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의 기철학적 천인관계론

Abstract

중국철학사에서의 천인관계는 가장 지속적으로 논의되는 철학적 범주이다. 특히 儒學에서의 천인관계는 합일의 전통을 지향하는데, 그 둘의 관계 설정에 따라 철학체계가 다르게 나타난다. 北宋의 장재 역시 유학의 전통을 계승하고, 고유한 자신의 철학적 이론을 천착하였다. 장재는 천인관계를 논함에 있어 인간을 알기 위해 天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太虛卽氣로 氣一元論의 우주론을 전개하였다. 우주의 근원적인 존재인 氣의 聚散에 따라 무형인 太虛와 유형인 萬物의 존재를 설명한다. 이러한 존재의 변화는 氣에 내재한 운동성 때문이다. 氣는 一物兩體로 陰陽의 대립과 전이과정을 통해 운동하는데, 그것은 神化의 원리에 따라 이루어진다. 따라서 萬物의 하나인 인간이 天德과 天道인 神化를 체현하면 聖人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이처럼 장재의 우주론의 전개는 본체인 氣를 인간이 자신에게 치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天人合一의 가능성을 마련한 것이다. 장재는 우주론에 근거하여 인간과 만물의 근원을 太虛의 氣라 생각하였다. 이것이 바탕을 이루고 있는 것이 인간의 本性이다. 인간은 本性인 天地之性과 함께 욕망과 不善의 원인인 氣質之性을 갖게 된다. 그러므로 장재는 氣質을 변화시켜 天地之性으로 돌아갈 것을 주장한다. 또한 장재는 사람의 마음은 性과 지각활동의 두 측면을 포괄하고 있는 것으로 설명한다. 장재는 마음을 잘 보존할 것을 주장하는데, 그것은 見聞之知와 德性所知라는 두 가지 지식에 따라 이루어진다. 그는 경험적인 지식인 見聞之知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세계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德性所知를 통해 天人合一의 경지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장재의 천인관계의 궁극적인 목적은 天人合一이다. 이러한 경지는 인간완성인 聖人과 民吾同胞의 이상사회 실현이다. 장재는 大心을 하면 氣質의 제약에서 벗어나 天地之性을 실현하고, 德性所知를 통해 心의 본래성을 자각하면 天人合一을 실현할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天人合一의 경지를 실현한 聖人은 憂患意識을 갖고 도덕정치를 통해 백성과 천지를 평화롭게 경영하는 주체이다. 그리고 장재는 이상사회를 氣에 근거하여 萬物一體와 民吾同胞의 사상으로 구체화한다. 장재는 이러한 학문적 이상을 이론으로만 천착한 것이 아니라 현실에 적용하고 실천하였다. 장재의 학문적 목적인 天人合一은 인간의 善惡문제를 解明하려는데에서 그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장재가 천인관계를 전개함에 있어 해결하고자 했던 주된 목적은 人性의 문제이다. 즉 天人合一의 천인구조를 이루기 위해 人性에 나타나는 不善의 문제를 해명하는 것이다. 장재는 孟子의 性善論을 계승하고, 人性論을 새롭게 해석하여 惡의 존재를 설명하였다. 그 근원을 인간이 지닌 氣質에서 찾고 있다. 장재는 인간의 性을 天地之性과 氣質之性의 이원구조로 설명한다. 이로써 先秦儒學이래로 설명하기 어려웠던 善惡의 발생 원인과 문제를 원만하게 밝히게 되었다. 그리고 장재의 철학에서 천인관계를 구성하는 핵심적 논의는 氣를 중심으로 한다는 것이다. 장재는 氣를 통해 出世間的인 道․ 佛의 관념론을 비판하고, 그에 대항하여 宇宙本體와 人性의 통일을 시도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재는 氣 개념을 중심으로 하늘과 인간의 존재 근거를 설명하고, 그 양자의 합일을 추구한다. 그러므로 장재의 철학에서 氣는 우주와 인간에 두루 존재하고, 이 둘 사이의 목적인 天人合一을 가능케 하는 중요한 개념이다. 따라서 장재의 천인관계론은 氣 중심적 철학체계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