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대기서의 고우영식 변형에 관한 연구

Abstract

본 논문은 중국 4대기서의 고우영식 변형을 <고우영삼국지>를 중심으로 고찰하여, 그 의미와 성공요인에 대해 알아보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중국의 4대기서인 『삼국지』,『수호지』,『서유기』,『금병매』를 만화로 옮긴 예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작가 고우영이 유일하다. 그 작품들이 바로 <고우영삼국지>, <고우영수호지>(금병매 포함), <고우영서유기>이다. 방대한 고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촌철살인의 풍자와 해학, 현재적 시각에서의 스토리 진행 등으로 작가 고우영의 작품들은 대중들의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또한 이 작품들은 스포츠신문 연재를 통한 매체의 파격이라는 형식적 측면과 고전의 현재적 재해석이라는 내용적 측면이 어우러져 만화 향유의 있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게 되었다. 이 중에서 원전에 대한 해석을 뛰어넘어 ‘고우영 사극의 명실상부한 완성’이라 일컫는 <고우영삼국지>는 그야말로 한국 만화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라 평가할 수 있다. <고우영삼국지>는 이전의 『삼국지』들과 구별되는 독자성을 지닌 작품이다. 그 이유는 이 작품이 특별한 고우영식 변형의 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고우영식 캐릭터의 재창조로 유비를 ‘쪼다’ ‘배신자’로, 조조를 ‘싸나이’, ‘개혁가’로 그리고 있으며, 장비는 ‘서민들의 대변자’로, 제갈 양은 ‘관우의 라이벌’로 그리고 있다. 둘째, 풍자를 통한 시대상의 반영으로 권력의 횡포와 부정부패한 관리의 모습, 부패한 부유층의 모습 등 당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던 문제들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담고 있다. 셋째, 현재적 관점에서의 서사 진행으로 총, 자동차, 전화, 커피, 대중가요, 영어 등을 등장시켜 과거의 이야기를 생동감 있는 현실의 이야기로 만들어 나간다. 넷째, 스토리 전개과정에 작가가 개입하는 것으로 작가는 작품 전반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화자로서, 부연 설명을 하는 해설자로서 등장한다.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등장인물인 유비를 통해 전달하기도 하며, 고전 『삼국지』의 이야기 전개 방식과는 전혀 다른 요소들을 삽입시키기도 한다. 다섯째, 성적인 요소의 삽입으로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스포츠신문 연재라는 특성을 활용하여 적절한 성적인 요소를 작품 전편에 걸쳐 고루 분포시켜 놓고 있다. 1978년에 연재되었던 <고우영삼국지>가 시간의 한계를 넘어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이 작품이 단순한 고전 만화가 아니라 고우영식의 변형을 통해 과거의 이야기를 현재로 되살려냈다는 것과 새로운 매체를 통한 만화 향유의 패러다임을 창조해 냈기 때문이다. 가장 대중적인 장르이지만 하위문화로 취급받아온 만화가 최근에는 스토리텔링의 보고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볼 때 고전 작품을 자신만의 언어와 화법으로 현재화시켜 창작소재의 영역을 확장시킨 <고우영삼국지>는 바로 원천콘텐츠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작품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