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그마 경영혁신의 성공요인에 대한 탐색적 연구

Abstract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직면한 여건들을 경영 활동에 우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경주되면서 조직의 변화와 혁신이 주목 받고 있다. 더불어 변화 그 자체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려는 변화 관리(change management)는, 필수불가결한 경영 행위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환경에 적응하거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경쟁우위를 지속적으로 보유하려는 기업의 생존 전략과 직결된 개념이 되었다. 이렇게 점증하는 조직 변화의 중요성과 대조적으로, 조직 변화 프로그램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연구들은 20~30%의 저조한 성공률을 반복적으로 보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 변화의 성공을 위해 제시되는 대안들은 기존의 해법을 반복하거나 현실과 거리가 먼 지난한 구호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 이러한 문제 의식이 확산되면서 학계에서도 조직 변화에 대한 이론과 연구들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본 연구는 최근 10년 사이에 한국 기업이 가장 광범위하게 도입한 6시그마(six sigma)를 대상으로 조직 변화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을 탐구하고자 시작되었다. 6시그마는 1987년 미국 Motorola에서 시작하여 한국에는 1990년 중반에 도입된 품질 경영의 기법으로, 현재 제조업부터 공공기관에 이르기까지 한국 내 거의 모든 산업에 걸쳐 적용된 대표적인 조직 변화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양적인 확산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에게 6시그마의 성과와 평판은 찬사와 부정이 혼재되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과학적인 검증 없이 6시그마를 일시적인 유행으로 치부해버리거나 만병통치약으로 맹신하는 것은 기업의 발전과 조직 변화의 이론적 진전에 무익하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에 건설적인 답을 제시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국내외 다수의 기업들이 이미 6시그마 구축과 실행을 경험하였지만, 조직 성과에 미치는 영향과 성공 요인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는 아직 미진하다. 특히, 6시그마의 성과에 대한 연구들은 참여자들의 자기보고식 설문에 의존하거나 기업 내부 보고서의 개별 과제 수준에서 성과를 취합하는 방법에 의존하였기 때문에, 실제적인 재무 성과 및 기업 경쟁력에 미치는 효과 분석에는 한계가 존재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6시그마가 성공적으로 실행되는 과정과 조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여 성공 모델을 제시하고, 경영학 이론을 적용하여 각 성공 요인의 의미를 해석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은 6시그마를 도입했던 기업 중 11개 성공 사례와 8개 실패 사례로 구성된 19개 회사이며 다중 사례연구를 실시하였다. 성공과 실패 사례의 차이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성공 모델을 도출하기 위하여 이론적 반복(theoretical replication)과 주요사건 면접(critical incident interview)을 활용하여 정보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최고경영진의 몰입, 톨게이트 점검, 벨트 조직 운영이라는 세 가지 성공 요인과 두 가지 조직 특성으로 조직 규모와 재무적 여유 자원으로 형성된 6시그마 성공 모델을 도출하였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최고경영진의 몰입은 조직 변화의 준비(organizational change readiness) 관점에서 불일치, 타당성, 핵심적 지원, 유의성이라는 메시지를 조직구성원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구체화되었다. 둘째, 6시그마 과제 추진 단계별로 수행되는 톨게이트 점검은 조직 통제(organizational control) 관점에서, 조직의 역량 수준에 따라 진단 통제와 상호작용 통제가 유연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도구로 해석되었다. 셋째, 벨트 조직 운영은 병렬 학습 조직(parallel learning structure) 관점에서, 회사의 축소판으로서 벨트 조직을 설계하고 충실한 교육 기회 제공을 기반으로 조직 내∙외부로의 경계탐색이 촉발되어야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조직의 규모와 재무적 여유 자원은 6시그마의 성과에 직접적인 유의성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최고경영진의 몰입과 벨트 조직의 운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의의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실무적 현상이던 6시그마에 경영학적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향후 이론화 작업의 토대를 제시한 것이다. 성공 모델을 이론적으로 단순화하면, 조직 통제와 조직 학습의 균형이 최고경영진의 변화 준비 활동에 의해 효과적으로 달성되는 역학 구조이다. 이것은 6시그마뿐만 아니라 여타 조직 변화 프로그램을 도입하려는 기업들에게 합리적인 인과 관계를 입체적으로 제시할 뿐만 아니라, 성공적 실행을 위한 실무적 시사점을 제시하는데 기여하였다. 둘째, 대부분 선행 연구들이 6시그마 실행과 성과의 단편적인 관계를 규명함으로써 그 과정이 블랙박스로 잔재하였는데, 본 연구는 6시그마 도입부터 성과 창출에 이르는 포괄적인 성공 모델을 도출하였다는 의의가 있다. 특히, 조직 변화와 혁신은 '누가', '무엇'을 하였다라는 결과 차원의 정보에 귀인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러나 본 연구는 '어떻게'라는 과정이 조직 변화의 성패에 결정적이라는 명제를 도출하였고, 이는 쉽게 복제하기 곤란한 경쟁우위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셋째, 본 연구는 선행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차별화된 연구 방법으로 수행되었다. 1차 자료 수립의 대상인 경영컨설턴트들을 통해 제한된 인지적 범위와 주관적 편향을 최대한 제거하였고, 6시그마의 효과 검증은 수행 충실도, 생산성, 수익성의 측면에서 다층적으로 실시하여 설명력을 제고하였다. 본 연구의 한계점과 향후 연구 방향은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다중 사례연구의 표본 수로서 19개 기업이 적지 않지만 다양한 산업 효과를 통제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 특정 산업에 대하여 심도 있는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실무적으로 더 많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연구의 연속성 차원에서 본 연구가 제시한 6시그마 성공 모델을 다른 변화 프로그램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를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성공 요인을 측정할 수 있는 설문 문항을 설계하여 양적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6시그마를 위시한 조직 변화의 성공 요인 및 상황 요인에 대한 일반화된 이론으로 진일보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