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 서사의 현대적 변용

Abstract

본고에서는 ‘심청 서사’를 바탕으로 웹툰 『그녀의 심청』을 분석하였다. 먼저 『그녀의 심청』의 외연으로 작가에 대한 기본 정보와 창작 당시 2010년대의 시대 배경, 전자 매체 속 심청 서사의 변화를 검토하였다. 『그녀의 심청』의 본격적인 분석에 앞서 ‘심청 서사’의 사건 전개과정을 정리한 뒤 『그녀의 심청』의 줄거리를 심청 서사를 기준으로 분류하였다. 이를 통해 『그녀의 심청』 내용의 변화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보면 첫째,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창작되거나 기존 인물들의 역할이 변용, 확대되었다는 점이 있다. 특히 여성 인물들의 확대가 두드러지며 그들의 시각에서 보는 내용이 많아졌다. 둘째, 새롭게 창조되거나 변용된 인물들이, 다른 인물들과의 사이에서 보이는 갈등이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외적인 사건뿐만 아니라 개인 내부에서 벌어지는 내적 갈등과 고민이 새로이 등장하게 되었다. 셋째, ‘그녀의’라는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듯 심청전을 여성 중심으로 다시 구성함으로써 기존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가 드러나면서 새로운 주제가 도출되었다는 점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기존의 낯익은 ‘심청전’이라는 고전이, 현대의 낯익지만 낯선 ‘그녀의 심청’으로 재창작되어 이 시대에도 유의미한 새로운 고전이 되었다. 『그녀의 심청』은 한국의 전통 정서를 담고 있는 고전 서사가 국제무대에서 인기를 얻는 작품이 되는 것은 한국 고전 서사가 가진 힘을 다시 한번 확인할 기회가 된다. 우리의 문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얻을 충분한 가능성을 지녔기에 한국의 고전 서사에 대한 다음 세대의 흥미를 자극할 수 있다. 『그녀의 심청』은 혐오와 차별의 시대를 저항하는 여성의 삶을 보여주어 패러디의 교본이 된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절대 흔들리지 않았던 ‘효’의 가치를 비판하고, 여성의 시선으로 가부장제 사회를 바라보는 『그녀의 심청』은 익숙한 고전 작품 『심청전』을 완전히 뒤집어놓은 작품이다. 신선한 내용에 뛰어난 만화적 연출로 독자의 긍정적 평가를 받았으며 이는 고전 작품을 다시 현대 독자 앞에 이끌어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녀의 심청』은 고전을 재창작한 작품 중 ‘낯설게 하기’의 성공적 예시라 할 수 있다. 심청 서사를 변용한 『그녀의 심청』의 성공은 고전 작품이 새로운 창작의 소재로서의 가치를 지닌다는 점을 알려준다. 이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중요한 작업이며 고전 문학이 박제되어 전시되거나 일부 연구자들의 소유물이 아니라 대중 속에서 살아 숨쉴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