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장 이후 대외정책 변화에 관한 연구: 북한과 파키스탄을 중심으로

Abstract

본 연구의 목적은 사례연구를 통해 북한의 핵무장 이후 대외정책이 어떻게 변화하였으며, 그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떠한 맥락 속에서 변화하였는지를 파악하는 것에 있다. 핵무기를 갖기 위해 드는 비용과 국제정치에서 핵무기가 가지는 상징성을 생각한다면 핵무장은 국가의 대외정책 변화를 설명하는 것에 있어 충분한 변수이다. 그러나 이는 핵무장국들의 다양한 행태를 설명할 수 없다. 보다 맥락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북한과 함께 파키스탄의 선행사례 또한 분석하여 북한에의 함의를 찾아내고, 핵무장국의 행태변화에 대한 일반론적 논의에 기여하고자 하였다. 사례연구를 수행한 결과, 북한과 파키스탄은 많은 점에서 유사성을 보였다. 파키스탄의 경우, 분립 이후 적성국 인도로부터 지속적인 안보위협을 느꼈다. 이러한 안보위협에 더해 카슈미르 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라는 특수한 안보이익 추구가 동인이 되어 핵개발을 추진하였다. 동맹국인 미국과 중국은 파키스탄이 만족할 수준의 군사적 원조를 제공하지는 않았으나, 핵개발 과정에서 예방전쟁을 억제하고 핵심기술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파키스탄은 핵무장 이후 1999년 인도령 카슈미르 카르길 지역에 도발을 감행하여 카르길 전쟁을 수행했다. 이 사건은 공격성과 팽창성이라는 공세적 행태로 파키스탄의 대외정책의 전환이 일어난 것이었다. 북한은 동맹관계인 소련의 해체와 이에 따른 냉전 종식으로 중국과의 관계 변화로 적성국 미국과 대한민국에게 극심한 안보위협을 느끼게 되었다. 이에 더해 국내 경제상황이 악화되며 국가 존립의 위기를 겪게 되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군을 통해 사회통제를 수행하는 선군정치를 내세웠다. 그러나 확대된 군은 북한의 핵심적이자 특수한 안보적 이익인 정권안보를 위협하였고, 이에 재래식 군사력을 대체하며 정권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핵무기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이 핵개발의 동인이 되었다. 핵개발 과정 중에서 적성국인 미국의 군사위협이 존재하였다. 그러나 동맹국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강조하자, 이것이 간접적인 도움이 되어 북한은 핵개발을 지속할 수 있었다. 북한은 핵무장 완성 선언 이후 2018년부터 대외정책의 변화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변화는 핵무장을 통해 적성국 미국에 대한 최소억제를 달성한 이후, 북한의 특수 이익인 정권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이 높은 경제제재를 해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실패하게 되자 북한은 다시금 대외정책의 변화를 보였다. 현재 북한은 공격성, 팽창성, 단호성의 모습을 보이는 공세적 대외정책을 보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파키스탄과 북한 모두 핵무장 이후 공세적인 대외정책으로 변화를 보여주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변화는 모두 각국의 특수한 안보적 이익인 카슈미르와 정권안보에 대한 이익추구가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분석하였다. 일반론적으로 약소국이 적성국에 의해 억제되었던 특수한 안보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핵무장을 추구하고, 이에 성공한다면 약소국의 대외정책은 공세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특수한 안보이익이 충족되지 않는 이상 북한은 지속적으로 공세적인 대외정책을 보일 것이며, 핵무기를 활용한 공세적 행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