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연구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 제도개선 효과에 관한 연구 : 분석항목과 가중치를 중심으로

Abstract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투자 확대 흐름 속에 정부재정 집행 효율성에 대한 문제의식 역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08년 국가연구개발 분야에 예비타당성조사 제도가 도입되었다.

2008년부터 2021년까지 국가연구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검토된 총 사업비는 126조 7,563억 원이다. 이처럼 예비타당성조사에 의해 상당한 규모의 예산이 배분 및 조정되고 있는 만큼 그간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었다. 반복적으로 지적된 사항은 ‘정확한 측정에 한계가 있음에도 종합평가에서 경제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다는 점’과 ‘정책적, 경제적 타당성 분석이 기존 SOC 분석 틀과 유사하여 연구개발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러한 지적에 따라 사업유형을 구분하여 경제성 비중을 낮추면서 과학기술 혁신성을 높이고 서로 다른 사업별 특성을 반영하고자 하였다. 또한 종합평가에 있어서 항목별 가중치를 조정하는 등 여러 차례 지침을 제·개정하였다.

그러나 이처럼 반복적인 문제 제기와 여러 차례의 제도개선에도 불구하고, 지침 제·개정에 따른 제도변화와 개선 효과에 대한 논의는 부족한 실정이다. 기존에는 예비타당성조사라는 제도 자체의 타당성이나 특정한 평가항목에 관한 연구가 주로 수행되었다. 이마저도 수행지침을 토대로 한 정성적 논의가 대부분이었으며, 그간의 조사 결과를 기초로 한 정량적 연구는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국가연구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하여, 조사제도가 갖는 문제점과 지침 제·개정에 따른 제도개선 효과를 파악하고자 한다. 선행연구를 검토하여 분석의 초점을 ① 1계층 평가항목 – 경제성 비중 감소, 기초연구 기획 증가 ② 정책적 타당성 – 사업의 효과성 검토 부족, 사업시행여부와의 불일치 ③ 경제적 타당성 –일관성 부족으로 정리하였으며 분석 결과는 아래와 같다.

첫 번째, 1계층 평가항목 분석 결과, 경제성 비중이 낮아지는 경향을 확인하였다. 다만, 항목별 가중치의 범위 조정에 따른 하향으로 기초연구 단계 사업기획의 증가로 인한 것은 아니었다. 응용·개발/시설·장비사업에 치우친 사업기획 문제를 해결하고 도전·혁신성을 높이려는 제도개선 취지는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에 따라 도전·혁신성이 높은 기초연구 단계 사업기획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우대 사항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두 번째, 사업특수평가항목을 분석하는 사업의 비중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체 항목 중 가중치는 가장 낮았으며 검토내용은 지역균형발전에만 편중되어 있었다. 따라서 정책현안과 연계를 강화하고 다양한 사회적 가치 검토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특수평가항목의 역할과 의미를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평가위원별 점수 분석 결과, 정책적 타당성과 사업시행 여부 사이에 불일치가 일부 존재함을 확인하였다. 이는 다른 분석항목에 비해 정책적 타당성 분석의 판단 근거와 기준이 모호하여 사업시행 여부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변별력이 부족했을 수 있으며 대규모 사업인 만큼 기획 단계에서부터 정책적 부합성이 충분히 충족되었을 수 있다.

세 번째, 경제적 타당성 분석 결과, 사업계획 원안에 대해 부처가 제시한 비용-편익 비율과 예비타당성조사 연구진이 측정한 비용-편익 비율에서 유의한 차이를 확인하였다. 이는 부처 사업기획 단계에서부터 편익이 과대 책정되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또한 같은 사업계획을 분석하더라도 평가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일관성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일관성 문제는 분석방법론의 차이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정책 결정 과정의 문제로 바라볼 수도 있다. 부처는 예산 확보를 위해 사업 필요성과 경제성을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정책 결정의 개선, 자원의 효율적 배분, 책임성 확보 등 사업평가 목적에 따라 경제성 분석의 목표, 가중치 등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