기업들을 ‘리스크 관리 실패로 인한 철수’와 같이 일률적으로 규정하기보다 각 리스크 유형별 대응에 초점을 두고 대응에 대한 성과를 평가해 볼 가치가 있다. 이 과정이 향후 중국시장에 신규 진출을 검토하거나 또는 중국에서 현재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한국 유통기업들에게 본 연구에서 제시하고 있는 리스크의 유형과 관리사례는 유의미한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