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중국인 고급 학습자의 감정 발화에 대한 음성학적 특성 비교

Abstract

본 연구는 한국인 모어 화자와 중국인 고급 학습자의 감정 발화를 음성학적 측면에서 비교한 것이다. 감정 발화의 특징을 분석하기 위해 감정을 유도하는 스크립트를 제작하였다. 중립, 기쁨, 분노, 슬픔, 공포의 다섯 가지 감정을 분류하고 해당 감정을 명령 화행, 청유 화행, 약속 화행의 형태로 발화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억양, 강도, 발화 길이, 포먼트의 특성을 파악하였다. 모어 화자를 대상으로 분석을 먼저 진행한 후 동일한 과정을 중국인 한국어 고급 학습자에게 진행하여 모어 화자의 발화와 비교하였다. 모어 화자는 20대 남녀 대학생 스무 명으로 남자 10명, 여자 10명이며 중국인 한국어 학습자 또한 20대의 남녀 각 10명으로 총 40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분석 결과 발화 길이는 국적별로 비교했을 때보다 성별로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다. 억양을 분석한 결과 문미 억양에서는 외국인 남녀 그룹에 비해 한국인 남녀 그룹에서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억양 패턴의 종류도 한정되어 나타났으나 외국인 남녀 그룹은 한국인 그룹에 비해 억양 패턴의 종류가 다양하고 양상도 각 감정별, 그룹별로 비교적 여러 흐름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양상이 다양하다는 것은 특정 감정을 표현할 때의 모어 화자에게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양상이 학습되지 않았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강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에 비해 중국인의 강도가 더 컸으며 분노 화행에서 가장 큰 강도를 보인다는 공통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인 남자와 여자의 강도 변화는 감정마다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중국인의 경우 중립이나 슬픔을 다른 감정에 비해 비교적 강도를 낮게 실현하지만 한국어 모어 화자만큼 강도를 줄이지 않는 현상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발화 전체 길이에서는 중립을 제외하고 한국인은 ‘기쁨>슬픔’의 순서를 보였으나 중국인은 ‘기쁨>공포’가 각각 1, 2 순위로 나타났다. 그러나 마지막 음절의 길이는 대부분의 영역에서 유의미하지 않았다. 포먼트는 명령 화행에 있어서 F2의 폭이 한국인 여자가 다른 그룹에 비해서 좀 더 넓게 포진된 것을 볼 수 있었으며 F3는 중국인 여자는 변화의 폭이 다른 그룹에 비해 크지 않았다. 청유 화행에서는 F2와 F3의 폭이 한국인 남자가 다른 그룹에 변화가 다양했으며 약속 화행은 F3에서 여자의 변화 폭이 남자보다 넓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한국인 모어 화자의 감정 발화에 대한 음성학적 특성을 정리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인 고급 학습자의 특성을 비교하여 분석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한국어 모어 화자의 감정 발화의 패턴을 연구하여 표준을 정립하고 이를 인공 지능 분야 및 한국어 교육 분야에 활용하는 데 기초 자료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