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바이올린 협주곡 중 아놀드 쇤베르크의 <<바이올린 협주곡 Op.36>>과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드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35>> 분석연구

Abstract

본 논문은 비엔나 모더니즘 시대의 진보적이고 보수적인 양극단의 음악을 대표하는 두 작곡가, 아놀드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1874-1951)와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드(Erich Wolfgang Korngold, 1897-1957)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분석한 연구이다. 연구의 대상인 쇤베르크의 《바이올린 협주곡 Op. 36》과 코른골드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 35》는 두 작곡가가 미국으로 이주한 후 발표한 20세기 바이올린 협주곡 중 대표적인 작품이다. 그러나 쇤베르크의 《바이올린 협주곡 Op. 36》은 12음렬의 해석의 어려움과 까다로운 연주 기법 때문에 오랫동안 연주되지 않았고, 코른골드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 35》는 영화음악에 기반하여 예술적이지 않다는 편견 때문에 외면받아왔다. 하지만, 두 작곡가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다시 평가되고 있으며, 저명한 바이올리니스트들과 젊은 세대 연주자들의 연주와 녹음으로 인해 재조명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한(Hilary Hahn, 1979-)은 쇤베르크의 《바이올린 협주곡 Op. 36》을 “대위적 기술이라는 전통적인 방식과 독주 바이올린의 효과적이고 화려한 테크닉을 활용하여 서로 양립 불가능한 두 부분을 조화시킨 작품”이라고 해석하였다. 또한, 코른골드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 35》는 상업 음악을 예술 음악으로 승화시켜 대중음악과 예술 음악 분야에서 모두 인정받는 작품이 되었다. 쇤베르크와 코른골드 두 작곡가 모두 세기말 모더니즘 시기에 유럽에서 활동하였으며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하여 학자와 작곡가로서 활동하였다. 또한 그들은 비슷한 시기에 대규모 바이올린 협주곡을 발표하며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두 작곡가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전혀 다른 성격을 드러낸다. 본 논문은 각기 다른 관점을 가진 두 작곡가가 같은 음악적, 시대적, 사회적 환경 안에서 같은 장르의 작품을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어떻게 나타내는지의 의문에서 시작하였다. 필자는 두 작곡가가 고전적인 가치관을 중시하면서도 자신들만의 음소재를 통해 새로운 소리를 탐구하였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그리하여 본 논문은 형식구조와 음소재, 주제적 운용방식을 중심으로 두 작곡가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분석하였고 이를 위하여 우선 19세기 말 20세기 초 비엔나 모더니즘의 상황과 특징, 20세기 초 미국으로 이주한 유대인 음악가들의 활동을 살펴보았다. 또한, 두 작곡가의 생애와 작품들을 살펴봄으로써 그들이 가진 가치관과 예술관을 이해하였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쇤베르크와 코른골드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진보적’이거나 ‘보수적’인 편견으로 판단할 수 없는 고전적인 균형미와 새로운 시도의 조화로운 결과물임을 알 수 있었다. 쇤베르크는 무조음악을 고전적인 형식 안에서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하여 주제를 발전적 변주 기법으로 운용하였으며, 12음렬을 유연한 방법으로 사용하여 다양하게 운용하였다. 코른골드는 조성적인 음소재를 통하여 고전적인 형식으로 작품의 중심을 잡고 비조성적인 음소재 또한 적극적으로 드러내어 구조의 다양성을 구축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질적인 두 소재의 결합과 대립은 새로운 음색과 음향, 분위기를 만들었다. 위의 연구를 통해 본 논문은 쇤베르크의 《바이올린 협주곡 Op. 36》과 코른골드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 35》의 해석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더 나아가 연주자들에게 20세기 작품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의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