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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칠정(公七情) 담론의 형성과 도덕 감정론

Title
공칠정(公七情) 담론의 형성과 도덕 감정론
Other Titles
Discourses on Seven Public Feelings and Theory of Moral Emotion: Focusing on Seongho School’s Discussions
Author
이재복
Alternative Author(s)
Lee, Jaebok
Advisor(s)
김용헌
Issue Date
2022. 8
Publisher
한양대학교
Degree
Doctor
Abstract
이 글은 사칠논변(四七論辯)의 한 지류(支流)에 해당하는 성호학파(星湖學派)의 공칠정(公七情) 담론을 다룬다. 주지하듯, 이황(李滉, 1501-1571)은 사단(四端)과 칠정(七情)을 리(理)와 기(氣)에 분속하여 사단은 확충해야 할 감정, 칠정은 가선가악(可善可惡)하기에 제어해야 할 감정으로 규정하였다. 그의 사칠설에서 칠정은 그 자체로 선한 도덕 감정인 사단과 상대되는[對待] 감정이었으며, 그의 수양론은 칠정을 어떻게 상황에 적절하게[中節] 만들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포함하며 제시되었다. 이황에게 칠정은 사단보다 상대적으로 도덕적 지위가 낮은, 그래서 행위의 원리로 삼을 수 없는 감정이었다. 사칠논변에 대한 현대적 연구에서 칠정은 일반적으로 일상생활에서 쉽게 발현되는 생리적 감정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성호학파 내 학자들 사이에서 진행된 사칠논변의 특수성은 그들이 공칠정을 별도의 논제로 삼아 그것을 사단과 구분되는 또 다른 도덕 감정으로 정당화했다는 사실이다. 이익(李瀷, 1681-1763)은 사단과 칠정을 상대적인 감정으로 이해한 이황의 관점을 수용하였다. 이익이 보기에 이황은 본연지성(本然之性)을 기질지성(氣質之性)으로부터 구분하여 두 가지 성이 별도로 실재한다고 주장하였는데, 이익은 그러한 이황의 견해를 반박하며 실재하는 성은 리와 기의 합인 기질지성뿐이라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이익은 한 가지 성에서 두 가지 감정이 발현되는 이유를 설명해야 했으며, 그 과정에서 리발(理發)과 기발(氣發)을 재규정하게 된다. 공칠정에 대한 이익의 입장은 두 차례 변화를 겪는다. 처음 이익이 자신의 사칠설을 제시하였을 때, 그는 성현의 칠정으로 대변되는 공칠정을 기발이지만 공적인 감정이라고 주장하였다. 도덕적 행위자인 성현은 자신의 칠정을 공변되고[公] 바르게[正] 만들기 때문에 그의 칠정은 공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의 제자인 신후담(愼後聃, 1702-1761)은 성현의 공적인 칠정은 기발이 아니라 리발이라는 반론을 제시한다. 그는 리발과 기발에서의 리와 기는 감정이 발현되는 곳[發處]을 가리키는 한정적 의미의 리와 기이기에 공칠정을 리발로 규정한다고 해서 문제될 게 없다고 본 것이다. 리는 성명, 기는 형기를 가리키며 리에서 발현된 사단과 칠정은 공적인 성격을 띠고, 기에서 발현된 칠정은 사적인 성격을 띤다는 것이 그의 기본적인 입장이었다. 신후담은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일반적 의미의 리와 기, 즉 이치와 기질을 의미하는 리와 기는 성명과 형기에 분수된다는 이론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이익은 신후담의 반론을 접한 후 자신의 입장을 공칠정기발설에서 공칠정리발설로 전환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의 수정된 견해는 그의 다른 제자인 윤동규(尹東奎, 1695-1773)의 비판에 직면하게 되고, 이익은 자신의 견해를 다시 공칠정기발설로 바꾸게 된다. 이병휴(李秉休, 1710-1776) 또한 신후담과 마찬가지로 리와 기의 의미를 둘로 구분했다. 그는 성을 강충지성(降充之性)과 형기지성(形氣之性)이라는 두 가지 성으로 구분하고 ‘강충지성=성명=리’라는 도식에 따라서 강충지성에서 사단이 발현되는 것을 리발, ‘형기지성=형기=기’라는 도식에 따라서 형기지성에서 칠정이 발현되는 것을 기발이라고 정의하였던 것이다. 이병휴는 리와 기의 의미를 분명히 구분해야만 사칠논변이 종식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러한 구분 위에서 공칠정을 성명에서 발현된 칠정으로 규정한다. 공칠정에 대한 논의는 이전의 사칠논변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며, 공칠정리발설은 별도의 설로서 기존의 논변을 보완하는 설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병휴의 방식에 따르면 인간의 감정에는 사단, 공칠정 그리고 사칠정 등 세 가지가 있게 된다.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은 이전의 사칠논변에 대한 평가로써 자신의 사칠설을 대신하였다. 그는 감정이 발현될 때에는 공과 사의 다름이 존재한다고 주장하였으며, 사단 중에도 사적인 사단이 있고 칠정 중에도 공적인 칠정이 있음을 인정하였다. 그는 감정을 리와 기에 분속하여 사단과 칠정으로 구분하던 체계에서 벗어나 공과 사만으로 감정을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였는데, 이러한 그의 감정론은 『흠흠신서(欽欽新書)』와 같은 법제서에 반영되어 있다. 감정을 공과 사로 구분하고 공적인 정의 사회적 역할에 중점을 둔 정약용의 논의는 사칠논변의 한 귀결점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상에서 검토한 성호학파의 공칠정 담론은 인지주의 감정이론의 맥락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될 여지가 있다. 사단 중심의 사칠논변에서 벗어나 생리적 감정인 칠정의 도덕적 가능성을 인정한 그들의 논의는 오히려 현대적 감정이론이 중시하는 일반 감정에 대한 논의와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에 입각하여 이 연구는 ‘유자입정(孺子入井)’에 대한 맹자의 논의와 유자입정을 다룬 성호학파 내 학자들의 논의를 인지주의적 관점에서 분석한 후, 성호학파의 공칠정 담론이 우리가 감정을 이해하는 데 여전히 유효한 설명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밝히며 마무리된다. 이것은 성호학파의 공칠정 담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힘과 동시에 그들의 논의를 현대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시도에 해당한다.
URI
http://hanyang.dcollection.net/common/orgView/200000629890https://repository.hanyang.ac.kr/handle/20.500.11754/174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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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SCHOOL[S](대학원) > PHILOSOPHY(철학과) > Theses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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