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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의 낭만성 연구

Title
정지용 시의 낭만성 연구
Author
황성규
Advisor(s)
유성호
Issue Date
2010-02
Publisher
한양대학교
Degree
Master
Abstract
본 연구의 목적은 정지용의 시 세계를 관통하는 주요 특징이 낭만성이라는 사실에 착안하여 낭만성의 핵심적 특징인 비애와 동경이 그의 시 세계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살펴보고, 나아가 비애와 동경이 시적 주체의 현실 인식과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를 구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를 위해 『정지용시집』에 초점을 맞추었다. 정지용이 『정지용시집』에서 보여주고 있는 시 세계의 중심에는 대상의 부재로 인한 비애와 인간 존재의 본질적 특징으로서의 고독, 그리고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미래와 과거에 대한 동경이 자리 잡고 있다. 본 연구의 2장에서는 구체적 인 작품 분석에 기초해 원형적 공간의 상실로 인한 비애와 이상적 공간에 대한 동경이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3장에서는 대상의 부재로 인한 비애와 개별자인 인간이 지닐 수밖에 없는 근원적 고독이 정지용의 시 세계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살펴보았다. 4장에서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과거에 대한 동경이 시의 화자의 현실인식에서 비롯됨을 살펴보고 정지용의 전기 시에서 낭만적 동경이 지니는 의미가 무엇인지 고찰하였다. 정지용은 1920년대 한국 근대시가 지닌 지나친 감상성을 극복하고 한국 근대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슬픔의 정서를 절제된 언어와 세련된 기법으로 제시함에 있어서 정지용은 단연 돋보이는 시인임에 틀림없다. 『정지용시집』의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슬픈, 슬프다’ 등의 감정 형용사는 시의 화자가 처한 상황에서 비롯되고 있다. 시의 화자는 평화롭고 화해로운 이상적 공간인 고향을 상실한 채 외로운 개별자가 되어 삭막하고 고달픈 도시 공간을 떠도는데, 그 속에서 시의 화자는 끊임없이 안온하고 자족적인 고향을 그리워한다. 그러나 다시는 그와 같은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불가능함을 깨닫게 되는데, 그 결과 시의 화자가 지닌 슬픔은 치유할 수 없는 것이 되고 만다. 또한 식민지 지식인인 시의 화자는 비 내리는 타국을 떠돌면서, 평온한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조국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비탄에 잠기기도 한다. 하지만 시의 화자의 이러한 비탄은 식민지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나아가 그와 같은 부정적인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정지용시집』의 시의 화자가 지닌 비애는 안온했던 과거에 대한 낭만적 회상으로 이어지는 데 그칠 뿐 다른 그 무엇이 되지 못한다. 고향과 조국의 상실과 같은 부정적 현실은 시의 화자에게 슬픔, 고독, 외로움 등의 정서를 촉발하는데, 이와 같은 정서가 어두운 현실에 대한 대응 방식으로 나타날 때 시의 화자는 미래에 대한 의지를 갖기보다는 평온했던 과거에 대한 동경에 빠져들게 된다. 현실이 지닌 모순이나 부정적인 측면을 타개하려는 노력보다는 이상적인 과거로 끊임없이 시선을 돌림으로써, 시의 화자는 결국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정지용의 시의 화자가 지닌 낭만성은 정서의 차원에 머물지 않고, 낭만적 동경으로 이어진다. 정지용 시의 화자가 보여주는 낭만적 동경은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과거에 대한 동경이고, 다른 하나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이다. 시의 화자의 의식이 현실의 부정적인 측면에 머물거나, 이별이나 상실 같은 부정적인 체험에 기울어질 때 시의 화자의 시선은 어김없이 과거에 대한 동경으로 이어진다. 갈등이 없는 자족적인 세계인 유년시절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형상화하거나, 절대적이고 근원적인 존재자와 함께 있기 때문에, 결핍이나 불안을 느낄 수 없었던 지나간 시간에 대한 동경은 정지용의 시 세계에서 하나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이와 달리, 시의 화자가 자신이 처한 현실 공간이 지닌 부정적인 측면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하지 않을 때에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낭만적 동경이 나타난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은 특히 바다를 배경으로 한 시편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다. 일제강점기라는 역사적 현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거나 그와 같은 부정적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또한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데에는 이르지 못하지만, 『정지용시집』의 시의 화자가 보여주는 동경은 부정적이고 암울한 현실에 대한 소극적 저항으로서의 의의를 지니고 있다. 식민지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그러한 현실이 지닌 부정적인 측면이나, 임과의 이별이나 결핍으로 얼룩진 현실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소극적으로나마 어둡고 우울한 현실에 대해 저항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를 건너야 했던 식민지 지식인 정지용은 슬픔이나 외로움 등과 같은 정서를 바탕으로 돌아갈 수 없는 공간,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대한 낭만적 동경을 절제된 언어 감각으로 자신만의 심미적인 시 세계를 구축한 시인이다. *주제어 : 낭만성, 비애, 슬픔, 고독, 현실 인식, 과거 지향, 낭만적 동경
URI
https://repository.hanyang.ac.kr/handle/20.500.11754/142988http://hanyang.dcollection.net/common/orgView/200000414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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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SCHOOL[S](대학원) > KOREAN LANGUAGE & LITERATURE(국어국문학과) > Theses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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