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영어 교과서 대화문의 성 형평성 분석

Abstract

본 연구는 2015 개정 교육과정 고등학교 영어 교과서 대화문의 성 편견 및 성 불균형 요소를 분석한다. 이로써 이후 개정 교과서 편찬 시 성 형평한 텍스트를 구성하기 위한 참고자료를 제시하고 성 형평한 영어 수업을 이루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성 평등적 학습자료는 학생들의 평등한 성 역할 및 태도를 향상하는 데 효과가 있다(최정윤, 1998). 특히 문서화된 교육과정은 지식과 정보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가치를 전달하기 때문에 잠재적 교육과정(hidden curriculum)에서 성 편견이 드러나는 요소를 지양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등학교 영어 교과서의 대화문(dialogue)에서 주요 표현을 발화하는 비율이 높은 성별에 따라 여성 주도적 유형, 남성 주도적 유형, 성 균형적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이후, 비판적 담화분석을 사용하여 유형별 대화문에서 어떠한 성 편견과 성 불평등 요소가 드러나는지 제시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11종 교과서의 총 481개의 대화문 중 여성 주도적 유형은 45.1%, 남성 주도적 유형은 43.4%, 성 균형적 유형은 11.4%를 차지하였다. 여성 주도적 유형과 남성 주도적 유형의 간에 1.7% 정도의 미미한 차이를 나타냈으므로, 성 형평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둘째, 각 대화문의 유형별로 성 편견 요소를 분석하기 위하여 인물의 직업, 대화 장소를 살펴본 결과 모든 유형에서 드러나는 성 편견은 다음과 같았다. 우선, 인물의 직업 수는 여성과 남성이 각 19가지, 22가지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 전문직이라도 문화·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2배 높았고, 과학·기술 분야 전문직과 교육 전문직의 경우 남성의 비율이 여성보다 2배 높았다. 그리고 대화 장소의 경우, 가정에서 여성은 돌봄과 보살핌의 주체로, 남성은 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 나타났다. 또한, 가정에서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출현 비율이 2배 더 높았다. 도서관이나 학교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더욱 학업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성 정형화된 특성을 분석한 결과 남성은 스포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여성은 해당 활동에서 수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셋째,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분야에서 성 불평등이 발생했다. 대화문이 시민사회 활동(환경보호, 봉사)을 주제로 할 때 각 75%, 그리고 88%의 경우에 여성이 더 적극적으로 지식이나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시하였다. 반면,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분야를 주제로 한 대화문에서 74.5%의 경우 남성이 편파적으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였다.

위와 같은 결론과 함께, 다음 제언을 제시한다. 잠재적 교육과정에서 교육 주체들이 전통적 성 편견 및 고정관념을 답습하지 않기 위하여 교과서 편찬 위원회, 교사, 그리고 학생들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국가적 차원에서 교과서 편찬 위원회가 교육과정 개정 시 성 형평성을 점검할 수 있는 자료를 개발하고 성 평등한 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점검할 수 있는 부서를 신설해야 한다. 마치 역사 교과 검정단계에서 이념의 편향성을, 국어 교과는 문법의 일관성 혹은 작품의 편향성을 감수하기 위하여 국사편찬위원회나 국립국어원과 같은 전문기관이 자문을 하는 것과 같이, 신설 부서는 영어 검정 교과 검정단계에서 성 형평성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교사 또한 정기적인 워크숍을 통해 성 평등 의식을 함양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교사가 성 형평한 영어 교실을 만들기 위하여 학생들의 인지구조에 이미 형성되어 있을 수 있는 전통적 성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자료 및 활동을 활발히 개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생도 학습 과정에서 전통적 성 고정관념을 답습하는 자료를 마주했을 때 문제를 제기하고, 교실에서 젠더를 주제로 토론할 때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