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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시의 윤리성 연구

Title
기형도 시의 윤리성 연구
Other Titles
Consciousness of ethics in poetry by Gi hyoung-do
Author
김지선
Keywords
사라지는 매개자; 에토스; 상징질서; 불안; 주체; 비움; vanishing mediator; ethicality; simbolic order; subject; emptying
Issue Date
2020-11
Publisher
영주어문학회
Citation
영주어문, v. 46, page. 107-129
Abstract
이 논문의 목적은 기형도 시에 나타나는 주체의 윤리성을 연구하는 것이다. 기형도의 시는 90년대 이후 후대의 시인들에게 기형도 신화라 인식될 만큼 큰 영향력을끼치고 있다. 부정성과 죽음, 허무라는 특성을 지닌 기형도의 시가 주목을 받은 이유로 본고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제시하였다. 기형도의 시는 80년이라는 시대의 부정성 앞에서 저항의 연대감을 놓지 않으면서도, 근원적 허무를 짚어 공동의 가치에 공백을 내는, 사라지는 매개자로서 역할을 하였다. 이는 시의 분석을 통해 입증할 수있다. 기형도의 시는 사회의 불공정성이나 부도덕이 아니라 ‘상징질서’를 내면화한‘정신의 메커니즘’을 재현하였으며, 상징질서에 균열을 발견하고, 그 바깥으로 물러나고자 하는 주체의 모습을 그린다. 무엇보다 두드러지는 기형도 시의 특성은 당대의다른 시들과 다르게 상징질서를 전복시키고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려는 의미에서의주체가 되고자 하지는 않았던 점에 있다. 그보다는 상징계로부터 물러나고, 상징질서의 바깥으로 물러나기를 원하는 주체의 무의식적 의지를 형상화한다. 역설적이지만본고는 바로 이 점에서 기형도 시의 윤리성을 포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80년대에는 두 개의 대타자가 존재했다고 할 수 있다. 언론을 탄압하고 권력을 장악하는 한편 경제 제일주의를 내세우며 희생을 정당화했던 국가권력이라는 대타자가존재했으며, 역사의 흐름을 올바른 방향으로 돌리려는 진보와 소명의 이데올로기라는 대타자가 또한 존재했다. 80년대까지 우리나라의 역사는 늘 이러한 거시적 흐름을 중심 담론에 놓았고, 시대의 소명 아래 개별성의 가치는 별 것 아닌 것으로 치부되었다. 하지만 기형도의 시가 의식적으로 공동체의 의식에 저항하고 개별성의 담론을 대두시켰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그는 이러한 사회와 역사로부터 물러나 가치의 공백을 만듦으로써 이후의 세대들에게 개별성을 성찰할 기회를 마련해주었다. 기형도의 주체는 하나의 이데올로기라는 가치에 헌신하는 대신, 종말이 보이는 시대정신을 공백화하는 허무를 감당했던 존재였으며, 이러한 그의 지향이 공동체에서 개별성으로, 동일한 가치에서 다양성의 가치로 흘러가도록 우리의 시문학사 안에서 ‘사라지는 매개자’의 역할을 담당했다고 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저항에 헌신하는 것은쉽지만 한편으로 이러한 행위는 또 다른 이데올로기에 연루되며 주체의 자유를 억압하는 기제가 된다. 기형도의 시는 사라지는 매개자의 역할을 감당하며, 기존의 상징질서가 만든 어떠한 이념에도 물들지 않는 자유를 견지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했다는점에서 주체의 윤리를 실현한 시인이라 할 것이다.
URI
https://kiss.kstudy.com/thesis/thesis-view.asp?key=3831749https://repository.hanyang.ac.kr/handle/20.500.11754/172837
DOI
10.30774/yjll.2020.10.46.107
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S](인문과학대학) > E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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